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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 108편
1. 雨荷(崔瀣최해, 1287~1340)
貯椒八百斛 千載笑其愚 (저초팔백곡 천재소기우)
산초 팔백 섬을 쌓아두었더니 그 어리석음을 천년 비웃었는데
如何碧玉斗 竟日量明珠 (여하벽옥두 경일량명주)
어찌하여 벽옥 한 말을 종일 명주처럼 헤아리는가
貯 쌓을저. 椒 산초초. 斛 휘곡, 섬. 千載=千年.
碧玉 푸른빛을 띤 옥. 竟日=終日. 明珠 아름다운 구슬.
2. 漢浦弄月(李穡 1328~1396, )
日落沙逾白 雲移水更淸 (일락사유백 운이수경청)
해 떨어지니 모래는 더욱 희고 구름 걷히니 물이 더욱 맑구나
高人弄明月 只欠紫鸞笙 (고인농명월 지차자란생)
고상한 이 밝은 달 희롱하니 단지 음악(紫鸞笙)이 없는 것이 흠이로구나
逾 덕욱유, 한층. 高人 고상한 사람. 欠 흠결흠.
鸞 난새란. 笙 생황생. 紫鸞笙(자란생) 붉은빛 생황.
3. 次尹恕中韻(李達 1539~1618, 호는 손곡)
京洛旅遊客 雲山何處家 (경락여유객 운산하처가)
서울 유람하는 나그네 손님 집은 운산 어디 매 인가
疎烟生竹徑 細雨落藤花 (소인생죽경 세우락등화)
대나무 숲 샛길에 엷은 안개 피어오르고 가랑비에 등나무 꽃이 떨어지는구나.
京洛=서울. 旅 나그네여. 烟 연기연, 안개연.
藤 등나무등.
次韻 남(윤서중)의 시를 써서 시를 지음.
4. 閑中雜咏(冲止,1226~1293, 고려, 승녀)
捲箔引山色 連筒分澗聲 (권박인산색 연통순간성)
대발 걷어올려 산빛 방안으로 끌어들이고 대나무 통 이어 놓으니 산골물소리 분명히 들리지만
終朝少人到 杜宇自呼名 (종조소인도 두우자호명)
한 낮이 되어도 찾아오는 이 없어 두견새는 그냥 서쪽서쪽 울고만 있구나
捲 거둘권, 돌돌 말아 감다. 箔 발박. 筒 대통통.
澗 산골물간. 分 분명해지다. 終朝 아침내내. 杜宇=杜鵑
5. 摩訶衍(李齊賢)
山中日亭午 草露渥芒屨 (산중일정오 초로악망구)
깊은 산속 해는 중천에 솟아올랐는데 풀잎 이슬 짚신을 적시네
古寺無居僧 白雲滿庭戶 (고사무거승 백운만정호)
옛 절 마하연에는 아무도 없고 흰 구름만 뜰 악에 가득하구나.
亭午=正午. 渥 적실악. 芒屨 짚신. 訶 꾸짖을하.
衍 넓을연, 흘러넘치다.
6. 洗兒戱作(蘇軾, 1037~1101, 북송 시인)
人皆養子望聰眀 我被聰眀誤一生 (인개양자망총명 아피총명오일생)
사람들은 자식 길러 총명하길 바라지만 난 총명해서 일생을 그르쳤다네
惟願孩兒愚且魯 無災無難到公卿 (유원해아우차로 무재무난도공경)
오직 원하노니 아이야 어리석고 미련해서 아무 탈 없이 공경에 이르기를
聰眀=聰明. 孩兒 어린아이.
7. 遊子吟(孟郊, 751~824, 中唐 시인)
慈母手中線 遊子身上衣 (자모수중선 유자신상의)
자애로운 어머니 실을 가지고서 길 떠날 아들이 입을 옷을 지으시네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 (임행밀밀봉 의공지지귀)
아들이 길 떠남에 촘촘히 꿰매시며 마음은 더디 돌아올까? 걱정하시네
誰言寸草心 報得三春暉 (유언촌초심 보득삼춘훈)
그 누가 말했던가? 어린 자식의 마음으로
자애로운 어머니 은혜를 갚을 수 있다고
線 실선, 遊 떠날유. 臨 직면하다.
縫 꿰맬봉, 바느질하다.
寸草心 보잘것없는 마음,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자식의 마음.
三春心 석 달의 봄. 暉 빛휘, 햇빛훈.
8. 竹里館(王維, 699~759, 唐 시인)
獨坐幽篁裏 彈琴復長嘯 (독자유황리 탄금부장소)
그윽한 대숲 속에 홀로 앉아 거문고 타며 길게 읊조리니
深林人不知 明月來相照 (심림인부지 명월래상조)
숲이 깊어 아무도 모르는데 밝은 달빛이 내려와 비추어 주네.
篁 대숲황. 復 다시부. 嘯 휘파람불소, 읊조리다.
維 구석, 귀퉁이.
9. 夏日山中(李白, 701~762, 唐 시인)
懶搖白羽扇 裸袒靑林中 (라요백우선 나단청림중)
부채(백우선) 흔드는 것도 귀찮아서 웃통을 벗고 푸른 숲속에서
脫巾掛石壁 露頂灑松風 (탈건괘석벽 로정쇄송풍)
두건을 벗어 석벽에 걸으니 들어낸 정수리에 솔바람 부네.
懶 게으를라. 搖 흔들요. 裸 벗을라.
袒 웃통 벗을단. 掛 걸괘. 灑 뿌릴쇄. 바람이 불다.
露이슬로, 드러나다.
10. 夜雨(白居易, 772~846, 中唐 시인)
早跫啼復歇 殘燈滅又明 (조공제부헐 잔등멸우명)
철 잃은 귀뚜라미 울음소리 다시 그치고 희미한 등잔 불빛 가물가물하니
隔窓知夜雨 芭蕉先有聲 (격창지야우 파초선유성)
창 넘어 파초잎이 먼저 소리를 내니 밤비 오는 줄 알았네.
蛩 귀뚜라미공. 早蛩 철 잃은 귀뚜라미.
歇 쉴헐, 그치다, 멎다.
殘燈 희미한 등불. 隔 사이뜰격.
隔窓 창 넘어. 芭蕉 파초(잎).
11. 望廬山 瀑布(李白, 701~762, 唐 시인)
日照香爐生紫烟 遙看瀑布掛前川 (일조향로생자연 요간폭포괘전천)
飛流直下三千尺 疑是銀河落九天 (비류직하삼천척 의시은하락구천)
향로봉에 햇빛 비치니 자색 구름 피어나고
폭포를 멀리 보니 앞에 시내를 걸어 놓은 듯
날려 흘러 곧바로 떨어지는 물줄기 삼천 척이니
은하수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줄 알았네.
12. 齋居卽事(李民宬)
爭名爭利意何如 投老山林計未疎 (쟁명쟁리의하여 두노산림계미소)
雀噪荒階人斷絶 竹窓斜日臥看書 (작조황계인단절 죽창사일와간서)
噪 떠들썩할조, 지저귀다. 荒 거칠황, 버리다.
投 던질투, 의탁하다, 計 셀계, 셈. 疎 성길소.
명리를 다투었던 뜻
지금은 어떠한가!
늙어 산림을 찾아 사는데도
셈은 성글어지지 않았네
참새 지저귀는 황폐해진 뜨락에
찾아오는 이 없어서
대나무 드리운 창가에서
해 저물도록 누워 책을 본다네.
13. 西行途中(李祖憲)
麥氣朝生潤 田間乳犢鳴 (맥기조생윤 전간유독명)
尋常村野景 爲客始閑情 (심상촌야경 위객시한정)
麥 보리맥. 田間 밭뚝. 乳犢 젖먹이 송아지.
尋常 대수롭지 않고 예사로운. 尋 8寸, 常 16寸.
情 情趣, 멋.
보리 기운 아침나절 윤기 흐르고
밭 뚝에서는 송아지가 젖 달라고 우네
별거 아닌 시골들 풍경이지만
나그네가 되고서 처음 느끼는 한가한 정이라네.
14. 雪中訪友人不遇(李奎報)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 (설색백어지 거편서성자)
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 (막교풍소지 호대주인지)
鞭 채찍편. 敎=使 ~하여금. 好 기꺼이.
눈빛은 종이보다 희고
채찍 들어 눈밭에 이름을 쓰네
바람아 쓸어 버리지 말고
기꺼이 주인 올 때까지 기다려다오.
15. 躱悲(李亮淵)
入門還出門 擧頭忙轉矚 (입문환출문 거두망전촉)
南岸山杏花 西洲鷺五六 (남안산행화 서주로오육)
還 돌환, 도로. 忙 바뿔망, 급히. 矚 볼촉, 뚜러지게 보다.
鷺해오라기로, 백로. 躱 감출타.
들어 왔다가 다시 문을 나서
고개 들어 급히 둘러 보니
남쪽 언덕 산 앵두 피어 있고
서쪽 물가 백로 대 여섯 마리.
16. 絶句(李復白)
細雨迷歸路 騎驢十里風 (세우미귀로 기려십리풍)
野梅隨處發 魂斷暗香中 (야매수처발 혼단암향중)
迷 미혹할미, 길을 잃다, 헤매다. 騎 말탈기.
驢 당나귀려. 隨處 가는 곳마다. 暗香 은은한 향기.
가랑비에 돌아오는 길 헤매이고
당나귀 타고 십 리를 바람처럼 가니
들 매화 가는 곳마다 피어 있어
은은한 향기 속에 정신이 혼미하네.
17. 古意(張維)
白鷺自白烏自黑 半白半黑枝頭鵲 (백로자백오자흑 반백반흑지두작)
天生萬物賦形已 白黑未可分善惡 (천생만물부형이 백흑미가분선악)
賦 부여부, 賦與, 주다. 形 形象을 이루다.
백로는 본래 희고 까마귀는 본래 검지만
까치는 머리와 몸뚱이는 반백 반흑이라네
하늘은 만물을 낳아 형상을 부여했을 뿐
흑백 선악을 나누지 않는다네.
18. 照鏡見白髮(張九齡)
宿昔靑雲志 蹉跎白髮年 (숙석청운지 차타백발년)
誰知明鏡裏 形影自相憐 (수지명경리 형영자상련)
宿昔 머지않은 옛날. 形影 형체와 그림자.
蹉跎 미끄러질차, 헛디딜타, 시기를 놓지다.
머지않은 옛날 청운의 꿈
시기를 놓쳐 백발이 된 나이
거울 속 그림자와 형체가 서로 안타까워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19. 答賓(張混)
籬角處舂粟 樹根兒讀書 (리각처용속 수근아독서)
不愁迷處所 卽此是吾廬 (불수미처소 즉차시오려)
籬 울타리리. 舂 찧을용. 廬 농막집려.
울타리 구석진 곳 곡식을 찧고
나무 아래 아이가 책을 읽고 있네
머물 곳이 없어도 근심하지 않으니
곧 이곳이 내 농막이로세.
20. 遊安心寺(冲徽)
夜雨朝來歇 靑霞濕落花 (야우조래헐 청하습락화)
山僧留歸客 手自煮新茶 (산승유귀객 수자자신차)
徽 아름다울휘. 來 그 이후로. 霞 노을하, 안개.
留 머무를유, 붙잡다.
手自=손수. 歇 쉴헐, 그치다. 來 어조사, ~에.
밤새 내리던 비 아침에 그치고
푸른 안개 떨어진 꽃잎을 적시네
산 중은 돌아가려는 나그네를 붙잡으며
손수 새로운 차를 끓이네.
21. 七步詩(曺植)
煮豆燃豆萁 豆在釜中泣
(자두연두기 두재부중읍)
本是同根生 相煎何太急
(본시동근생 상전하태급)
煮 삶을자. 燃불사를연. 萁 콩깍지기.
泣 울읍. 煎 볶을전.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으니
솥 속에 콩이 울고 있네
본래 한뿌리에서 나왔건만
서로 볶는 것이
어찌하여 그리도 급한가?
22. 元朝對鏡(朴趾源)
忽然添得數莖鬚 全不可長六尺軀
(홀연첨득수경수 전불가장육척구)
鏡裏容顔隨歲異 稚心猶自去年吾
(경리용안수세리 치심유자거년오)
添 더할첨. 莖 줄기경. 軀 몸구. 稚心 어릴적 마음.
鬚수염수. 猶 같을유.
문득 몇 가닥 수염은 늘어나는데
육 척의 작은 키는 자라지 못해 여전히 그대로네
거울 속 얼굴은 세월 따라 변하지만
어릴 적 마음은 지난해와 똑같구나!
