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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윤민석에게 진 빚이 있잖아.
80년대 말에 대학을 다닌 사람들은 운동을 했건 안 했건 간에 한번쯤은 <전대협 진군가>와 <결전가>를 들어 보고 불러 봤을 것이다.
강철같은 우리의 대오 총칼로 짓밟는 너 / 조금만 더 쳐다오 시퍼렇게 날이 설 때까지 (‘전대협 진군가’ 일부)
깃발을 들자 투쟁의 깃발 이제 우리 출정이다 / 치떨리는 분노 가슴에 안고 결전의 전장으로 / 북을 울려라 진군에 북을 태풍으로 몰아쳐가자 / 혀를 깨물고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결전가’ 일부)
9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던 이들 중에 귀 밝은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 “아~ 이 노래” 할 사람 많을 것 같다.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와 <서울에서 평양까지>
우리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 어떤 안락에도 굴하지 않고 / 오직 서로의 상처에 / 입맞추느니 /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 그것이 이 어둠 건너 /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일부)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원 / 소련도 가고 달나라도 가고 못가는 곳 없는데 / 광주보다 더 가까운 평양은 왜 못가 / 우리민족 우리의 땅 평양만 왜 못가 / 경적을 울리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 꿈속에라도 신명나게 달려볼란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일부)
2000년대 들어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됐을 때 사람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곤 다들 이 노래를 불렀다. <너흰 아니야>
그래도 너흰 아니야 / 너흰 아니야 / 제발 너흰 나라 걱정 좀 하지마 / 채권에 사과상자에 이제는 아예 트럭채 / 차떼기로 갈취하는 조폭들 (‘너흰 아니야’ 일부)
그리고 이 노래도.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 1조’ 일부)
이쯤 되면 누구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다들 눈치 챘으리라. 위에 나열한 노래 모두 민중가요 보급을 통한 사회변혁운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곡가 윤민석의 작품들이다.
이 밖에도 이회창을 한방에 보내 버린 <누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 쇼트트랙 금메달을 강탈당한 뒤 불렀던 <Fucking USA>, 조중동 없는 행복한 세상을 노래한 <행복해지고 싶어> 등 우리에게 익숙한 수 많은 민중가요가 그의 손을 통해 만들어졌다.
80년대 전대협 출신의 운동가들이 하나 둘씩 가슴에 금배지를 달고 거들먹거리고, 노동운동 하던 이가 수구정당의 대선후보로까지 변신하는 이 때에, 윤민석은 운동에 투신한 이후 지금까지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노래운동에만 전념 해 왔다.
그는 자신이 만든 노래에 저작권료를 받아 챙길 줄 모르는 미련한 사람이다. 자발적 후원자들이 보내 주는 월 1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투병 중인 아내와 하나 뿐인 딸을 건사하며 지금까지 운동을 이어 왔다.
본인도 수감생활 중 얻은 지병으로 몸이 많이 힘든 상태다. 그래도 노래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노래를 만들어 왔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30년 가까이를 그렇게 살아 왔다.
그런 그가 최근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적당히 살걸.. 가슴속 비분강개따윌랑 꾹꾹 누르고 후일을 기약하며 고시공부나 마칠걸.. 기왕에 운동할꺼면 멋드러지게 한자리할걸.. 아니면 삶을 다 걸지말고,속내도 드러내지말고 살걸.. 문득 든 이런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그날처럼..내가 두렵다..”
윤민석이 그간 살아왔던 자기 삶의 가치를 부정하고 이처럼 스스로를 자조하게 된 이유가 뭘까. 그건 아래 트윗을 통해 어느 정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몇날 며칠을 아무것도 못먹고 아내는 저렇게 괴로와하는데 나는 매끼 간병을 핑계로 꾸역꾸역 밥을 삼키고있다.. 내가 개같다.. 묻지마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 대한 분노와는 별개로 그들의 심정이 이해되고 공감이 가기 시작한다.. 외롭고.. 두렵다.."
“차라리.. 몇날을 두들겨 맞으며 한바가지씩 피를 쏟았어도 남산 지하실이 견디긴 더 나았다. 사랑하는 이가 끝모를 두려움과 극심한 통증을 견뎌야 하는걸 그저 바라보아야 하는 일보다는.. 또다시 병마와 새로운 싸움을 준비해야한다. 제발 잘 버텨주길..”
