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끓이며
유옹 송창재
어우러져 세상을 살아 갈 때 지녀야 할 중요한 개인적 덕목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며 나를 돌아본다.
그것은 켸켸묵은 사고라고 치부될 망정 정직이다.
돌아보면
정직해서 많은 불이익을 받으며 살아 왔고,
약삭 바르지 못하다.
감성적이다.
어리석다.
욕심이 없다.
철이 없다.
직설적이다.
감정 표현이 거칠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다. 라는
나를 알면서 하는 지적과
반면에 나를 전혀 모르는 선입견적인 지적을 당하고 조롱도 당해왔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지
내가 솔직해서 적당히 포장하고 꾸미지를 못 하는 데에서 그러한 평가가 연유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가끔은 작은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큰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는 용기가 없어서 우물쭈물 하기도 하지만,
그런 내가 나를 보고 웃고 만다.
그렇게 살아왔고, 의도적 이었던 아니었던
가식적이든 아니든
나는 그렇게 규정되어왔다.
사랑에 있어서도 그랬다.
흠 많은 내가
흠 조금인 사람을 평가하려 들지는 않았지만,
거짓과 진실에서,
사랑과 농락에서
긴가 민가하며 내 의식에 많은 결정을 미루며 갈등하였다.
정직은 최선의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나는 지금도 믿는다.
사는 것은 관계이다.
세상과의 관계,
즉 생각하는 타인과의 관계이다.
이러한 관계가 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그 관계를 맺고있는 개개의 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이익만을 구하여,
마치 상대는 우둔하여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자기는 영리하고 똑똑하다는 생각에서,
상대를 거짓으로 기만하면,..
멍청해서가 아니라,
이기적이지 못하고 순수하여,
정직한 사람은 의도된 불이익에 들고
이로 인한 연쇄적 역기능적 세상에 빠지고 만다.
정직하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눈을 반짝이며
내가 잘 살고 영리하고 늘 이긴다고 자신하며 살고 있고 또 그것이 옳다고 우기겠는가?
세상이 어렵고 힘든 것은,
서로가 정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우둔하다, 바보다. 라고 지적되는 사람들만이 모여 산다면,
그 세상이 차라리 인간적 일른지 모르겠다.
휘황찬란한 번쩍거림을 발전이라고 한다면,
미발전한 어설픈 세상이겠지만,
그래도
어설픈 세상에
인간 세상의 맛은 있을 것이다.
주방에서 아침 커피 한 잔을 끓여 마시며,
커피 콩의 근원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