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별. 학교 도서관을 스캔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총 세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었던 이 책. 요새 관심이 많은 SF소설이라는 이유에서 나는 이 책을 뽑아 대출했다. 그렇게 책을 빌려 집으로 가는 길에, 나는 계속 이 책의 내용을 상상해 보았다. 어떤 내용일까? 지구가 '로봇의 별'로 변한 것일까? 왜 제목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어'등의 말들이 적혀있는 것일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점점 궁금해지는 책의 내용. 그 내용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보자.
22세기 인간들은 총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얼마나 자신을 책임질 수 있냐, 즉 돈이 얼마나 있냐에 따라 나뉜다는 것이다. 그들은 알파인, 베타인, 감마인, 델타인으로 나뉜다. 점점 살기 척박해진 지구를 버린 사람들이 선택한건, 공중도시였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돈이 없는 감마인과 델타인은 하늘도시에 들어갈 수 없다. 그런 하늘도시에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공존한다. 언뜻 봐서는 안드로이드와 인간이 평등한 것 같다. 하지만 안드로이드들은 세 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첫째, 로봇은 인간을 해칠 수 없다. 둘째, 모든 로봇은 첫째 원칙을 어기지 않는 한 주인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셋째, 로봇은 첫째, 둘째에 어긋나지 않는 한 자신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로봇들은 이 3원칙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최고급 안드로이드 NH-976중 하나인 나로는 우연히 공룡 로봇 루피로부터 로봇의 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나로는 상상한다. 로봇이 인간들에게 눌리지 않고,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곳을... 그러나 나로는 로봇이었다. 나로는 로봇의 3원칙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의 인간 주인을 해칠 수 없었다. 나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 때 들리는 뜻밖의 말. "나로야, 네가 원하는 대로해. 난 언제나 널 응원한단다." 나로의 주인은 단순한 주인이 아니었다. 나로를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엄마였던 것이다. 그 덕에 나로는 로봇의 3원칙 프로그램을 제거한다. 바이러스를 제거하자 들려오는 노래 소리. "우리는 모두 노란 잠수함에서 살아요. 노란 잠수함, 노란 잠수함." 이 노래가 무엇을 의미할까? 노란 잠수함은 로봇의 별을 찾아 나서는 집단의 대표였다. 노란 잠수함으로 함께 뭉친 그들. 그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까? 그들은 해킹에 재능이 있는 로봇 라피키를 통해 로봇의 별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려 애를 쓴다. 그러나 그들만으로는 무리였던 걸까. 그들이 포기 지경에 다 다랐을때, 특급 지원군 아라가 도착한다. 아라 역시 NH-976으로 나로와 동일한 모델의 로봇이다. 그들은 함께 마음을 모아 로봇의 별에 대해 알아내고, 그곳에서 인간들을 몰아내는 것에 성공한다. 이렇게 끝난다면 좋으련만, 이 책에서는 사건이 일어난다. 누군가가 나로의 방에 노란 잠수함을 초기화 시킬 수 있는 포맷키를 가져다 놓은 것이다. 나로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아라는 나로를 위로하며, 해커 로봇 라피키에게 도움을 청해 CCTV기록을 살펴본다. 그렇게 그들은 범인을 잡았다. 범인은, 노란 잠수함이었다. 노란 잠수함이 아라의 전자두뇌에 침투해 나로의 방에 포맷키를 가져다 놓은 것이었다. 아라는 목숨을 걸고 노란 잠수함을 포맷하는 것에 성공한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사람들이 노란 잠수함과 일행들을 추적하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그러자 어쩔 수 없이 나로와 아라는 하늘 도시 아래, 그림자 마을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지원군, 네다. 네다 역시 NH-976으로 NH-976의 마지막 멤버였다. 그렇게 모두 모인 나로, 아라, 네다. 그들은 위기에 빠진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인간, 피에르. 피에르는 A그룹의 회장으로, 지구를 다스린다고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직접 피에르를 만난 그들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 인간, 아니 괴물은 피에르가 아니었다. 껍데기가 피에르일 뿐, 사실 노란 잠수함이었던 것이다. 노란 잠수함은 자신을 포맷한 나로, 아라, 그리고 그들을 돕는 네다를 죽이려 한다. 그러나 나로, 아라, 네다는 달랐다. 특히 네다는 소중한 이들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노란 잠수함도, 피에르도 아닌 노란 피에르에게 총을 쏠 수 있었다. 로봇이, 인간을 죽여 다른 인간을 구했다. 그 사건은 큰 화제가 되었다. 유명해진 그들은 다행스럽게도 사건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사람들은 그들의 해명에 이런 말을 남기곤 했다. ‘미안해요.’ 서로가 서로에게 사과하는 그런 세상. 모두가 동등한 권리를 가진 세상. 미안해요. 그 한마디로 인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로봇들로 인해. 그렇게, 세상은 조금씩 더 나은 곳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책은 미래 우리 인류와 로봇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미래 모습을 성공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해냄과 동시에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게 느껴졌다. 특히나 서로가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더욱 잘 드러나는 음모와 배신, 믿음과 사랑. 어쩌면 작가는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비판하고 싶었던 것이다. 우리는 권력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속인다. 모르는 사람을 속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친구, 동료까지도 배신하곤 한다. 이 책에서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배가 부르면서도 종족을 죽이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어.” 맞는 말인 듯하다. 동물들은 배가 부르면 자신의 종족들을 챙긴다. 하지만 우리 인간들은 어떠한가? 그렇지 않다. 우리 인간들은 배가 부르면 배가 고파질 때를 대비한다. 대비하는 것으로는 부족한지 평생 먹고도 남을 양의 먹이를 위해 노력한다. 왜 그런 것일까? 이 책은 말한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이유는 꿈을 꾸기 때문이다. 날지 못하는 우리는 비행기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꿈을 꿀 수 있는 존재이기에 배가 부르면서도 종족을 죽이는 것이다. 우리 종족을 죽이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꿈꿀 줄 아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꿈을 펼쳐야 한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면서 남의 권리를 침해했을까?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하면서 남의 권리를 침해했을까? 그들은 아름다운 꿈을 꾸었다. 꿈. 욕심이 아닌, 꿈을 꾸었다. 꿈은 살아가는데 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러니 꿈을 가지고 살아가자. 그러다 어쩔 수 없이 남의 권리를 침해하고 말았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미안해요.”
첫댓글 글이 너무 길다..ㅠㅠ 줄거리를 정리하다보니 이렇게 되고 말았어요.
저는 인간이 주인공이어서 뭔가 '컬러보이'처럼 그럴줄 알았는데 오히려 로봇이 주인공이네연
제 3법칙을 버린 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