23. 棄官歸鄕(申叔)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
(경전소백일 채약과청춘)
有山有水處 無榮無辱身
(유산유수처 무영무욕신)
밭 갈며 하루를 보내고
약초 캐며 청춘을 보냈네
산이 있고 물 있는 곳
영예도 없고 치욕도 없다네.
24. 雪(金炳淵)
天皇崩乎人皇崩 萬樹靑山皆被服
(천황붕호인황붕 만수청산개피복)
明日若使陽來弔 家家簷前淚滴滴
(명일약사양래조 가가첨전누적적)
服=喪. 崩천자 薨제후, 卒대부, 死민. 滴 물방울적.
陽=太陽. 弔問지인, 問喪부지인. 簷 처마첨. 漏 눈물루.
천황이 붕어하셨나 이 나라 황제가 붕어하셨나?
청산에 모든 나무 상복을 입었네
명일 만약 태양이 조문온다면
집 집마다 처마 밑에 눈물방울 뚝뚝 떨어지리라.
25. 山居四時(李滉)
霧捲春山錦繡明 珍禽相和百般鳴
(무권춘산금수명 진금상화백반명)
山居近日無來客 碧草中庭滿意生
(산거근일무래객 벽초중정만의생)
霧 안개무. 捲 거둘권. 錦 비단금. 繡 수놓을수.
百般 제각각. 滿意 제멋대로. 珍禽 보기 드문 새.
봄 산에 안개 걷히니
비단에 수놓은 듯 도드라져 보이고
보기 드문 새는 서로 어울려 제각각 지저귀네
요즈음 산 집에 찾아오는 손님 없어
뜰 악에 푸른 잡초만 제멋대로 돋아나네.
26. 節食牌銘(李瀷)
適喫卽安 過喫卽否(적끽즉안 과끽즉비)
儼爾天君 無爲口誘(엄이천군 무위구유)
喫 먹을끽. 儼엄연할엄, 존경하는. 誘꾈유. 天君=心.
적당히 먹으면 편안하고
지나치게 먹으면 마음이 편치 않네
존경하는 그대 마음이여
입의 꾐에 넘어가지 말게나.
27. 五歲庵(徐應淳)
古寺空山裏 木蓮花自開
(고사공산리 목련화자개)
東峯明月上 猶似悅𨜮來
(동봉명월상 유사열경래)
東峯, 悅卿 김시습 호. 𨜮 벼슬경.
텅 빈 산속 옛 절에
목련화는 절로 피어 있고
동쪽 산봉우리에 밝은 달 떠오르니
마치 열경(시습)이 온 것 같네.
28. 五老峯(李白)
五老峯爲筆 三湘作硯池
(오노봉위필 삼상작연지)
靑天一張紙 寫我復中詩
(청천일장지 사아복중시)
三湘 : 滽湘, 烝湘, 沅湘. 湘 물이름상, 滽 물이름용.
沅 물이름원. 腹中=心中.
硯池 벼루 앞쪽 먹물이 담기는 오목한 부분.
오노봉 붓으로 삼아
삼상 강물 먹물로 만들어
한 장의 푸른 하늘에
내 심중의 시를 그려내야지.
29. 偶吟(崔承老)
有田誰布穀 無酒可提壺
(유전수건곡 무주가제호)
山鳥何心緖 逢春漫自呼
(산조하심서 봉춘만자호)
布穀 포곡포곡(뻐꾹새). 提壺 찌르찌르(종달새)
穀 곡식곡. 提 끌제, 손에 들다. 壺 병호.
心緖 심뽀. 漫 질펀할만, 쓸데없이.
提壺 술병을 들다. 偶 짝우. 우연히.
밭이 있은들 누가 씨를 뿌리고
술이 없는데 술잔을 들을 수 있겠는가?
산새는 무슨 심보로
봄이 되면 부질없이 제 이름을 부르는가.
(봄이 되면 부질없이 뻐꾹뻐꾹 찌르르 찌르르 우는가!)
30. 月夜(杜甫)
今夜鄜州月 閨中只獨看
(금야부주월 규중지독간)
遙憐小兒女 未解憶長安
(요린소아녀 미해억장안)
香霧雲鬟濕 淸輝玉臂寒
(향무운환습 청휘옥비한)
何時倚虛幌 雙照漏痕乾
(하시의허황 쌍조누흔간)
鄜 고을이름부. 遙 멀요.
憐 불쌍히 여길련(연). 이웃련(연).
憶 생각할억, 그리워하다.
倚 의지할의. 鬟 쪽환, 쪽진머리.
幌 휘장황. 乾 마를간.
오늘 밤 여주에 뜨는 달을
안방에서 지금 혼자서 보겠지
먼 이웃 소녀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장안을 그리워하네
향기로운 안개와 구름은 쪽 머리를 적시고
맑고 빛나는 옥은 팔을 차갑게 하네
언제쯤 휘장에 기대어서
서로 마주 보면 눈물 흔적 마르려나
31. 聞官軍收河南河北(杜甫)
劍外忽傳收薊北 初聞涕淚滿衣裳
(검외홀전수계북 초문체누만의상)
卻看妻子愁何在 漫卷詩書喜欲狂
(각간처자수하재 만권시서희욕광)
白日放歌須縱酒 靑春作伴好還鄕
(백일방가수종주 청춘작반호환향)
卽從巴峽穿巫峽 便下襄陽向洛陽
(즉종파협천무협 편하양양향락양)
劍閣 지명. 薊北 지명. 薊 엉겅퀴계. 涕 콧물체.
卻 물리칠각, 돌아가다. 漫 대충. 巴峽 지명.
巫峽 지명. 好 기꺼이.
검문 밖으로 갑자기 계북 수복 소식이 전해지니
처음 듣고 눈물이 흠뻑 옷을 적시었네
돌아가 볼 처자 어디에 있는지 걱정되어
대충 서책을 거두고 미치도록 기뻐하네
햇살 밝은 날에 노래하고 술 마시며
봄날 가족을 동반하여 기꺼이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파협으로 나가 무협을 통과하여
곧 양양으로 내려가 낙양을 향하리라.
32. 花非花(白居易)
花非花霧非霧 夜半來天明去
(화비화무비무 야반래천명거)
來如春夢幾多時 去似朝雲無覓處
(래여춘몽기다시 거사조운무벽처)
꽃인 듯 꽃이 아니고 안개인 듯 안개가 아니니
깊은 밤에 왔다가 날 밝으면 떠나가네.
오랜만에 꾸는 춘몽처럼 잠시 왔다가
아침 구름같이 사라져버리니 찾을 길이 없구나.
33. 春望(杜甫)
國破山河在 域春草木深
(국파산하재 역춘초목심)
感時花濺淚 恨別鳥驚心
(감시화천누 한별조경심)
烽火連三月 家書抵萬金
(봉화연삼월 가서저만금)
白頭搔更短 渾欲不勝簪
(백두소경단 혼욕불승잠)
濺 흩뿌릴천. 搔 긁을소. 渾 흐릴혼, 온전하다.
簪 비녀잠. 抵 막을저, 해당하다. 感한할감.
나라는 망했어도 산하는 그대로이고
성곽에 봄철 초목은 무성하구나.
시절이 원망스러워 꽃만 보아도 눈물 뿌리며
한스러운 이별에 새소리에도 마음이 놀라네.
봉화는 석 달을 연달아 오르는데
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의 값이라네.
흰 머리카락은 긁을수록 더욱 성글어지니
온전히 하고자 해도 비녀조차 꽂을 수 없구나.
34. 江村(杜甫)
淸江一曲抱村流 長夏江村事事幽
(청강일곡포촌류 장하강촌사사유)
自去自來梁上燕 相親相近水中鷗
(자거자래양상연 상친상근수중구)
老妻畫紙爲棋局 稚子敲針作釣釣
(노처화지위기국 치자고침작조조)
但有故人供祿米 微軀此外更何求
(단유고인공록미 미구차외경하구)
幽 그윽할유, 조용하고 잠잠하다. 事事 이일 저일, 모든 일.
鷗 갈매기구. 敲 두드릴고. 微작을미, 비천하다. 軀 몸구.
맑은 강물 한 굽이 마을 안고 흘러가고
긴 여름 강촌에는 일마다 한가롭다.
절로 왔다가 절로 가는 건 대들보 위 제비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운 건 물속의 갈매기.
늙은 아내 화선지에 바둑판 그리고
어린 아들 침 두드려 낚싯바늘 만드는구나.
오래된 친구 있어서 쌀을 보내준다니
비천한 몸은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35. 浮碧樓(李穡)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
域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역공월일편 석노운천추)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린마거불반 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
(장질의풍등 산청강자류)
麟 기린인. 麟馬(인마) 고구려 동명성왕이 탔던 준마.
嘯 휘파람불소. 倚 기이할의. 磴 돌 비탈길등.
朝天石 : 고구려 동명성왕이 이 바위에서
기린 말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다 함.
어제 영명사를 들려
잠시 부벽루에 올라 보니
성안은 아무도 없어도 조각 달만 떠 있고
조천석은 항상 그 자리인데 구름만 떠가는구나!
동명성왕 준마(인마)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은 어디에서 떠돌고 있는가?
휘파람 부는 듯 기이한 바람 부는 돌 비탈길
산은 푸르기만 하고 강물은 절로 흐르기만 하는구나.
36. 有客(金時習)
有客淸平寺 靑山任意遊
(유객청평사 청산임의유)
鳥啼孤塔靜 花落小溪流
(조제고탑정 화락소계류)
佳菜知時秀 香菌過雨柔
(가채지시수 향균과우유)
行吟入仙洞 消我百年憂
(행음입선동 소아백년우)
어떤 나그네 청평사에 들려
청산을 마음대로 즐기네.
새는 지저귀고 외로운 탑은 적막하지만
꽃은 지고 시냇물은 흐르는구나.
향기로운 산나물은 시기를 알아 싹이 돋아나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 온 뒤 더 부드러워지네.
거닐면서 시를 읊조리며 선동에 들어가니
나의 백년 근심이 한꺼번에 사라지네.
37. 金殿(金時習)
少小趨金殿 英陵賜錦袍
(소소추금전 영릉사금포)
知申呼上膝 中使勸揮毫
(지신호상슬 중사권휘호)
競道眞英物 爭瞻出鳳毛
(경도진영물 쟁첨출봉모)
焉知家事替 零落老蓬蒿
(언지가사체 영락노봉호)
錦袍 비단 두루마기. 英陵 세종대왕릉 릉호. 知申=承旨
中使=상선(환관). 揮毫 글을 짓다. 競道 다투어 칭찬하다.
零落 세력이나 살림이 줄어들어 보잘것없음.
英物 영특한 인물. 爭瞻 앞다투어 보다.
鳳毛 풍채나 글재주를 칭찬하는 말. 蓬蒿(봉호) 쑥.
어릴 적 종종걸음으로 궁궐에 가니
세종대왕께서 비단 두루마기 하사하시고
승지가 불러 무릎에 앉히고
상선(환관)이 글짓기를 권하니
진짜 인재라고 다투어 서로 칭찬하고
뛰어난 인재가 나왔다고 앞다투어 보네
임금이 바뀌고 볼품없이 늙어 쑥대머리 될 줄
어찌 알았겠는가?
38. 月夜(林瑞珪)
琴罷雲侵壁 詩成月滿軒
(금파운침벽 시성월만헌)
夢回天已曙 窓外衆禽喧
(몽회천이서 창외중금훤)
가야금 연주 마치고 나니 구름이 방 안에 가득하고
시를 짓고 나니 달빛이 집안에 가득하구나.
꿈을 깨고 나니 날은 이미 새벽이고
창밖에 새들이 시끄럽게 지저귀는구나.
39. 山行(杜牧)
遠上寒山石俓斜 白雲生處有人家
(원상한산석경사 백운생처유인가)
停車坐愛楓林晩 霜葉紅於二月花
(정거좌애풍림만 상엽홍어이월화)
멀리 한산에 오르니 돌길은 구불구불한데
흰 구름 피어나는 곳 인가가 있네.
수레를 멈추고 앉아 단풍나무숲 구경하다 해가 저무니
서리맞은 나뭇잎은 이월에 꽃보다 붉구나.
40. 卽事(韓龍雲)
北風雁影絶 白日客愁寒
(북풍안영절 백일객수한)
冷眼觀天地 一雲萬古閒
(냉안관천지 일운만고한)
겨울바람 불어 기러기 떼들 사라지고
밝은 햇살 아래서도 나그네 수심 깊어만 가네
냉철한 안목으로 천지 만물을 살펴보니
한 조각 구름만이 만고에 한가롭네.
