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라에게 바이세로제 모임을 벌교에서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다. 모두 좋다고 해서 노라카페로 갔다. 물론 브라보도 참석했다. 갈 때는 은하수 차에 거북이, 지미니, 요코, 브라보가 학교 앞에서 만나 9;10에 출발했다. 라떼는 혼자 출발해서 우리보다 몇 분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오랜만의 나들이가 즐거워 비가 오는 중에도 마냥 신났다. 카페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온갖 메뉴를 다 시켜놓고 카페가 시끌벌적하게 떠들어도 안심되는 순간이었다.
한 주 어떤 배움이 있었는지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참석한 브라보의 친정 부보님 근황을 듣고 뭉클해진 부분도 있었다. 우리의 공부는 비단 참석한 도반들 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구성원의 히스토리가 함께 동반된다. 그 속에서 서로 공부를 한다.
드디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사위가 조용해 지는가 싶더니 음악소리 , 커피 가는 소리, 주방에서 딸각거리는 소리...의도치 않은 작은 소음들이 카공족을 떠오르게 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이런 기분이었겠구나, 내 소리를 살짝 다른 소리에 숨기고 다른 시선도 살짝 경계하며 공부 내지는 업무를 본다는 게 이런거구나 싶었다. 일을 마친 노라도 합류해 마지막 부분을 읽어주었다.
<04 무의욕과 암울함>편을 읽었다. 여기에서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부분을 옮겨본다.
"원망을 확실하게 살펴보면, 무지하고 순진하고 천진하며 정신교육이 되어있지 않다는 이유로 자신을 벌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정오가 넘어가도록 열띤 소회을 마치고 카페를 나와 벌교의 유명한 빵집인 '모리씨 빵집'에서 여러가지 빵을 샀다. 아내가 빵을 너무 좋아해 남편이 일본으로 건너가 배워왔다는 빵집이다. 그 사랑을 우리도 한가득 담아왔다. 노라가 추천해 준 장소를 걸어보면 좋았을 걸, 비가 많이 내리는 관계로 우리는 그만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합의했다. 은하수차와 라떼차로 나눠 타고 '해맑음 제면소'로 갔다.
일요일에 바람개비랑 둘이 이 식당을 가려다 못찾았는데, 과거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아주 넓은 주차장에 새 건물이었다. 우리는 여기서도 여러가지 주문을 하고 맛있게 잘 먹고 왔다. 책과 차와 밥, 그리고 우중 드라이브까지 한바탕 잘 놀고 잘 사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첫댓글 도반들과 함께~♡
한바탕 잘 놀고 잘 사는 법을 배운 한걸음~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