노래패 ‘조국과 청춘’의 가수 양윤경이 그의 부인이다. 부인이 지금 암투병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내의 투병을 지켜 보는 것만으로도 하늘이 무너질 노릇인데, 젊은 날부터 지금껏 돈 안 되는 노래운동에만 전념해 온 윤민석인지라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것이다. 안기부 남산지하실에서 며칠씩 두들겨 맞으며 피를 쏟았던 때가 차라리 더 견딜만 했다고 할 만큼.
그가 ‘적당히’ 살았다면 지금보단 훨씬 부유하게 살았을 것이다. 영민했던 그가 고시공부를 계속했다면 분명 성공했을 것이고, 다른 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운동하면서 자리를 탐했다면 금배지도 가능했으리라. 대신 우리는 거리에서 불렀던 그 많은 노래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적당히 살지 못하고, 가슴 속 비분강개를 묻어 두지 못하고 자기 삶을 바쳐서 노력한 결과가 아래의 트윗이다. 현재까지는 그렇다.
“누가 1억만 빌려주세요..헛소리나 빈말 아니구요..욕해도 좋고 비웃어도 좋아요..아내 좀 살려보게요..뭐든 다 해보게요..병이 깊으니 결국 돈과 시간과의 싸움이네요..아내가 낫는대로 집팔아서 갚을께요..제 삶을 걸고 약속할께요..돈 좀 빌려주세요..”
윤민석은 2002년 오마이뉴스 홍성식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청춘의 한 시절을 모두 떼어 바쳤음에도 승리의 기억이 없는 우리 세대들. 그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더 냉소적이고, 망가져 있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내 노래로 그들의 상처와 고통을 위무해주고 싶다. 그게 '딴따라 윤민석'의 벗을 수 없는 행복한 짐이고, 의무다. 그리고, 내 노래가 돈이 될 수 있다면 자신보다 조국을 사랑했기에 먼저 이 땅을 떠난 사람들, 그들의 유가족을 위한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다. 아니 기필코 만들 것이다."
승리의 기억이 없어 냉소적이고 망가져 있는 동지들의 상처와 고통을 그의 노래로 위무해주고 싶다던 윤민석이다. 그걸 ‘벗을 수 없는 행복한 짐이고 의무’라고 여겼던 사람이다. 그런 그가 지금 ‘냉소적이고 망가져’ 갈 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가 만들어 낸 수많은 노래들을 거리에서 학교에서 현장에서 집에서 목이 터져라 부르며 결의를 다지고 위로를 받았던 우리가 이제 그를 위로할 차례가 된 것 같다. 그가 혼자 짊어지고 있는 ‘행복한 짐과 의무’를 우리가 함께 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아래는 윤민석의 후원계좌다.
국민은행 043-01-0692-706 예금주:윤정환 (윤민석의 실명)
얼마가 되어도 좋으니 당신이 윤민석에게 진 빚이라 생각하고 후원 바란다. 당신의 후원은 "자신보다 조국을 사랑했기에 먼저 이 땅을 떠난 사람들, 그들의 유가족을 위한 장학재단"의 모습으로 언젠가 되돌아 올 것을 믿는다.
그가 어서 빨리 이 시련을 딛고 일어나 다시 우리의 상처와 고통을 위무해 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 동안의 그의 삶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뱀발 1. 오마이뉴스에서 블로그에 원고료를 줄 수 있도록 한 후에도 단 한번도 그걸 사용해 본 적이 없다. 내 잡문이 남의 돈을 받을 만한 가치가 안 될 뿐더러, 다른 이들의 귀한 돈을 나 같은 이에게 허투루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해야겠다. 원고료를 받는다. 아래 원고료 주기를 선택해서 원고료를 보내 주시라. 보내 주시는 금액은 전액 윤민석의 후원계좌로 보낼 것을 약속한다.
더불어 천만원까지는 원고료로 들어 오는 금액과 같은 금액을 나도 후원할 것을 약속한다.
내가 아무리 털어도 낼 수 있는 금액이 그 정도다.
원고료만으로 1억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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