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연초에는 늘상 기대의 꿈이 있고 희망이 있다. 2006년에는 뜨겁던 기억의 월드컵이 다시 개최되고 지자체장 선거가 있고 경기에 대한 밝은 전망도 있다.
2005년을 돌이켜보면 판교분양여파로 분당, 용인 지역이 급등했다. 강남주요 재건축 아파트를 사서 수억원대의 이익을 본 사람도 있지만 사상 유래 없는 8.31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향 전환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할 것으로 생각해서 싼 가격에 매물을 던지고 시장을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
투자할 자금은 어느 때보다도 많지만 부동산 가격도 증권가격도 과도하게 올라 과감히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따르는 장세가 2006년이다.
시장 금리 상승세가 부동산 재테크의 큰 축을 결정한다
2005년 10월과 12월 한국은행은 정책금리인 콜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번 인상했다. 총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은 8.31정책 미확정과 과잉유동성, 종부세 국회통과 장기표류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재상승 움직임을 보이던 부동산 시장을 상당히 눌러놓았다.
2006년에도 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한국 금리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의 글로벌 금리의 영향권 안에서 움직인다는 시장 평가가 거의 정설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지속되던 저금리가 조금씩 상승기조로 움직이면서 저금리를 모티브로 했던 부동산 매수 수요는 상당부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은행이자나 투신권 이자가 6~7%만 되어준다면 부동산 투자를 하기보다는 금융기관에 보유현금을 예치해 놓고 편히 살고 싶다는 중산층과 고연령층이 상당수 존재한다. 3억원을 정기예금해 월 150만원씩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그것에 만족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경제가 호황을 구가하지 않는 이상 전반적인 금리상승은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입주물량은 풍부하고 주택 공급물량은 감소한다
2006년은 그 어느 해보다 입주물량이 풍부하다. 강남지역과 잠실지역에 대표 단지가 서너 군데 입주하고 용인 동백도 상당수 입주물량이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그러나 2005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한 신규 주택분양 공급물량은 2006년 급격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부동산세와 재건축 불가정책, 용적률, 층고제한 등 각종 공급규제 정책과 다주택자에 대한 집중 규제가 주택시장 수요의 큰 축인 2, 3 주택자의 신규 주택 투자 여력을 완전히 꺾어버렸다. 8.31 대책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돼 주택을 매입해도 종전처럼 크게 남길 수 없다는 생각을 실수요자도 느끼고 있다. 이는 당장 주택을 살 수 있는 실수요 또한 전세수요로 전환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 평형을 늘려가고자 하는 기존의 수요까지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각종 규제 요소는 단기 투자자들의 수익 기대감을 상실시키고 시장 냉각과 미분양 물건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사들 역시 '쉬는 것이 남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고급 수요가 희망하는 지역인 강남권의 공급 축소는 3년 후에 물량부족을 동반한 채 크게 급등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98년 IMF로 인한 분양물건 부족은 결국 2001년 입주주택 부족으로 이어져 주택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됐었다. 지금의 공급부족은 2009년 쯤에 눌렸다가 허용되어지는 각종 정책 이슈와 맞물려 공급부족으로 부동산 상승의 빌미를 제공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2006년에는 판교를 제외하고는 '이것을 사면 돈이 된다'라고 추천할 만한 신규분양 단지가 별로 많지 않다.
2006년 부동산 시장은 변수가 많다
지금 시장은 몇 가지 인정받지 못할 시장 원리가 부동산의 상승 모멘텀을 억지로 잡고 있다. 상식에서 벗어난 과도한 억제책은 국회를 통과 후 확정돼 실현된다 하더라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억지 원리 중 하나는 급격한 보유세 인상이다. 종부세 신설과 재산세 인상, 실효세율 상향 등의 조치는 결국 또 다른 부작용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규제의 피해계층은 오히려 소득 없는 노인이나 저임금의 샐러리맨, 20년을 한 집에서 거주하는 선의의 1주택자다. 결국 투기와 거리가 먼 일반 매수 수요 또한 감소시키게 된다.
과도한 양도세와 국토 대부분의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도 걸림돌이다. 실거래가 과세지역의 과도한 양도세율 증가는 부동산 투자 및 거래에 큰 낭패요소다. 양도세와 종속세 등 과도한 과세는 세금을 떼고 나면 비슷한 가치의 새로운 부동산을 구입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시장에 보유 매물 출회를 저지시키고 매입자의 신규 부동산 구매 동기를 저하시킨다. 주택이라면 이사는 가야 하는데 내놓지 못하고 토지의 경우 내놓는다고 해도 매매되지 않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주거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재건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행 주택법이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으로는 주요지역의 재건축 자체가 불가능하다. 소형평수 의무비율, 층고 제한, 낮은 용적률, 개발이익 환수제, 기반시설 분담금 등이 재건축을 막고 있는 대표적인 제한 정책들이다. 또 조합설립인가 후부터는 새 아파트 입주 시까지 조합원 지분의 전매가 금지되므로 상당기간 재산권 행사에 대한 규제를 받게 된다.
