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이란 작품입니다.
흐르는 물 속을 부유하는 여인의 형태가 마치 무중력 상태를 떠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죠.
당시 클림트는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유럽의 상징주의 미술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 효과들이
그림 곳곳에 드러나지요.
베토벤 프리즈는 삼면에 그려진 그의 거대한 벽화작품을 말합니다.
프리즈란 것이 바로 석고벽이란 뜻이죠. 지하 전시실의 삼면을 길게
둘러싸고 있는 이 작품은 무려 총길이 34m에 이르는 벽화입니다.
무릎을 꿇고 있는 한 쌍의 남녀와 그들 뒤로 보이는 연약한 소녀를 묘사한
‘허약한 인류의 고통’과 금빛 갑옷과 칼로 무장한 기사를 표현한
‘무장된 초인의 유원함’이 있습니다. 기사 뒤로는 승리의 화관을 들고 있는
여인이 있는데, 이 여인은 야망을 뜻합니다.
머리에 살포시 손은 괸 여자는 공감의 의미입니다. 그 힘이 기사로 하여금
행복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고 있습니다.
승리와 행복을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것은
타자로부터의 공감과, 세상을 향한 내면의 야망임을 보여줍니다.
앞쪽 벽면에는 ‘적의의 힘’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거대한 괴물 티포에우스가 고릴라의 형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약간 코믹한 느낌까지 드는 건 사실입니다. 참고로 티포에우스는 반인반수의 괴물을 의미합니다. 폭풍을 의미하는 타이푼이 바로 여기에서 유래되었죠. 진주로 눈을 박아 넣고 마치 뱀처럼 생긴 악의를 상징하는 파란 날개가 벽 전체를 뒤덮고 있고. 고릴라 뒤로 보이는 ‘세 명의 고르곤’은 죽음, 허약함, 광기를 설명합니다.
신화에서 고르곤은 스테노(강한 자), 에우리알레(멀리 뛰는 자), 메두사(여왕)를 의미합니다.
그리스의 시인 헤시오도소는 이들을 가리켜 바다의 신 포르키스와 그의 누이이자 아내인 케토 사이에 태어난 딸들이라고 했습니다.
아테네 전설에서는 신들에 대항하는 아들들을 돕기 위해 대지의 여신 가이아가 고르곤을 만들었다고 하지요. 초기의 고전미술에서 고르곤은 날개 달린 여자들로 나오는데 머리카락은 뱀들로 이루어졌고 둥근 얼굴과 납작한 코, 축 늘어뜨린 혀, 튀어나온 큰 이빨을 가졌습니다. 그들 중 메두사만이 유일하게 생명이 한정된 존재였기 때문에 페르세우스가 목을 잘라 죽일 수 있었습니다. 메두사의 머리는 누구든지 보기만 하면 돌로 변하게 하는 마력이 있었습니다.
관능과 무절제를 상징하는 자유분방한 여인은 파란색 드레스를 걸치고 있으며 구부리고 있는 여인은 비탄에 찬 큰 고통의 상징입니다.
오른쪽 벽면의 빈 여백 이후에 보여지는 리라를 든 여인은 행복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며 가장 마지막 부분은 합창단 사이에서 뜨겁게 포옹하고 있는 한 쌍의 남녀가 장식하고 있습니다.
둘의 발목은 푸른 실로 꽁꽁 묶여 있는데, 이를 통해 이 작품은 한 편의 시로 완성되지요. 클림트는 이 길고 끝없는 작품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순수한 기쁨, 절대적 사랑만이 존재하는 ‘이상적인 왕국’에의 갈망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클림트가 그린 <아담과 이브>입니다. 많은 비평가들이 이 그림을 가리켜 팜므파탈로서의 이브의 모습을 그렸다고 하는데, 저는 꼭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그냥 찰랑찰랑한 풍성한 금발머리를 내린 이브의 모습이 곱다는 생각. 에로스의 상징이라는 호피무늬와 이브의 발 아래 다산을 상징한다는 아네모네 꽃의 색감이 눈길을 끌었다는 정도네요.