41. 除夜(姜栢年)
酒盡燈盞也不眠 曉鐘鳴後轉依然
(주진등잔야불면 효종명후전의연)
非關來年無今夜 自是人情惜去年
(비관래년무금야 자시인정석거년)
술이 다하고 등불이 가물가물한데 잠 못 이루고
새벽종이 울리고 난 후에도 여전히 뒤척이네.
오는 해는 상관없어도 이 밤은 다시 없으니
이로부터 지나가는 해를 아까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리라.
42. 雙谿室中(鏡巖)
宿雨雙谿寺 燈盞夜欲深
(숙우쌍계사 등잔야욕심)
無端林外鳥 啼起遠鄕心
(무단림외조 제기원향심)
밤새 쌍계사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등불은 가물가물 밤은 점점 깊어만 가네.
뜬금없이 숲 밖에 새
울어대니 멀리 있는 고향 생각나게 하네.
43. 江雪(柳宗元)
千山鳥飛絶 萬逕人蹤滅
(천산조비절 만경인적멸)
孤舟蓑笠翁 獨釣寒江雪
(고주사립옹 독조한강설)
蹤迹(跡)(종적) 없어지거나 떠난 뒤에 남는 자취나 형상.
逕 좁은길경. 徑 길경. 俓 지름길경. 蓑 도롱이사.
온산에 새는 날아가 버리고
길에는 나다니는 사람 흔적도 없네.
외로운 배 도롱이 삿갓 쓴 늙은이
홀로 낚시하는 차가운 강에 눈이 내리네.
44. 四時(陶淵明)
春水滿四澤 夏雲多奇峯
(춘수만사택 하운다기봉)
秋月揚明輝 冬嶺秀孤松
(추월양명휘 동령수고송)
봄물은 못마다 가득 차고
여름 구름은 기이한 봉우리도 많도다.
가을 달은 밝은 빛을 드날리고
겨울 산마루에 소나무 한 그루 빼어나구나.
春來梨花白 夏至樹葉靑
(춘래이화백 하운수엽청)
秋涼黃菊發 冬寒白雪來
(추량황국발 동한백설래)
봄이 오니 배꽃이 하얗게 피고
여름이 되니 나뭇잎이 푸르구나.
가을은 서늘하여 누런 국화가 피고
겨울은 추우니 흰 눈이 내리는구나.
45. 飮酒(陶淵明)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결려재인경 이무거마훤)
問君何能爾 心遠地自偏
(문군하능이 심원지자편)
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
(채국동리하 유연견남산)
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산기일석가 비조상여환)
此中有眞意 欲辨已忘言
(차중유진의 욕변이망언)
오두막집 지어 사람 사는 세상에 있으면
수레 말의 시끄러운 소리 없어라.
묻노니 그대는 어찌 그럴 수가 있는가?
마음은 사는 곳에서 멀어지면 절로 기울어진다네.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꺾어 들고
한가롭게 멀리 남산을 바라보니
해 질 녘 산 기운은 아름답고
새들은 짝지어 돌아오는구나.
이 가운데 참뜻이 있으니
말하려다 그만 할 말을 잊었네.
46. 采蓮曲(허난설헌)
秋淨長湖碧玉流 荷花深處繫蘭舟
(추정장호벽옥류 하화심처계난주)
逢郞隔水投蓮子 遙被人知半日羞
(봉랑격수투연자 요피인지반일수)
가을 맑고 긴 호수에 벽옥 같은 물결
연꽃 깊은 곳에 목란 배 매여 있네.
낭군을 만나 물을 사이에 두고 연밥을 던지다가
멀리 다른 사람에게 들켜 반나절 동안 부끄러웠네.
47. 哭子(許蘭雪軒, 1563~1589)
去年喪愛女 今年喪愛子
(거년상애녀 금년상애자)
哀哀廣陵土 雙墳相對起
(애애광릉토 쌍분상대기)
蕭蕭白楊風 鬼火明松楸
(소소백양풍 귀화명송추)
紙錢招汝魂 玄酒奠汝丘
(지전초여혼 현주전여구)
應知弟兄魂 夜夜相追遊
(응지제형혼 야야상추유)
縱有腹中孩 安可冀長成
(종유복중해 안가기장성)
浪吟黃臺詞 血泣悲呑聲
(랑음황대사 혈읍비탄성)
蕭 맑은 대숲소, 쓸쓸하다. 玄酒 찬물.
冀 바랄기. 浪 물결랑(낭), 눈물이 흐르다, 마구.
黃臺詞 어린 오이 약탈하는 시.
작년 귀여운 딸 잃고
금년 귀여운 아들 잃었다네
슬프고 슬프구나! 광릉 땅이여
두 무덤 서로 마주 보며 솟아 있구나
스산한 바람이 백양나무 흔들고
도깨비불이 묘지 소나무에 반짝이네
종이돈 불살라 너희들 혼 부르고
찬물 술을 따라 너희 무덤에 올린다.
알겠구나! 너희 오누이 혼이
밤마다 서로 좇으며 노는 것을
뱃속에 또 아이 있긴 하지만
어찌 자라기를 바라겠느냐
눈물 쏟으며 황대사를 읊으니
피눈물 나는 슬픔 소리를 삼킨다.
48. 貧女吟(許蘭雪軒, 1563~1589)
豈是乏容色 工鍼復工織
(기시핍용색 공침복공직)
少小長寒門 良媒不相識
(소소장한문 양매불상식)
不帶寒餓色 晝日當窓織
(불대한아색 주일당창직)
唯有父母憐 四隣何會識
(유유부모련 사린하회식)
夜久織未休 戞戞鳴寒機
(야구직미휴 알알명한기)
機中一匹練 綜作何誰衣
(기중일필련 종작하수의)
手把金剪刀 夜寒十指直
(수파금전도 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 年年還獨宿
(위인작가의 연연환독숙)
乏 모자랄핍. 鍼 침침, 바느질하다. 織 짤직, 짜다.
寒門 가난하고 문벌이 없는 집안. 剪刀 가위.
戞戞 물건이 부딪치는 소리. 짤각짤각 베 짜는 소리.
練 누일련(연), 누인명주. 綜 모을종, 새(피륙의 단위).
어찌 이가 모자란 인물이런가?
바느질 솜씨 베짜는 솜씨도 좋건만
가난한 집에 태어나 자란 까닭에
좋은 중매 자리 나서지 않았다네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
하루 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오직 부모님만 가엾다 생각할 뿐
이웃인들 이내 속을 알 수 있으리
밤이 깊어도 짜는 손 멈추지 않고
짤각짤각 바디 소리 줄어드는 도투마리
베틀(말코, 포권기)에 짜여가는 비단 한 필
다 짠 베는 어디 누구 옷을 지으려나
밤새 가위질 하는 손
밤은 추워 열 손가락 차디차게 곱고
남을 위해 시집갈 옷 지어주건만
해가 가도 여전히 홀로 찾아 구하는구나.
49. 乍晴乍雨(金時習)
乍晴乍雨雨還晴 天道猶然況世情
(사청사우환청 천도유연황세정)
譽我便是還毁我 逃名却自爲求名
(예아변시환훼아 도명각자위구명)
花開花謝春何管 雲去雲來山不爭
(화개화언사춘하관 운거운래산부쟁)
寄語世人須記認 取歡無處得平生
(기어세인수기인 취환무처득평생)
날씨가 갰다가 비가 오고 비 오다 다시 개는데
하늘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 인정이랴
나를 칭찬하는가 했더니 곧 다시 나를 비방하고
명예를 피하더니 오히려 저마다 명예를 구하고 있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봄이 어찌 상관하며
구름 가고 오는 것을 산이 무엇을 다투랴.
세상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모름지기 기억하고 알아두라
기쁨을 취한들 평생 누릴 곳은 없다는 것을.
50. 春夢(韓龍雲, 1879~1944)
夢似落花花似夢 人何胡蝶蝶何人
(몽사락화화사몽 인하호접엽하인)
蝶花人夢同心事 往訴東君留一春
(엽하인몽동심사 왕소동군유일춘)
東君 봄의 신.
꿈은 떨어지는 꽃 같고
꽃은 꿈 같은데
사람은 어찌 나비가 되고
나비는 어찌 사람이 되는가?
나비 꽃 사람 꿈 모두 마음이 하는 일
봄을 하루라도 머물게 해달라고
신에게 가 하소연하리라.
51. 悟道頌(韓龍雲, 1879~1944)
男兒到處是故鄕 幾人長在客愁中
(남아도처시고향 기인장재객수중)
一聲喝破三千界 雪裡桃花片片紅
(일성갈파삼천계 설리도화편편홍)
到處 방방곡곡. 長 항상, 늘. 喝破 진리를 깨쳐 밝힘.
사나이 가는 곳이 고향인데
나그네 늘 시름에 젖어 있는 사람 몇이던가
한 소리내어 삼천세계 진리를 밝히니
눈 속에 복사꽃 꽃잎마다 붉더라.
52. 笑而不答(李白)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문여하사서벽산 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도화류수묘연거 별유천지비인간)
나에게 묻기를
무슨 일로 벽산에 사는가?
웃으면서 대답하지 않고
마음은 그냥 한가롭기만 하네.
복사꽃 흐르는 물에
아득히 멀리 꽃잎 떠내려가는
사람이 살지 않는 별천지가 있다네.
53. 淸平寺(李白)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운상의상화상용 춘풍불함로화농)
若非羣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약비군옥산두견 회향요대월하봉)
衣裳 양귀비 옷. 容 양귀비 얼굴. 檻 난간함.
群玉山 전설에 서왕모가 있다는 산.
瑤臺 옥으로 만든 누대(서왕모 궁전)
구름은 그대의 옷인 듯
꽃은 그대의 얼굴인 듯한데
봄바람 난간을 스치고
꽃에 맺힌 이슬방울 영롱하네.
만일 군옥산 꼭대기에서 만나지 못한다면
지난번 만났던 요대 달빛 아래서 그대를 만나리라.
一枝濃艶露凝香 雲雨巫山枉斷腸
(일지농염로잉향 운우무산왕단장)
借問漢宮誰得似 可憐飛燕倚新粧
(차문한궁유득사 가련비연기신장)
濃艶 화사하리만큼 아름다운.
飛燕 한 성제의 사랑을 받았던 趙飛燕.
雲雨 남녀 간의 정사. 倚 기이할기, 요염하게.
巫山 초나라 양왕이 고당에서 놀 때 꿈속의 무산.
활짝 핀 꽃가지에 이슬은 향기를 머금고
꿈속 무산에서 사랑도 헛되이 애간장을 끊는구나.
묻노니 한궁에서 누가 양귀비같이 아름다운가?
가여운 조비연이 요염하게 새롭게 단장하네.
名花傾國兩相歡 常得君王帶笑看
(명화경국양상환 상득군왕대소간)
解釋春風無限恨 沈香亭北倚欄干
(해석춘풍무한한 침향정북의난간)
모란꽃도 미인도 둘 다 즐거워하고
언제나 군왕은 웃음 띤 눈으로 바라보네.
봄바람이 온갖 근심 풀어버리니
정자 북쪽 난간에 기대어 향기에 취해있네.
54. 淸明(杜牧)
淸明時節雨紛紛 路上行人欲斷魂
(청명시절우분분 로상행인욕단혼)
借問酒家何處在 牧童遙指杏花村
(차문주가하처재 목동요지행화촌)
청명 철에 비가 흩날리니
길가는 행인은 허둥대기 시작하는구나.
묻노니 주점이 어디에 있는가?
목동이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55. 秋夜雨中(崔致遠)
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추풍유고음 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
苦 간절할고.
가을바람에 오직 간절하게 읊조리지만
세상은 알아주는 이 없구나.
창밖에 밤비 내리는데
등불 앞에 내 마음은 만 리나 떨어져 있구나.
56. 黃鶴樓(崔顥)
昔人已乘黃鶴去 此地空餘黃鶴樓
(석인이승황학거 차지공여황학루)
黃鶴一去不復返 白雲千載空悠悠
(황학일거불부반 백운천재공유유)
晴川歷歷漢陽樹 芳草萋萋鸚鵡洲
(청천력력한양수 방초처처앵무주)
日暮鄕關何處是 煙波江上使人愁
(일모향관하처시 연파강상사인수)
옛사람은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나고
이 땅엔 덩그러니 황학루만 남았네.
황학은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흰 구름만이 천년세월 부질없이 한가롭네.