이같이 상식을 벗어난 규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강력한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이 생각만큼 급격히 얼어 붙지 않고 있다. 결국 과도한 보유세금은 적정 세금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밖에 없고 매도시 발생하는 과다한 양도세와 실거래가 규제는 취등록세 감면이나 투기지역 해제 등 거래 활성화 부양 방안으로 대체될 것이다. 재건축의 비현실적 규제 또한 현실적인 규제 완화로 바뀔 것임을 상당수 투자자들이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고가 부동산 소유자를 겨냥한 무리한 규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유자 상황에 따라 세분화 적용되거나 어느 순간에 해제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예외규정 신설이나 규제완화 정책 등이 가시화 되는 시점에 부동산 시장의 급반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특급 변수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투자이익 축소와 세금전가에 따른 전세가 상승, 거시경제 상 환경변화, 스태그 플레이션 등 부동산 시장이 추세전환 하거나 요동치게 할 요소는 새해에도 많다.
부익부, 빈익빈 심화... 특정지역 투기 시장화
2000년 이후 강남은 대표적인 부동산 상승의 진원지다. 어떻게 보면 강남 부동산 가격 상승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강남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를 이른다. 포괄적 의미의 강남권역에는 분당, 용인 지역이 포함된다. 2005년에도 강남 대단지의 주요 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꺾이지 않는 상승세를 보였고 부동산 대책에 따라 주기적 진정기를 맞아도 그 기간이 오래가지 않았다. 특정지역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계속 상승하고 소외지역은 침체국면에 접어드는 2005년 하반기 시장의 모습이 2006년에도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강남권의 재상승에 불을 지필 요소가 새해 연말의 뚝섬 주상복합 분양과 2006년 3월, 8월 예정된 판교 신도시 분양이다. 뚝섬은 평당 8000만원을 육박하는 엄청난 고가로 택지가 분양돼 주상복합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판교 역시 평당 2000만원 가까운 분양가가 예측된다.
이들 지역 신규 아파트 고분양가와 예상되는 과당 경쟁률은 인근 압구정, 청담, 삼성, 도곡, 대치 분당, 용인 등 관련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즉 그 동안 상승폭이 컸던 특정지역이 한번 더 폭등장세를 연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요소다.
그 외에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그에 따른 용산 민족공원의 구체적인 마스터플랜, 용산 기지창 개발 프로젝트의 가시화, 강북지역 자립형 사립고 인가, 잠실권 롯데 슈퍼타워 인허가, 강남권 고급신도시 발표 등이 2006년의 이슈가 될 듯 하다. 이들 개발뉴스 또한 인근지역을 들었다 놓을 만한 대단한 소재다.
결국 2006년 역시 복잡하고 이중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국지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부동산 인기 상품의 변화 예상
강남권 주상복합, 신도시 아파트 등 핵심 블루칩 아파트, 대로변 소형빌딩, 신도시 단지 내 상가, 실물투자용 부동산 펀드 등은 힘이 실리는 인기 상품이다. 새해에도 주요지역 주상복합, 타워형 고층 아파트 등 핵심지역 새로운 트랜드의 주거상품과 대형평형, 고가 아파트는 가격이나 수요적 측면에서 여전히 강세일 수 밖에 없다.
공급에 비해 대기 수요가 많은데다 중산층이 선호하는 평형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더 대형화, 고급화 되기 때문이다. 결국 다주택자에 대한 무리한 규제책들은 다주택을 모두 정리하고 블루칩 간판 주택 1채를 소유하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갈 뿐만 아니라 좋은 위치의 상품성 있는 물건에 투자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유효하다.
또 토지와 주택에 대한 심한 규제는 종부세를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종목인 수익성 있는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으로 돈의 흐름을 바꿔놓는 추세이다. 결국 투자 종목의 선회는 고급주택 한두 채 가격으로 살 수 있는 10층 이하의 대로변 신축빌딩이나 상가쪽으로 1차적으로 투자될 것이다. 이는 '내 빌딩'이라는 개념이 강한 전층 소유 방식의 소형빌딩이나 임대가 잘 나가는 도로변 1층 상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도시계획에 의한 상업면적의 적정한 할당으로 어느 정도 선까지는 상권 보호장치가 돼져 있다고 볼 수 있는 택지개발 지역의 단지 내 상가, 근린생활시설, 주요 지역의 핵심 물건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 상품 등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추천 상품들이다.
기대로 맞는 새해는 늘상 싱그럽다. 새해에도 최고의 기술 재테크로 성공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부지런하고 용기 있는 독자들이 많이 탄생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