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남편과 대학로에서 데이트를 했다.
남편이 응모한 연극 초대권이 당첨되어서 구경을 간 것이다.
지금까지 초대권에 당첨되어 공짜 연극구경을 많이도 했다. 감사하게도.. 모두 남편 덕분이다.
날씨도 선선하니 좋고.. 축제도 있어서 눈요기할 것도 많았다.
젊음이 넘치는 대학로에 가니 덩달아 젊어지는 것 같아 기분도 업된다.
연극도 영화도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남편은 연극도 영화도 좋아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남편을 따라 연극을 보게 되었고.. 점점 그 재미에 빠지게 되었다.
처음엔 배우와 너무 가까운 거리의 객석에 앉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익숙하고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앞 좌석을 즐기는 편이다.
주변 맛집에서 외식을 하는 것도 좋다.
색다른 음식도 맛보며 끼니 걱정에서 잠시 해방되는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밥은 역시 '남이 해주는 밥'이다.
연극 관람료를 많이 지불하지도 않는다.
아래에 소개하는 '무비프리'라는 사이트를 자주 이용하기 때문이다.
초대권 이벤트에 응모해서 당첨이 되면 공짜 연극을 볼 수 있다. (물론 약간의 노력과 행운은 있어야 한다.)
문화지원금으로 1인당 2천 원만 현금으로 지불하면 된다.
그 정도는 지불할 가치가 충분하다.
초대권을 받고도 갈 수 없는 사정이 생기면 지인에게 선물도 한다.
젊은 청춘들 데이트하라고.. 그러면 많이 고마워한다.
공짜 초대권으로 인심도 쓰고 감사인사도 받으니 일석이조다.
앱 '무비프리'
이번에 본 연극은 '리미트'였는데... 15년 전 헤어진 첫사랑 남녀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고 내용도 알차서 재밌게 보고 왔다.
공연장에는 우리 또래 중년부부도 서너 쌍 있었는데 그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연극 시작 전 고향 친구가 문자를 했길래.. 남편과 대학로에 연극 보러 왔다니까..
"태선이가 제일 호시절인 것 같다.."며 부러워한다.
이 나이의 중년부부가 이 맛으로 사는 거지 뭐... 특별할 게 있나?
부럽지? 부러우면 지는 거다. 친구들아! 너희들도 남편과 오붓한 시간 보내렴.
영화도 즐기는 편은 아니었다.
극장 안이 답답해서인지 영화는 반도 보지 못하고 잠이 들었던 기억이 많다. 결혼 전 데이트할 때 얘기다.
지금도 가끔 남편이 놀린다. 영화만 보러 가면 꼭 잠을 자고 왔다고.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이 예매를 하면 마지못해(?) 따라갔다.
집 근처 영화관을 자주 갔었는데 코로나 후에는 거의 가지 못했다.
대신 유선방송으로 무료영화를 많이 본다.
요즘은 영화 보는 재미에 빠졌다. 글이 잘 안 써지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대자로 누워서 영화를 본다.
영화관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골라보는 재미라고나 할까?
무료영화의 리스트를 쭈욱 훑어보면서 이 영화 저 영화 돌려가면서 본다.
팝콘과 콜라 대신 스낵 한 봉지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영화 포스터
오늘은 '리틀 포레스트" 2018년에 개봉한 영화를 선택했다. 개봉 당시에는 혼자 가서 본 영화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영화를 보니 내용도 새롭고 더 재밌다.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놀 거리, 즐길 거리, 재미 거리는 내가 찾아야 한다.
취미생활에 돈 많이 든다고 미리부터 겁낼 필요는 없다.
공짜로 즐길 수 있는 취미도 많이 있다.
취미라는 건 그리 거창한 게 아니다.
거창하고 폼나는 취미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만 찾을 필요도 없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놀거리, 즐길거리면 충분하다.
인생 뭐 별거 있나요?
좋아하는 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거지!
중년이라서 좋고 지금의 나라서 더 좋다.
더 이상 자식에 얽매이지도 말고, 부부가 남은 인생 함께 즐길 거리를 찾아 행복하면 그만이다.
중년 이후의 삶은 팝콘처럼 고소하고 달콤하면 좋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무조건 해보자. 무슨 일이든 일어나도록.
지금 당장 연극 초대권 응모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행운의 초대권으로 부부가 연극구경도 하고 데이트도 하면 좋지 않을까?
모처럼 상대에게 후한 점수도 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