맑은 날 강에 비친 한양의 나무 그림자 선명하고
앵무 섬엔 수풀이 무성하구나.
날은 저물었는데 고향 가는 관문은 어디에 있는가?
강 위의 물안개는 날 시름에 젖게 하는구나.
57. 菜薇歌(白夷叔齊)
登彼西山兮 菜其薇矣
(등피서산혜 채기미의)
神農虞夏 忽焉沒兮 我安適歸矣
(신농우하 홀언몰혜 아안적귀의)
於嗟徂兮 命之衰矣
(어차조혜 명지소의)
저 서산에 오르리라
그곳 고사리를 캐리라
신농 요순 우의 도가
홀연 사라지니 난 어디로 돌아갈까?
아 슬프다 명이 다했어라.
58. 花石亭(李珥)
林亭秋已晩 騷客意無窮
(임정추이만 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 霜楓向日紅
(원수연천벽 상풍향일홍)
山吐孤輪月 江含萬里風
(산토고륜월 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 聲斷暮雲中
(색홍하처거 성단모운중)
騷客 시인. 連 닿다. 向 햇빛을 받다.
숲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었는데
시인의 마음은 끝이 없구나.
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서리맞은 단풍은 햇빛 받아 붉구나.
산은 덩그러니 둥근 보름달을 토해내고
강은 만 리에서 부는 바람을 품어낸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울음소리 해 질 녘 구름 속에 사라져가네.
59. 登岳陽樓(杜甫)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
(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
親朋無一字 老去有孤舟
(친붕무일자 노거유고주)
戎馬關山北 憑軒涕泗流
(융마관산북 빙헌체사류)
옛날 동정호에 대해 들었는데
이제야 악양루에 오르는구나.
오나라 초나라 동남으로 갈라놓고
하늘 땅 밤낮으로 물 위에 떠다니는구나.
친구는 소식 한번 없고
늙어서 고작 배 한 척 남았네.
관산 북쪽엔 아직도 전쟁 중이니
난간에 기대어 눈물만 흘리네.
60. 春香傳 李夢龍 漢詩(成以性)
金樽美酒天人血 玉盤佳肴萬姓膏
(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고)
燭漏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촉루락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
금 술잔에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소반에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소리 높아지네.
淸香旨酒千人血(趙慶男, 成以性의 스승)
淸香旨酒千人血 細切珍羞萬聲高
(청향지주천인혈 세절진수만성고)
燭漏落時人漏落 歌聲高處怨聲高
(촉루락시인루락 가성고처원성고)
旨酒(지주) 맛 좋은 술. 細切 잘게 저민.
珍羞 보기 드문 진귀한 음식.
맑고 향기롭고 맛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잘게 다진 진귀하고 맛 좋은 음식은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성 소리 높아지네.
61. 無題(李成中)
紗窓近雪月 滅燭延淸暉(사창근설월 멸촉연청휘)
珍重一杯酒 夜闌人未歸(진중일배주 야란인미귀)
紗비단사. 延이을연. 暉빛휘, 빛나다. 淸맑을청, 빛이 선명하다.
珍重귀중, 아주 소중히 여김. 闌가로막을란, 깊어 가다.
눈 덮인 밤 창문에 달빛 스며들고
꺼질듯한 촛불 선명하게 빛을 이어가네.
아까워라 한잔 남은 술
밤은 깊은데 임은 돌아오지 않네.
62. 梅花(王安石)
墻角數枝梅 凌寒獨自開
(장각수지매 능한독자개)
遙知不是雪 爲有暗香來
(요지불시설 위유암향래)
담 귀퉁이 매화나무 몇 가지에
추위를 무릅쓰고 저 홀로 피어있네.
멀리서도 눈이 아니란 걸 아는 건
은은한 향기 풍겨오고 있기 때문이라네.
63. 將進酒(李白)
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
(군불견 황하지수천상래 분류도해불복)
그대 보지 못했는가?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거침없이 바다로 흘러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君不見
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成雪
(군불견 고당명경종비백발 조여청사모성설)
그대 보지 못했는가?
고당의 거울에 비친 백발의 서러움
아침엔 검었던 머리 저녁엔 눈처럼 하얀 것을.
人生得意須盡歡 莫使金樽空對月
(인생득의수진환 막사금준공대월)
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천성아재필유용 천금산진환복래)
인생에서 뜻을 이루면 즐거우면 될 뿐
금잔에 공연히 달빛만 채우지 말라.
하늘이 준 재주 반드시 쓰일 날 있을 것이니
천금을 다 써버려도 다시 돌아오리라.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
(팽양뢰우차위락 회수일음삼백배)
岑夫子舟丘生 將進酒 君莫停
(잠부자주구생 장진주 군모정)
宰 재상재, 도살할재.
양을 삶고 소를 잡아 즐기며
한 번 마시면 삼백 잔을 마셔야 하리.
잠 선생과 단구 생
한 잔 권하니 사양하지 마시오.
與君歌一曲 請君爲我傾耳聽
(여군가일곡 청군위아경이청)
鐘鼓饌玉不足貴 但願長醉不用醒
(종고찬옥부족귀 단원장취불용성)
그대에게 노래 한 곡 부르리니
귀 기울여 들어주오.
풍악 소리, 산해진미 귀중하지 않으니
오직 오래 취해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
古來聖賢皆寂寞 惟有飮者留其名
(고래성현개적막 유유음자유기명)
陳王昔時宴平樂 斗酒十千恣歡謔
(진왕석시연평락 두주십천자환학)
恣 방자할자, 마음대로.
예로부터 성현들은 모두 마음이 고요했으나
오직 술꾼들만 그 이름을 남겼다오.
옛날 진 왕은 평락궁 연회를 열어
만 냥 줘야 사는 술 마음껏 즐겼다네.
主人何爲言少錢 徑須沽取對君酌
(주인하위언소전 경수고취대군작)
五花馬千金裘 呼兒將出換美酒
(오화마천금구 호아장출환미주)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徑 지름길경, 곧바로. 銷 녹일소, 사라지게 하다.
주인은 어찌 돈 모자란다고 하는가?
곧장 술 받아 그대와 대작하리라
오색 말, 천금 모피 옷
아이 불러 맛 좋은 술로 바꿔 오게 해
그대와 함께 만고의 시름을 씻어버리리라.
64. 赤壁賦(前)(蘇東坡)
壬戌之秋七月 旣望
(임술지추칠월 기망)
蘇子與客 泛舟遊於赤壁之下
(소자여객 범주유어적벽지하)
淸風徐來 水波不興
(청풍서래 수파불흥)
擧酒屬客 誦明月之詩 歌窈窕之章
(거주주객 송명월지시 가요조지장)
少焉 月出於東山之上 徘徊於斗牛之間
(소언 월출어동산지상 배회어두우지간)
白露橫江 水光接天
(백로횡강 수광접천)
縱一葦之所如 凌萬頃之茫然
(종일위지소여 능만경지망연)
浩浩乎如 憑虛御風而 不知其所止
(호호호여 빙허어풍이 부지기소지)
飄飄乎如 遺世獨立 羽化而登仙
(표표호여 유세독립 우화이등선)
窈窕(요조) 여자의 행동이 얌전하고 정숙함.
少 조금 지난뒤. 泛 뜰범. 屬 따를주, 따르다. 붓다. 縱 내버려두다.
葦 갈대위, 거룻배. 如 가다, 이르다. 凌 건너다, 넘다. 憑 기댈빙.
萬頃 아주 많은 이랑, 지면이나 수면이 널음. 飄 회오리바람표, 나부끼다.
임술년 가을 7월 16일에
소 선생이 손님과 배를 띄워
적벽 아래에서 물놀이하는데
시원한 바람 서서히 불어오고
물결은 잔잔하니
술잔을 들어 손님에게 권하고
명월 시를 읊으면서
요조장을 노래하는데
이윽고 달이 동쪽 산 위로 솟아올라
남두성과 견우성 사이에서 배회하며
흰 물안개는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과 맞닿아 있네.
조각배 가는 대로(所如) 맡기어(縱)
아득한(茫然) 넓은 강(萬頃)을 건너 가니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기대어 바람을 탄 듯하니
멈출 곳을 알 수 없고
이리저리 나부끼누나.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선 듯하니
날개 돋아 신선 되어 오르리라.
於是 飮酒樂甚 扣舷而歌止
(어시 음주락심 구현이가지)
歌曰 桂櫂兮 蘭槳 擊空明兮 泝流光
(가왈 계도혜 란장 격공명혜 소유광)
渺渺兮 余懷 望美人兮天一方
(묘묘혜 여회 망미인혜 천일방)
扣 두드릴구, 고. 櫂 노도. 槳 상앗대장, 작은 노.
泝 거슬러올라갈소. 渺 아득할묘.
이에 술을 마시고 즐거움이 넘쳐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니
노랫말에 이르길
계수나무 노, 목란 삿대로
물에 비친 달빛을 치며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가네.
멀고도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하늘 저편의 미인을 바라본다.
라고 하였다.
客有吹洞簫者 倚歌而和之
(객유취통소자 의가이화지)
其聲 嗚嗚然 如怨 如慕
(기성 명명연 여원 여모)
如泣 如訴 如音嫋嫋
(여읍 여소 여음요요)
不絶如縷 舞幽壑之潛蛟
(부절여루 무유학지잠교)
泣孤舟之嫠婦
(읍고주지리부)
蘇子愀然 正襟危坐
(소자초연 정금위좌)
而問客曰 何爲其然也
(이문객왈 하위기연야)
客曰 月明星稀 烏鵲南飛
(객왈 월명성희 오작남비)
此非曹孟德之詩乎
(차비조맹덕지시호)
西望夏口 東望武昌
(서망하구 동망무창)
山川相繆 鬱乎蒼蒼
(산천상무 울호창창)
此非孟德之困於周郞者乎
(차비맹덕지곤어주랑자호)
方其破刑州 下江陵
(방기파형주 하강릉)
順流而東也 舳艫千里 旌旗蔽空
(순류이동야 축노천리 정기폐공)
釃酒臨江 橫槊賦詩
(시주임강 횡삭부시)
固一世之雄也 而今安在哉
(고일세지웅야 이금안재재)
況吾與子 漁樵於江渚之上
(황호여자 어초어강저지상)
侶魚鰕友麋鹿
(여어하우미록)
駕一葉之扁舟 擧匏樽以相屬
(가일엽편주 거포준이상촉)
寄蜉蝣於天地 渺滄海之一粟
(의부유어천지 묘창해지일속)
哀吾生之須臾 羨長江之無窮
(애오생지수유 선장강지무궁)
挾飛仙以遨遊 抱明月而長終
(협비선이오유 포명월이장종)
知不可乎驟得 託遺響於悲風
(지불가호취득 탁유향어비풍)
嫋예쁠요, 약, 가냘프다. 嫠 과부리, 이.
愀 근심할초, 쓸슬할추, 안색이 변하다.
嗚嗚 노래를 부르는 소리. 匏樽 박으로 만든 술잔.
繆 얽을무, 꿈틀거릴료. 釃 술거를시. 槊 창삭.
舳艫(축로) 배의 고물(뒤)과 이물(앞). 渚 물가저.
駕 멍에가, 타다. 屬 권할촉. 蜉蝣(부유) 하루살이.
渺 아득할묘. 아주 작다. 挾 낄협, 소지하다.
遨遊(오유) 재미있고 즐겁게 놂. 終 다하다.
驟 달릴취, 갑자기, 홀연히.
손님 중에 퉁소를 부는 이가 있어
노래에 맞추어 화답하는데
노래를 부르는 소리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하소연하는 듯하며
가냘픈 소리가 긴 실처럼 이어지니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탄 과부를 눈물짓게 했네.
소동파 안색이 변하며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 하고 손님에게 묻기를
어찌하여 소리가 그리도 슬프오?
손님이 말하길
달은 밝으니 별빛은 희미해지고
까마귀와 까치는 남으로 날아간다’라는
조조의 시가 아니오?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으로 무장을 바라보니
산천은 서로 끝없이 이어지니
그윽하고 광활하여 가이없네.
여기가 조조가 주유에 곤욕을 치렀던 곳이오?
비로소 그가 형주를 격파하고
강릉을 점령한 뒤
강물을 따라 동으로 향할 때
배는 천 리에 이어졌고
깃발은 하늘을 덮었으니
술을 걸러 강물을 내려다보고
창을 비껴들고 시를 읊었으니
진실로 시대의 영웅일진대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땔 나무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노루와 사슴이랑 벗하는데
일엽편주를 타고
표주박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니
신세가 천지에 기대 사는 하루살이요
창해의 좁쌀 한 톨일 뿐이네.