고대 켈트신화에서는 호랑이 무늬, 호피는 항상 내면속에 잠재된 거대한 정염의 불을 상징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상징의 해석이 가능하게 된 것 같습니다. 남성을 파멸시키는 힘을 가진 존재,
그런 팜프파탈을 그리고 싶었다지만, 정작 화가의 이력과 역사를 보면, 그가 여성을 오히려 울린적이 더 많지않나 싶습니다. 핑크빛 유두가 곱고 발그레한 볼의 빛깔도 곱습니다.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봤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그림 한장 본 것으로 만족합니다. 이번 클림트 전이 마무리 되면 다시는 투어 전시를 볼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기에, 이번 전시는 꼭 놓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다만 아쉬운 것은 대부분 임대 전시다 보니 드로잉 작품이 대부분이고,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그림들은 정작 몇 점 되지 않아서 많은 분들이 사기당한 느낌을 받는다는 평을 하는 걸 종종 듣기도 합니다.
드로잉도 자세히보면, 마치 건축의 세부 설계도처럼 그의 필치와 캔버스에 그려낸 세상의 조감도를 알수 있건만, 채색이 되어 있지 않단 이유로 약간 홀대하는 것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정작 미술을 좋아하는 단계를 어느 정도 넘어가면 드로잉의 매력에 빠질수 밖에 없거든요.
클림트의 <아기>를 볼수 있었던 것도 행운입니다. 화가가 죽기전 1년전에 완성한 작품인데요. 완성하는데 4일 밖에 걸리질 않았다는 군요. 그래서인지 다른 그림과 비교할때, 배경처리나 장식적인 패턴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클림트의 그림에 비해 조금 단순한 느낌도 듭니다. 삶의 순환고리를 이루는 아이의 이미지를 그리며 화가는 다시 태어날 자신의 영혼을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작품 속 주인공은 아밀리 주커칸들이란 여자입니다. 그녀는 당시 클림트의 지인이자 비평가였던 베르타 주커칸들의 동서였죠. 연초록 배경으로 미만하게 황토빛 투명소재로 만든 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모습이 고혹적이었습니다. 그녀는 1차 세계대전과 더불어 간호사 활동을 위해 고국을 떠나게 되는데요 그래서 아쉽게도 미완성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목 부위의 검정색 초커가 눈에 들어오죠.
개인적으로 시대 의상을 좋아하다보니 한눈에 들어온 그림입니다. 그림 속 주인공은 마리아 브로니크란 여자인데 돈 많은 상업가와 결혼하면서 인생이 폈나 봅니다. 그래서 당시 클림트와 연인이었던 에밀리 플레게가 운영하던 의상실의 단골 고객이었다고 하네요. 검정색 벨벳 드레스가 아름답습니다. 이 뿐인가요? 둔부를 감싸고 도는 당시의 복식 형태가 눈부십니다.
그림 속 의상 또한 클림트가 디자인한 작품이랍니다. 그림 속 주인공은 화가이구요. 의상에 들어간 패턴과 장식무늬 또한 배경의 밋밋한 느낌과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토해냅니다.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잠깐 유행한 8대2 가르마처럼 보이는 곱슬머리 스타일이라네요. 여기에 검정색 털로 장식한 네크웨어도 눈에 들어옵니다.
구스타프 크림트(gustav Klimt)
1862-1918
오스트리아 바움가르텐에서 출생
유엔트 양식의 대표적 화가
크림트의 예술의 특징은
세밀하고 아름다운 장식성과 여성의 이미지표출이라 하겠다.
그의 작품들은 '퇴폐적인 에로시티즘'이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베토벤프리즈'에서 보여준 것 처럼 선의 리듬을 나타내는 솜씨와
멋진 장식적 표현은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문양을 낳게한 재능을 보임.
첫댓글 음악 들으려고 잠시 들렀다가 크림트 전시회를 한눈에 감상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자료 올려주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