오직 나의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한다.
날아다니는 신선이 되어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늘 끝까지 다하고 싶지만
불현듯 얻지 못할 삶을 알기에
餘韻을 쓸쓸한 바람에 실어 보내네.
蘇子曰 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
(소자올 객역지부수여월호 서자여사)
而未嘗往也 盈虛者如彼 而卒莫消長也
(이미상왕야 영허자여피 이졸막소장야)
蓋將自其變者而觀之 則天地曾不能以一瞬
(개장자기변자이관지 즉천지증불능이일순)
自其不變者而觀之 則物與我皆無盡也
(자기불변자이관지 즉물여아개무진야)
而又何羨乎
(이우하선호)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유강상지청풍 여산간지명월)
耳得之而爲聲 目寓之而成色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取之無禁 用之不竭
(취지무금 용지불갈)
是 造物者之無盡藏也
(시조물자지무진장야)
而吾與子之所共樂
(이오여자지소공락)
消 사라질소, 줄어들다. 長 길장, 늘다. 蓋 그래서.
無盡藏 다함이 없이 宏壯히 많음.
소동파 말하길
손님도 대저 물과 달을 아시오?
강물이 이처럼 흘러가지만
일찍이 다 흘러간 적 없고
달이 차고 기우는 건 이와 같지만
끝내 줄거나 늘지도 않는다오.
이는 곧 그것이 스스로 변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천지는 한순간도 다(曾) 변하지 않을 수 없고
변하지 않는것이라고 본다면
만물과 나 모두(皆) 다함이 없을 것이니
또 무엇인들 부러워하겠소?
대저 천지간에 모든 사물은 각기 주인이 있으니
만약 나의 소유가 아니라면
비록 털끝 하나라도 함부로 취하지 않겠지만
오직 강 위의 시원한 바람과 산간의 밝은 달은
바람이 소리가 되어 귀에 들리고
명월은 빛이 되어 눈에 보이니
취해도 막지 않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가 준 무궁한 보물이기에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것이라오.
客喜而笑 洗盞更酌
(객희이소 세잔갱작)
肴核旣盡 盃盤狼藉
(효핵기진 배반낭자)
相與枕藉乎舟中 不知東方之旣白.
(상여침자호주중 부지동방지기백)
肴 按酒효. 核 과일핵, 풀뿌리해. 狼 이리랑(낭), 어지럽다.
枕藉 서로 베개 삼고 잠. 藉 깔개자, 뒤섞여 어지럽다.
손님이 기뻐서 웃으며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는데
안주가 이미 다 떨어지고
술잔과 소반이 어지러워졌네.
배 안에서 서로를 베개 삼아 잠드니
동녘이 이미 밝아 오는 줄을 몰랐더라.
65. 赤壁賦(後)(蘇東坡)
是歲 十月之望
(시세 시월지망)
步自雪堂 將歸於臨皐
(보자설당 장귀어임고)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이객종여 과황니지판)
霜露旣降 木葉盡脫
(상로기강 목엽진탈)
人影在地 仰見明月
(인형재지 앙견명월)
顧而樂之 行歌相答 已而
(고이약지 행가상답 이이)
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탄왈 유객무주 유주무효)
月白風淸 如此良夜 何!
(월백풍청 여차양야 하!)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객왈 금자박모 거망득어)
巨口細鱗 狀如松江之鱸
(거구세린 상여송강지로)
顧安所得酒乎 歸而謀諸婦
(고안소득주호 귀이모저귀)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부왈 아유두주 장지구의)
以待子不時之需
(이대자불시지수)
皐 언덕고. 坂 언덕판. 歎 탄식할탄.
薄暮(박모) 해가 지고 어둑어둑한. 鱸 농어로.
그해 10월 보름에
설당에서 걸어 나와
임고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두 손님이 나를 따라왔다.
황니 언덕을 지나는데
서리는 이미 내려 나뭇잎은 모두 지고
땅에 사람 그림자 고개 들면 밝은 달
돌아보며 즐기며 노래하며 서로 화답하네.
그리고 탄식하길
손님이 있는데 술이 없구나,
술이 있어도 안주가 없네.
달은 밝고 바람 시원하니
이처럼 좋은 밤이 있겠는가?
손님이 말하길
오늘 초 저녁에 그물 들어 고기 잡았으니
큰 입과 가는 비늘 송강의 농어 같은데
어디 술 얻을 곳은 없소?
돌아와 아내와 의논하니
아내가 말하길
술 한 말이 있는데 담근 지 오래되었소
언젠가 필요할 때를 기다렸다오.
於是 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어시휴주여어 부유어적벽지하)
江流有聲 斷岸千尺
(강류유성 단안천척)
山高月小 水落石出
(산고월소 수락석출)
曾日月之幾何 而江山 不可復識矣.
(증일월지기하 이강산불가부식의.)
落 줄어들다. 曾 이미증. 識 천성.
이에 술과 고기를 들고
다시 적벽 아래로 놀러 나가니
강물은 소리내어 흐르고 높은 절벽은 천 척이라
산이 높으니 달은 작고 물이 줄어드니 돌이 나오네.
이미 세월이 얼마나 흘렀으리
강산은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구나.
予乃攝衣而上
(여내섭의이상)
履巉巖披蒙茸 距虎豹登龍
(이찬암피몽용 거호표등룡)
攀棲鶻之危巢 俯馮夷之幽宮
(반서골지위혈 부풍이지유궁)
蓋二客不能從焉
(개이객불능종언)
劃然長嘯 草木震動
(획연장소 초목진동)
山鳴谷應 風起水湧
(산명곡응 풍기수용)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여역초연이비 숙연이공)
澟乎 其不可留也
(늠호 기불가유야)
反而登舟 放乎中流
(반이등주 방호중류)
聽其所止而休焉.
(청기소지이휴언)
攝 잡을섭, 접을접. 巉 가파를참. 踞 상거할거, 뛰어넘다.
蒙茸(몽용) 풀이 어지럽게 난 모양. 攀 더위잡을반, 끌어 당기다.
鶻 송골매골, 홀. 危 아슬아슬 높다. 馮夷(풍이) 하백.
幽宮 깊숙한 곳에 있는 궁전. 劃然 확연히, 분명하게.
嘯 휘파람불소. 湧 물솟을용. 悄然 근심스러운 듯. 澟 서늘할름.
나는 옷을 걷어 올리고
가파른 바위를 밟고 풀을 헤쳐가며
호랑이 표범을 뛰어넘어 규룡을 타고
송골매의 아슬아슬한 높은 둥지를 붙잡고
하백의 시퍼런 용궁을 내려다보는데
두 손님 쫓아오지 못하네.
확연히 긴 휘파람 소리내니 초목이 진동하고
산이 울리니 계곡이 화답하고
바람 일고 물이 솟구친다.
나 또한 근심스럽고 슬퍼서
숙연해지고 두려워서
간담이 서늘해 머물 수 없어
도로 배에 올라 강 가운데에 이르니
배가 멈춘 곳에 소리가 그쳤다.
時夜將半 四顧寂寥
(시야장반 사고적료)
適有孤鶴 橫江東來
(적유고학 횡강동래)
翅如車輪 玄裳縞衣
(시여차륜 현상호의)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알연장명 략여주이서야)
寂寥 적적하고 고요함. 翅 날개 시.
縞衣 흰 비단 저고리(학).
戞 창알, 가볍게 치다.
掠 노략질할 략, 스쳐 지나가다.
한밤중이 되니 사방이 적막하고
마침 학 한 마리 강을 가로질러 동으로 가는데
날개는 차바퀴 같고 검은 치마에 흰옷을 입은 듯하고
날개 짓하며 길게 울면서
우리 배를 스치듯 서쪽으로 날아가네.
須臾客去 予亦就睡
(수유객거 여역취수)
夢一道士 羽衣翩躚
(몽일도사 우의편선)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과임고하 읍여이언왈)
赤壁之遊樂乎?
(적벽지유락호?)
問其姓名俛而不答
(문기성명부이부답)
翩 나부낄 편. 躚 춤출 선. 俛 숙일 부.
잠시 후 손님은 떠나고 나 역시 잠을 잤네.
꿈에 한 도사 날개옷 펄럭펄럭 춤추며
임고 마을 지나가며
나에게 읍하고 말하길
적벽의 놀이는 즐거웠소?
그 이름을 물었으나 허리를 숙이고 답하지 않더라.
鳴乎噫嘻 我知之矣
(명호희희 아지지의)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주석지야 비명이과아자 비자야야)
道士顧笑 予亦驚寤
(도사고소 여역경오)
開戶視之 不見其處.
(개호시지 불견기처.)
疇昔(주석)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옛적. 전날 밤.
疇 이전 주.
아하 놀랍구나!
나는 알겠다 전날 밤
울면서 스쳐 날아간 것이
그대 아닌가?
도사가 돌아보며 웃어
나 역시 놀라 깨어
문을 열고 그를 보았으나
그 간 곳을 모르겠더라.
66. 滕王閣(王勃)
滕王高閣臨江渚(등왕고각임강저)
등왕 높은 누각에서 강가를 내려다보노라니
佩玉鳴鑾罷歌舞(패옥명란파가무)
옥을 차고 방울 흔들며 노래와 춤을 추던 연회 파한 지 오래고
畫棟朝飛南浦雲(화동조비남포운)
화려한 누각 아침엔 남쪽 포구에 구름 피어오르고
朱簾暮捲西山雨(주렴모권서산우)
저녁엔 서쪽 산에 비 걷히니
閒雲潭影日悠悠(한운담영일유유)
못에 비친 한가로운 구름 늘 유유히 떠가는구나.
物換星移幾度秋(물환성이기도추)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뀐 지 몇 해이던가?
閣中帝子今何在(각중제자금하재)
누각에서 연회 즐기던 帝子(원영)는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檻外長江空自流(함외장강공자류)
난간 밖 장강물은 부질없이 마냥 흘러만 가는구나.
67. 屛風 漢詩
⓵.
山明宿雨霽 花下復淸晨(산명숙우제 화하부청신)
泉石多仙趣 汀亭供善隣(천석다선취 정정공선련)
어젯밤 비로 산색은 선명해지고
꽃은 졌지만, 다시 맑은 새벽이 되니
산수의 경치 신선의 정취도 많아
물가 정자의 풍취는 정감을 주는구나!
⓶.
高樹鳥已息 小園花亂飛(고수조이식 소원화란비)
日兼春有暮 誰與我同歸(일겸춘유모 수여아동귀)
높은 나뭇가지엔 새 이미 잠들고
작은 동산엔 꽃닢만 어지럽게 날리네.
날은 봄과 같이 저물어가고 있는데
누구랑 함께 돌아갈까나?
⓷.
宿雨朝來歇 開軒覽物華(숙우조래헐 개헌람물화)
雲光樓斷樹 風影轉高花(운광루단수 풍영전고화)
간밤에 내린 비 아침에 그치고
들창 열고 산과 들을 바라보니
구름은 나뭇가지 끝에 걸려있고
봄바람은 고고한 꽃을 나부끼게 하네.
④.
高齋晴景美 淸氣滿園林(고재청경미 청기만원림)
掎杖寒山暮 關門落照沈(기장한산모 관문락조침)
고상한 집 풍경이 날이 맑게 개니 더 아름답고
맑은 기운 공원 숲에 가득하네.
지팡이 짚고 서니 한산에 해는 저물고
관문에 저녁노을 물들이네.
⑤.
天晴遠峰出 夜久數星流(천청원봉출 야구수성류)
多少殘生事 能無愧海鷗(다소잔생사 능무괴해구)
하늘이 맑게 개니 멀리 산봉우리 보이고
밤이 깊으니 수많은 별빛이 흐르는구나.
남은 인생사 얼마이더냐
능히 갈매기보다 부끄러워함이 없어야겠지.
⑥.
旅客三秋至 江山四望懸(여객삼추지 강산사망현)
樓臺相掩映 空水共澄鮮(루대상엄영 공수공징선)
나그네 가을에 이르니
강산 경치는 사방에 걸려있네.
누대는 서로 가리어서 그늘지게 하지만
하늘과 물은 맑고 선명함이 같구나.
⑦.
對酒惜餘景 高樓烟霧開(대주석여경 고루연무개)
暗花臨戶落 嬌燕入簷回(암화임호락 교연입첨회)
술잔을 마주하고 석양의 풍치를 아쉬워하는데
높은 누각에 안개가 걷히는구나.
향기 나는 꽃 창가에 떨어지고
물 찬 제비는 처마 밑으로 돌아오네.
⑧.
地幽忘盥櫛 目極喜亭臺(지유망관즐 목극희정대)
信美諧心賞 誰憂客鬢催(신미해심상 수우객빈최)
처지가 한가하여 몸단장을 잊었는데
볼수록 정자가 매우 아름답구나!
참으로 잘 어우러져 마음이 즐거우니
누가 나그네 늙음(구렛나루 성글어짐)을 걱정하는가?
⓵. 尋胡隱君 4(高啟)
古松惟一樹 森竦詎成林(고송유일수 삼송거 성림)
森수풀 삼, 무성한 모양 . 竦공경할 송, 우뚝 솟다.詎어찌 거.
오래된 소나무 오직 한 그루
무성하게 우뚝 자란들 어찌 숲을 이루며
孤生小庭裏 尙表歲寒心(고생소정리 상표세한심)
오두막 집에 사는 고독한 신세
오히려 차갑고 차가운 마음만 드러내는구나.
⓶. 詠桂樹詩(范雲)
南中有八樹 繁華無四時(남중유팔수 번화무사시)
남쪽에 여덟 그루의 나무가 있는데
번창하고 화려함이 사계절 변함없구나.
不識風霜苦 安知零落期(불식풍상고 안지영락기)
바람과 서리의 괴로움을 알지 못하니
어찌 쇠락하는 시기를 알 수 있으랴!
⓷. 尋胡隱君 1(高啟)
渡水復渡水 看花還看花(도수부도수 간화환간화)
물을 건너고 또 물을 건너서
꽃을 보고 또 꽃을 보네.
春風江上路 不覺到君家(춘풍강상로 불각도군가)
강변길에 봄바람 불어오니
어느 결에 그대 집에 이르렀네.
④. 尋胡隱君 3(高啟)
擧石不盈尺 孤竹不成林(거석불영척 고죽불성림)
돌을 들어보니 한 자도 체 되지 않고
외로운 대나무 한 그루 숲을 이루지 못한다네.
惟有歲寒節 乃知君子心(유유세한절 내지군자심)
오직 추운 겨울철이 되어야만
이제야 군자의 마음을 알겠네.
⑤. 絶句(杜甫)
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강벽조유백 산청화욕연)
강물이 푸르니 새가 더욱 희게 보이고
산이 푸르니 꽃은 붉어지려 하네.
今春看又過 何日是歸年(금춘간우과 하일시귀년)
올봄도 보고 또한 지나가니
어느 날에 나 고향에 돌아갈 해일러나!
⑥. 尋胡隱君 6(高啟)
盛年無幾時 奄忽行慾老(성년무기시 엄홀생욕노)
젊은 시절은 얼마 가지 않고
갑자기 욕심 많은 늙은이가 되어 가는구나.
但願壽無窮 與君長相保(단원수무궁 여군장상보)
다만 목숨이 무궁하기를 바라고
그대와 더불어 오래도록 서로 건강하길!
⑦. 醉眠詩(唐庚)
山靜似太古 日長如少年(산정사태고 일장여소년)
산이 고요하여 태고와 같고
하루해가 길어서 소년 시절과 같네.
餘花猶可醉 好鳥不妨眠(여화유가취 호조불방면)
남은 꽃에 오히려 취할 만하고
새를 좋아하니 잠을 방해하지 않네.
⑧. 飮酒看牧丹(劉禹錫)
今日花前飮 甘心醉數盃(금일화전음 감심취수배)
오늘 꽃 앞에서 술을 마시니
달콤한 마음에 몇 잔 술에 취했네.
但愁花有語 不爲老人開(단수화유어 불위노인개)
다만 걱정은 꽃이 어떤 말을 한다면
늙은이를 위해 피우지 않았다 하겠지.
⑨. 贈弟穆十八(王維)
與君靑眼客 共有白雲心(여군청안객 공유백운심)
반가운 손님 그대와 같이 있으면
흰 구름 같은 마음 함께 했었지.
不向東山去 日令春草深(불향동산거 일영춘초심)
동산길 가지 않으니
날로 봄풀만 무성해지겠지.
74 德川家康 與泗溟堂 酬酌詩
德川家康
石上難生草 房中難起雲(석상난생초 방중난기운)
汝爾何山鳥 來參鳳凰群(여이하산조 래참봉황군)
바위 위에 초목이 자라기도 어렵고
방안에 구름이 일기도 어려운데
그대는 어느 산 새인데
봉황무리에 와서 끼여드는가?
泗溟堂
我本靑山鶴 常遊五色雲(아본청산학 상유오색운)
一朝雲霧盡 誤落野鷄群(일조운무진 오락야계군)
나는 본래 청산의 학으로
늘 오색구름 속을 노닐었는데
갑자기 운무가 사라져
誤認하여 들 닭무리에 떨어졌도다!
75. 燕巖憶先兄(朴趾源)
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아형안발증수사 매억선군간아형)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금일사형하처견 자장건몌영계행)
나의 형의 얼굴 모양은 생전에 누구랑 닮았었지
언제나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고 싶을 때 나의 형의 얼굴을 보았었네
오늘 형이 그리운데 어느 곳에서 만나 볼까?
내 곧 의관을 정제하고 개울가로 가서 비추어 봐야겠네!
76. 山中(李珥, 栗谷)
白雲抱幽巖 靑鼠窺蓬戶(백운포유암 청서규봉호)
山人不出山 石逕蒼苔老(산인불출산 석경창태노)
흰 구름 멀리 바위를 감아돌고
산 다람쥐 봉창문을 기웃거리는데
산 사람 출입이 없으니
좁다란 돌길 푸른 이끼만 다북하네
77. 訪招提(權尙夏, 遂菴)
酒醒風有力 驢倦策無功(주성풍유력 려권책무공)
暮鍾何處寺 僧出白雲中(모종하처사 승출백운중)
招提(초제) 관부(官府)에서 사액(賜額)한 절.
술에서 깨니 바람은 거세게 불고
나귀는 지쳐 책찍질도 소용없네
저녁 종소리 어느 절에서 들리는가?
흰 구름속에서 스님이 마중을 나오네
78. 對酒憶賀監(李白)
四明有狂客 風流賀季眞(사명유광객 풍류하계진)
長安一相見 呼我謫仙人(장안일상견 호아적선인)
昔好杯中物 今爲松下塵(석호배중물 금위송하진)
金龜換酒處 却憶淚沾巾(금귀환주처 각억누첨건)
賀監 : 하지장(659~744) 자는 계진, 호는 사명광객, 당 현종때 비서감.
四明山 : 중국 절강성 영파에 남서쪽에 있는 산.
謫仙 : 하늘에서 귀양 온 신선.
사명산에 광객(狂客)이 살았었는데
풍류 시인 하계진(賀季眞)이라고 했지.
장안(長安)에서 처음 대면했는데
날 귀양 온 신선(神仙)이라 불렀네!
옛날엔 그리도 술 좋아하더니만
지금은 소나무 아래 한낱 티끌이 되었구나!
금 거북이 술 바꿔 마시던 곳
돌이켜 생각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79. 答人(太上隱者)
偶來松樹下 高枕石頭眠(우래송수하 고침석두면)
山中無曆日 寒盡不知年(산중무역일 한진부지년)
우연히 소나무 아래 와서
돌 베개삼아 높이 베고 잠을 자네
산중에는 달력이 없어
겨울이 다 갔는데도 해 바뀐 줄 모른다네.
80. 訪金居士野居(鄭道傳)
秋雲漠漠四山空 落葉無聲滿地紅(추운막막사산공 낙엽무성만지홍)
立馬溪橋問歸路 不知身在畫圖中(립마계교문귀로 부지신재화도중)
漠漠 널리 깔려있는모양.
구름 널리 깔려있는 가을날 온 산엔 사람없어 텅비어 있고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없이 온 땅을 붉게 물들이네
산골짜기 다리 위 말을 멈춰 세우고 돌아갈 길을 묻는데
나도 모르게 한 폭의 그림속에 내가 서 있구나.
81. 登鸛雀樓(王之渙)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백일의산진 황하입해류)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鸛雀樓 중국 산서성 푸주에 있는 사대 누각(황학루, 악양루, 등왕각, 관작루).
해는 산 넘어로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구나
내 천리 밖 풍경을 보고 싶어
다시 한층 더 올라가네.
82. 初夏卽事(王安石)
石梁茅屋有灣碕 流水濺濺度兩陂(석량모옥유만기 유수천천도양파)
晴日暖風生麥氣 綠陰幽草勝花時(청일난풍생맥기 로음유초승화시)
灣 물굽이만. 碕 굽은물가기. 濺 흩뿌릴천, 물이 빠르게 흐르는 모양.
陂 비탈파.
물굽이 돌아가는 곳 돌다리와 초가집이 자리하고
흐르는 물은 콸콸 소리 내며 양 비탈사이를 흘러가네
날은 맑고 따스한 바람 부니 보리가 자라나고
푸른 나무 그늘과 우거진 풀잎의 生氣가 봄날 꽃보다 아름다운 때로구나.
83. 回鄕偶書(賀知章)
少小離鄕老大回 鄕音無改鬢毛衰(소소리향노대회 향음무개빈모쇠)
兒童相見不相識 笑問客從何處來(아동상견불상식 소문객종하처래)
어릴적 고향을 떠나 늙어 돌아오니
고향 사투리 여전한데 내 머리털만 하얗게 쇠었네!
어린아이 날 쳐다보고 알아보지 못하고
우스며 묻길 할아버지는 어느 곳에서 오셨나요?
84. 佛日庵贈因雲釋(李達)
寺在白雲中 白雲僧不掃(사중백운중 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 萬壑松花老(객래문시개 만학송화노)
절은 흰구름 속에 있는데
스님은 흰구름을 쓸어내지 않네
손님이 와서 문을 비로소 여니
온 골짜기에 송화가루 흩날리네.
85. 尋隱者不遇(賈島 浪仙)
松下問童子 言師採藥去(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소나무 아래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 캐러가셨다 하네
지금 이 산속에 있긴 한데
구름이 짙어 있는 곳을 모른다네.
86. 閑山島夜吟[이순신(李舜臣, 1545~1598) 忠武公(諡號)]
水國秋光暮 驚寒雁陣高(수국추광모 경한안진고)
憂心輾轉夜 殘月照弓刀(우심전전야 잔월조궁도)
輾轉 누워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임.
가을바다 해는 느엇느엇 저무는데
추위에 놀란 기러기떼 줄지어 날아가네
나라 걱정에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데
새벽 달이 창 끝에 비치는구나.
87. 伽倻山 讀書堂(崔致遠)
狂奔疊石吼重巒 人語難分咫尺間(광분첩석후중만 인어난분지척간)
常恐是非聲到耳 故敎流水盡籠山(상공시비성도이 고교유수진농산)
狂 기세가 세다. 奔 빠르다. 疊 겹쳐질첩, 치다. 巒 메만. 故 일부러.
籠 대바구니롱, 휩싸다.
바위에 세차게 쏟아지는 물 온 산을 울리니
지척간 사람 말소리 알아듣지 못하네
늘 세상 시비다툼소리 들릴세라
일부러 흐르는 물로 온산을 휩싼다네.
88. 送人(鄭知常, 南湖)
庭前一葉落 床下百蟲悲(정전일엽락 상하백충비)
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홀홀불가지 유유하소지)
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편심산진처 고몽월명시)
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남포춘파록 군휴부후기)
忽忽 문득, 갑작스러움. 悠悠 한가롭고 여유가 있는 느낌.
片心 작은 마음. 孤夢 작은 꿈. 休 말휴. 負 저버릴부.
뜰앞 잎새 하나 떨어지니
침상 아래 벌레들 슬피 울고
갑자기 말릴 사이도 없이
유유히 어느 곳으로 가시나요?
한 조각 마음은 산이 다하는 곳에 머물고
작은 꿈은 달이 밝은 밤에 꾼다네
남포항 봄 푸른 물결 찰랑 찰랑 일거든
그대 훗날 만날 기약 저버리지 말게나.
89. 偶吟(李奎報)
無酒詩可停 無詩酒可斥(무주시가정 무시주가척)
詩酒皆所嗜 相値兩相得(시주개소기 상치양상득)
信手書一句 信口傾一酌(신수서일구 신구경일작)
奈河遮老子 俱得詩酒癖(나하저노자 구득시주벽)
遮(저)=這. 信 마음대로 하다. ~에 맡기다. 癖 버릇벽, 습관.
술은 시(詩) 짓는 걸 멈추게 할 수 없고
시(詩)는 술(酒) 마시는 걸 물리칠 수 없어라
시(詩) 술(酒) 모두 좋아하는 바니
서로 걸맞아 둘은 서로 탐하는구나
손 가는대로 시(詩) 한수 짓고
입맛 내키는대로 술 한잔 기울린다네
어찌하여 이 늙은이는
시벽(詩癖) 주벽(酒癖) 모두다 탐했을고.
90. 開聖寺八尺房(鄭知常)
百步九折登巑岏 家在半空唯數間(백보구절등찬완 가재반공유수간)
靈泉澄淸寒水落 古壁暗淡蒼苔斑(영천징청한수락 고벽암염창태반)
石頂松老一片月 天末雲低千點山(석정송노일편월 천말운저천점산)
紅塵萬事不可到 幽人獨得長年閑(홍진만사불가도 유인독득장년한)
巑 높이솟을산. 岏 가파를완. 澄 맑을징. 淡 질펀히흐를염, 물이 감도는 모양.
苔 이끼태. 斑 아롱질반. 紅塵 속된 세상. 老 쇠약하다. 低 머무르다.
온 힘을 다해 구불구불 산길을 걸어 가파른 높은 산에 오르니
허공에 매달린듯 집 단지 두서너 칸 뿐이네
맑고 깨끗한 영천(靈泉)에서 찬물 떨어지니
어둡고 축축한 낡은 벽에는 푸른 이끼 아롱져있네
바위 꼭대기 소나무는 조각 달처럼 쇠약해져가고
하늘 끝 구름은 뭇 산봉우리에 나직히 감아도는데
속된 세상 일들 미칠수 없어
숨어 사는 사람 홀로 오래도록 한가롭기만 하다네.
91. 山夕詠井中月(李奎報)
山僧貪月色 幷汲一甁中(산승탐월색 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 甁傾月亦空(도사방응갇 병경월역공)
산속의 스님 달빛을 탐하여
물과 함께 항아리에 퍼 담았지만
절에 도착하자마자 깨달으리라
항아리 물 쏟고 나면 달 역시 공(空)인 것을.
92. 北山雜詠(李奎報)
山花發幽谷 欲報山中春(산화발유곡 욕보산중춘)
何曾管開落 多是定中人(하증관개락 다시정중인)
산꽃이 깊은 계곡에 피어
산속의 봄을 알리고 싶어하네
꽃 피고 지는 것을 어찌 다(曾) 관장(管掌)하리오?
때마침 이곳 사람 선정(禪定)에 들었거늘.
93. 登全州萬景臺(鄭夢周)
千仞岡頭石徑橫 登臨使我不勝情(천인강두석경횡 등임사아불승정)
靑山隱約扶餘國 黃葉繽紛百濟城(청산은약부여국 황엽빈분백제성)
九月高風愁客子 百年豪氣誤書生(구월고풍수객자 백년호기오서생)
天涯日沒浮雲合 惆悵無由望玉京(천애일몰부운합 추창무유망옥경)
隱約(은약) 몰래 숨음.
繽粉(빈분) 많고 성한 모양, 어지럽게 떨어지는 모양.
惆悵(추창) 실망하는 모양, 개탄하여 슬퍼하는 모양.
惆 실심할추, 한탄하다, 슬퍼하다, 실망한 모양. 岡 산등성이강.
悵 원망할창, 슬퍼하다, 한탄하다, 멍하니.
천 길(仞) 산등성 머리 돌길을 가로질러
올라보니 무한한 정취(情趣) 어쩌지 못하겠네
청산(靑山)은 부여국(扶餘國)에 몰래 숨기고
단풍(黃葉)은 백제성(百濟城)을 노랗게 물들였구나
구월 찬 바람은 나그네 수심(愁心) 깊어지게 하고
평생 부린 호기(豪氣) 서생(書生)을 의혹(疑惑)하게 한다네
저 멀리 하늘 가 해는 지고 뜬구름 모이는데
한탄하며 멍하니 이유없이 옥경(玉京)을 바라보네
94. 諸城驛夜雨(鄭夢周)
今夜諸城驛 胡爲思舊居(금야제성역 호위사구거)
遠遊春盡後 獨臥雨來初(원유춘진후 독와우래초)
永野田宜稻 烏川食有魚(영야전의도 오천식유어)
我能兼二者 但未賦歸來(아능겸이자 단미부귀래)
宜稻(의도) 벼 심기에 적당함. 賦 읊을부.
오늘 밤은 제성역인데
왠 일로 옛집이 그리워지는지?
봄이 다 지난 뒤 멀리 떠나와서
홀로 누워 있으니 처음으로 비가 내리는구나!
영주의 들녘은 벼 심을 시기가 되고
오천엔 먹을 만한 물고기가 있지
난 능히 둘을 아우를 수 있지만
단 귀거래를 노래하지 못한다네.
95. 無語別(林悌 白湖)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십오월계녀 수인무어별)
歸來掩重門 泣向梨花月(귀래엄중문 읍향이화월)
열다섯 남짓 아리다운 산골 아가씨
남 보기 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헤어지네
집에 돌아와 겸문을 닫아 걸더니
배꽃같이 하얀 달을 보며 눈물짓누나.
96. 閨情(李淑媛 玉峰)
有約郞何晩 庭梅欲謝時(유약랑하만 정매욕사시)
忽聞枝上鵲 虛畵鏡中眉(홀문지상작 허화경중미)
欲 장차~하려하다. 謝 시들다.
약속을 해놓고 님은 어찌 안 오시나
뜨락의 매화꽃은 다 져가는데
갑자기 나뭇가지위에서 우는 까치소리 듣고는
부질없이 거울 앞에 눈썹 그리네.
97. 憶故人(梅窓)
春來人在遠 對景意難平(춘래인재원 대경의난평)
鸞鏡朝粧歇 瑤琴月下鳴(난경조장헐 요금월하명)
看花新恨起 聽燕舊愁生(간화신한기 청연구수생)
夜夜相思夢 還驚五漏聲(야야상사몽 환경오누성)
鸞 난세난, 거울난. 歇 쉴헐, 다하다, 끝나다. 瑤 아름다울옥요.
瑤琴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금, 옥으로 꾸민 금. 還 또, 또다시환.
봄은 왔어도 그리운 님 먼 곳에 계시니
아름다운 경치 봐도 마음이 편치 않다오
거울 앞에 아침 화장 끝마치니
달 아래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 울려 퍼지네
꽃을 보니 새 설움 솟아나고
제비 지저귀는 소리에 옛 수심이 일어나는구나
밤마다 님 그리는 꿈만 꾸다가
오경을 알리는 자경루 소리에 또 놀라네.
98. 秋日門巖山莊(丁若鏞 茶山)
籬落三更猛虎來 萬山寥寂一聲雷(리락삼경맹호래 만산요적일성뢰)
少年獨出柴門去 趕到前溪取狗廻(소년독출채문거 간도전계취구회)
籬 울타리리. 落 마을락. 寥 쓸쓸할요. 寂 고요할적. 雷 우래(천둥)뢰.
柴 울짱채. 趕 쫓을간
깊은 밤 울타리 밖 호랑이가 내려와서
온 산은 쓸쓸하고 고요한데 큰 우래소리 울리구나
소년은 혼자 사립문 열고 나가
시내 앞까지 뒤쫓아가서 개를 구하여 돌아오네.
99. 棄官歸鄕(申叔)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경전소백일 채약과청춘)
有山有水處 無榮無辱身(유산유수처 무영무욕신)
밭 갈며 종일을 보내고
약초캐며 청춘을 보냈다오
산 높고 물 맑은 곳
영화도 없고 욕됨도 없는 몸이라네.
100. 老驥伏櫪(曹操)
神龜雖壽 猶有竟時(신구수수 유유경시)
騰蛇乘霧 終爲土灰(등사승무 종위토회)
老驥伏櫪 志在千里(노기복력 지재천리)
烈士暮年 壯心不已(열사모년 장심불이)
驥 천리마기. 櫪 말구유력, 마판(馬板).
竟 마침내경, 다하다, 끝나다.
烈士 이해나 권력에 굴하지 않고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는 사람.
壯心 마음에 품은 壯하고 큰 뜻.
신령스런 거북이 비록 오래 살아도
오히려 수명을 다하는 때가 있고
이무기 구름타고 승천해도
마침내 흙먼지 되는구나
늙은 천리마는 마구간 마판에 업드려 있어도
뜻은 천리를 달리고 있듯이
열사 나이들어 늙어도
마음에 품은 장하고 큰 뜻 그만 둘 수 없어라.
101. 曉行(朴趾源 燕巖)
一鵲孤宿薥黍柄 月明露白田水鳴(일작고숙촉서병 월명로백전수명)
樹下小屋圓如石 屋頭匏花明如星(수하소옥원여석 옥두포화명여성)
薥 촉규화촉, 풀이름촉. 薥黍(촉서) 수수. 匏 박포.
까치 한 마리 외롭게 수숫대 위에 잠들고
달 밝고 이슬은 찬데 논고랑에 물 졸졸 흐르네
나무 아래 오두막 둥근 지붕은 너럭바위 같고
지붕 용마루에 하얗게 핀 박꽃은 별빛 같구나.
102. 漁父辭(屈原)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樵悴 形容枯槁.
(굴원기방 유어강심 행음택반 안색초췌 형용고고)
放 내쫓다, 추방하다. 游=遊 어슬렁거리다, 떠돌다.
潭 물가 심, 못 담. 畔 밭두둑 반, 물가 반.
憔悴(초췌) 병, 근심, 고생 따위로 몸이 여위고 파리함.
形容(형용) 생긴 꼴, 몰골. 枯槁(고고) 야위어 파리함.
굴원(屈原)이 추방 당하여 강 가를 떠돌고
못 가를 흥얼거리며 걷는 모습이
안색(顔色)은 초췌(樵悴)하고 몰골은 야위어 파리했다.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어보견이문지왈: 자비삼여대부여? 하고지어사?)
漁 고기잡을 어. 父 자 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총칭.
三閭大夫 초나라 관직.
어보(漁父)가 그를 보고 묻기를
당신은 초나라 삼여대부(三閭大夫)가 아니시오?
어떤 연유로 이곳까지 이르시게 되었오?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굴원왈: 거세개탁 아독청; 중인개취 이독성. 싱;견방)
擧 들 거, 모두, 다.
굴원(屈原)이 말하길
온 세상 모두 혼탁한데 나만 독야청청하고
많은 사람 모두가 취해있는데 나 홀로 깨어있어
그래서 추방당했오.
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어보왈: 성인불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凝滯(응체) 내리지 않고 막히거나 걸림.
推移(추이) 일이나 형편이 차차 옮아가거나 변해감.
어보(漁父) 말하길
성인(聖人)은 세상 물정(物情)에 막히거나 걸리지 않고
능히 세속(世俗)과 어우러져 변해갈 수 있다 했오.
世人皆濁 何不淈其泥而揚其波?
(세인개독 하불굴기니이양기파?)
淈 흐릴 굴, 다스리다. 泥 진흙 니. 波 물결 파, 흐름.
淈泥(굴니) 물을 휘저어 흙탕물이 되게 함.
揚波(양파) ① 파도를 일으킴
② 시세(時勢)를 따라 세상사람과 행동을 같이 함.
세상 사람 모두 혼탁한데
어찌 그대는 혼탁한 진흙탕 속에 빠져들어
세태(世態)을 좇아서 세상사람과 행동을 같이 하지 않는 것이오?
衆人皆醉 何不飽其糟而歠其醨?
(중인개취 하불포기조이철기리?)
歠 들이마실 철. 醨 삼삼한 술 리, 박주(薄酒).
여러 사람이 모두 술에 취했는데
어찌 그대는 술지게미로 배를 불리고
박주(薄酒)를 마시지 않은 것이오?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하고심사고거 자령방위?)
高擧(고거) 몸을 높은 지위에 둠.
어떤 연유로 몸을 심사숙고 해야 하는 높은 지위에 두어
자신을 추방당하게 하였오?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
(굴원왈: 오문지 신기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沐 머리 감을 목. 彈 바룰 탄. 振 정돈할 진.
굴원(屈原)이 말하길 내가 듣기로는
머리를 감아 새롭게 하는 자는 반드시 관(冠)을 바루고
목욕하여 새롭게 하는 자는 의복을 정돈하여 가지런히 한다는데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
(안능이신지찰찰 수물지문문자호?)
察察(찰찰) 결백한 모양.
汶汶(문문) 불명예, 치욕. 도리에 어두운 모양.
어찌 청렴결백(淸廉潔白)한 내가
불명예스런 치욕(恥辱)을 받아들일 수 있겠오?
寧赴湘流 葬於江魚之腹中.
(녕부상류 장어강어지복중)
赴 다다를 부, 들어가다. 湘流 중국 호남성에 있는 강.
차라리 상류(湘流) 강물에 빠져 죽어
물고기 배 속에 장사(葬事)지내는게 나으리라.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속지진애호?)
皓皓(호호) 밝은 모양. 깨끗한 모양. 한없이 넓은 모양. 河海의 광대한 모양.
塵埃(진애) 티끌과 먼지, 세상의 속된 것.
蒙 어두울 몽, 무릅쓰다. 白=伯 작위.
어찌 밝고 깨끗한 관리가
세속(世俗)의 더러운 티끌과 먼지를 무릅쓸 수 있겠오?
漁父莞爾而笑 鼓枻而去.
(어보완이이소 고세이거)
枻 노 예, 도지개 설.
어보(漁父)가 빙그레 웃으면서 노(枻)를 저어 배를 몰아가며
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내가왈: 창랑지수청혜 가이탁오영)
이어 노래 부르길
창랑(滄浪)의 물이 맑거든 내 갓끈(纓)을 빨면 되고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창랑지수탁혜 가이탁오족)
창랑(滄浪)의 물이 탁하거든 내 발(足)을 씻으면 된다오.
遂去 不復與言.
(수거 불부여언)
마침내 어보(漁父)가 사라져 버리니
다시 함께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103. 苗族古歌
落葉隨風滿溪流 黃花寂寞倚高丘(낙엽수풍만계류 황화적막의고구)
遠山煙雨迷歸路 孤雁聲聲泣舊遊(원산연우미귀로 고안성성읍구유)
斜陽映水紅光碎 心奇他鄕夢裏舟(사양영수홍광쇄 심의타향몽리주)
낙엽은 바람결에 계곡에 가득 나부끼고
노란 황국은 높은 언덕 한 켠에 적막하게 피어있구나
먼산 안개비는 돌아갈 길을 헤매이고
짝 잃은 기러기 소리소리 짝을 찾아 울어대네
석양 빛 물 위에 비추니 노을이 부서져 일렁이고
마음은 타향에 의지하여 꿈속에서나마 고향가는 배를 타네.
104. 安邊城樓(鄭夢周)
歸心杳杳入長空 萬里登樓滿帽風(귀심묘묘입장공 만리등루만모풍)
已信此身無定止 明年何處聽秋鴻(이신차신무정지 명년하처청추홍)
杳杳(묘묘) 깊고 어두운 모양/아득한 모양. 長空(장공) 높고 먼 하늘.
帽(모) 모자, 두건. 鴻(홍) 큰기러기, 고니.
돌아가고 싶은 마음 아득히 높고 먼 하늘까지 쏠리어
멀리 떨어진 누각에 오르니 바람만 두건에 가득하네
이 몸 머무를 곳 없음을 이미 알았건만
내년에는 어느 곳에서 가을 소식 들으려나?
105. 江南柳(鄭夢周)
江南柳江南柳 春風裊裊黃金絲(강남류강남류 춘풍뇨뇨황금사)
江南柳色年年好 江南行客歸何時(강남류색년년호 강남행객귀하시)
蒼海茫茫萬丈濤 家山遠在天之涯(창해망망만장도 가산원재천지애)
天涯之人日夜望 歸舟坐對落花(천애지인일야망 귀주좌대락화)
空長歎 空長歎(공장탄 공장탄)
但識相思苦 肯識此間行路難(단식상사고 긍식차간행로난)
人生莫作遠遊客 少年兩鬢如雪白(인생막작원유객 소년양빈여설백)
裊 간드러질 뇨. 裊裊(요뇨) 나뭇가지가 바람에 간들어지는 모양.
茫茫(망망) 廣大한 모양/ 끝없는 모양/ 盛한 모양.
空(공) 부질없이, 헛되이. 肯(긍) 감히. 鬢 살쩍 빈, 귀밑털. 濤 물결 도.
강남버들 강남버들
봄바람에 하늘하늘 황금빛 실과 같네
강남버들 빛깔이 해마다 좋으련만
강남 나그네는 어느 때나 돌아가려나?
끝없이 넓은 푸른 바다 물결은 높게 이는데
고향은 저 멀리 하늘가에 있다네
하늘가 이 사람은 밤낮으로 바라보며
돌아갈 배에 앉아 지는 꽃 마주하고
부질없이 긴 한숨짓나니
서로 그리워하고 괴로워하는 마음만 알 뿐
그간 나그네 여행길 어려움을 감히 알리오
사람이 살면서 멀리 유람하는 나그네는 되지 마오
소년의 귀밑털이 눈처럼 희여진다오.
106. 日本에서(鄭夢周)
① 平生南與北 心事轉蹉跎(평생남여북 심사전차타)
故國海西岸 孤舟天一涯(고국해서안 고주천일애)
梅窓春色早 板屋雨聲多(매창춘색조 판옥우성다)
獨坐消長日 那堪苦憶家(독좌소장일 나감고억가)
轉(전) 오히려. 蹉跎(차타) 일을 이루지 못하고 나이만 많아짐.
心事(심사) 맘먹은 일. 早(조) 빨리 찾아오다. 板屋(판옥) 판자집.
那(나) 어찌. 堪(감) 견디다. 苦憶(고억) 간절한 생각.
평생 남과 북을 오가며
맘먹은 일 오히려 이루지 못하고 나이만 먹었네
고국은 바다 서쪽 언덕 넘어
외로운 배는 하늘의 가에 있는 것 같네
창가에 매화 피어 춘색(春色)이 빨리 찾아오고
판자 집에 내리는 비 소리 요란하네
홀로 앉아 긴 세월을 보내노니
집을 생각하는 간절한 그리움을 어찌 견디리오?
② 僑居寂寞閱年華 苒苒窓櫳日影過
(교거적막열년화 염염창롱일영과)
每向春風爲客遠 始知豪氣誤人多(매향춘풍위객원 시지호기오인다)
桃紅李白愁中艶 地下天高醉裏歌(도홍이백수중염 지하천고취리가)
報國無功身已病 不如歸去老烟波(보국무공신이병 불여귀거노인파)
僑居(교거)=寓居 남의 집이나 타향에서 남의 집에 임시로 몸을 부쳐 삶.
閱 셀 열, 보내다, 겪다. 年華(연화) 흘러가는 시간.
苒苒(염염) 성한 모양, 풀이 무성한 모양. 櫳 우리 롱, 창살이 있는 창.
烟波(煙波)(연파) 煙霞(연하)가 낀 수면, 물안개, 江湖=자연, 세상.
타향살이 적적하게 세월만 보내고
창 창살에 햇살 가득 해 그림자 지나가네
매년 봄바람은 나그네 마음을 소원하게 하니
비로소 알겠네! 호기(豪氣)가 사람을 얼마나 그릇되게 하는지를
붉은 복숭아 꽃, 하얀 오얏 꽃 근심 속에 농염(濃艶)하여
하늘은 높고 땅은 낮다고 취중에 노래 부르네
보국에 공이 없고 몸은 병들었으니
자연(煙波)으로 돌아가 늙어감만 못하리라.
107. 庚戌歲九月中於西田穫早稻(陶淵明)
人生歸有道 衣食固其端(인생귀유도 의식고기단)
孰是都不營 而以求自安(숙시도불영 이이구자안)
사람이 살면서 몸을 의탁하는데도 도(道)가 있으니
입고 먹는 것은 본디 그 첫째가 되니
누군들 이것들을 꾀하지 않고서
저절로 안락(安樂)을 어찌 구하겠는가?
開春理常業 歲功聊可觀(개춘리상업 세공료가관)
晨出肆微勤 日入負耒還(신출사미근 일입부뢰환)
常業(상업) 정해진 일, 일정한 일. 聊 즐거울 료. 微(미) 몰래.
봄이 되면 농사일을 시작하여야
가을에 일 년 농사 수확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니
새벽에 일터에 나가 남모르게 부지런히 일하고
해가 지면 쟁기 짊어지고 돌아온다네.
山中饒霜露 風氣亦先寒(산중요상로 풍기역선한)
田家豈不苦 弗獲辭此難(전가기불고 불획사차난)
田家(전가) 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 그런집.
산중에는 서리와 이슬이 많이 내리고
날씨 또한 일찍 차가워지니
시골 생활이 어찌 고생스럽지 않겠는가만은
이런 어려움을 마다하면 일의 마땅함을 얻지 못한다네.
四體誠乃疲 庶無異患干(사체성내피 서무이환간)
盥濯息簷下 斗酒散襟顔(관탁식첨하 두주산금안)
襟顔=胸襟, 面顔.
온 몸은 정말로 피곤해도
다른 근심 걱정일랑 없길 바라고
손발 씻고 처마 밑에 쉬면서
한 말 술로 지친 몸과 마음을 푼다네.
遙遙沮溺心 千載乃相關(요요저익심 천재내상관)
但願常如此 躬耕非所歎(단원상여차 궁경비소탄)
遙遙(요요) 매우 멀고 아득함.
먼 옛날 장저(長沮)와 걸익(桀溺)의 마음이
천년이 지난 지금 서로 통하게 하니
늘 이렇게 되길 바랄 뿐
농사짓는 신세를 한탄할 바가 아니네.
108. 公無渡河歌
公無渡河 公竟渡河(공무도하 공경도하)
墮河而死 當奈公何(타하이사 당내공하)
① 한자적풀이
無=毋. 當=將. 竟 마침내 경. 墮 떨어질 타.
님이시여! 강을 건너지 말라 했더니
님은 끝내 강을 건너고 말았구려
물에 빠져서 죽으니
장차 님을 어찌하리까?
② 향가적풀이(김영회 향가 연구가)
霍里子高(두루미 곽, 마을 리, 남자 자, 높다 고)
霍里=고조선, 子高 왕이 높이 날아간다(저승).
麗玉(곱다 려, 옥 옥), 왕의 옥체. 麗容(곱다 려, 얼굴 용), 왕의 얼굴(龍顔).
朝鮮津(정사 조, 고울 선, 직위 진) 정치를 잘하는 나라.
白首狂夫(흰 백, 머리 수, 어리석을 광, 사내 부) 어리석은 왕(고조선왕).
箜篌(공후) 우리나라에서 쓰인 현악기의 일종, 백제금이라 불리었음.
公 귀인 공. 無 없다 무, 주검을 덮는 덮개 무. 渡 물거너다 도.
河 강 하. 竟 마치다 경. 墮 떨어지다 타. 而 구렛나루 이(보언).
死 죽다 사. 當 마땅 당(보언). 奈 능금나무 내(보언). 何 어찌 하.
公無(공무) 임이 죽어 없어졌다.
當奈(당내) 마땅히 능금을 제수로 올려야 한다.
公何(공하) 임을 어찌하리.
향가(鄕歌)는 어순(語順)이 우리 말 어순(語順)이다.
최표(崔豹)의 『고금주(古今注)』에 기록된
이 노래의 배경설화는 다음과 같다.
공후인(箜篌引)은 조선(朝鮮)의 진졸(津卒) 곽리자고(霍里子高)의
아내 여옥(麗玉)이 지은 것이다.
자고(子高)가 새벽에 일어나 배를 저어 가는데,
머리가 하얗게 센 한 남자가 호리병을 들고
강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아내가 뒤쫓아 외치며 말렸으나,
다다르기도 전에 그 사람은 결국 물에 빠져 죽었다.
이에 그의 아내는 공후(箜篌)를 타며 ‘공무도하(公無渡河)’의 노래를 지으니,
그 소리는 심히 구슬펐다.
그의 아내는 노래가 끝나자 스스로 몸을 물에 던져 죽었다.
자고(子高)가 돌아와
아내 여옥(麗玉)에게 그 광경을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려주니,
여옥(麗玉)이 슬퍼하며, 곧 공후(箜篌)로 그 소리를 본받아 타니,
듣는 자가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가 없었다.
여옥(麗玉)은 그 소리를 이웃 여자 여용(麗容)에게 전하니
일컬어 공후인(箜篌引, 引=노래곡조, 악곡)이라 한다.
임께서 없어졌네, 물 건너가네, 강 건너가네.
임께서 죽었다네, 물 건너가네, 강 건너가네.
배에서 떨어지네, 물에 빠져 죽었다네.
(마땅히 능금을 제수로 올려라) 임을 어찌하리.
[출처] [2025] 저녁노을|작성자 kbs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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