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yond reason
미량원소 치유의학의 세계
1) 간에서는 매일 250~1,000㎖ 가량(농축되기 전)의 담즙이 생성
2) 담즙은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되거나 간에 의해 혈류로부터 얻는데, 이들은 간에서 장으로 이동한 뒤, 지방을 유화시키고 작은 지방방울의 표면장력을 떨어뜨려 췌장과 장의 지방분해효소가 쉽게 작용할 수 있게 해줌. 담즙산염은 보통 결장까지 가지 않지만 과량 분비될 때 결장까지 도달하고 수분과 나트륨의 흡수를 방해하여 검은 장액성(漿液性) 설사를 일으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법)
3) 인체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의 양은 하루에 위액이 2~3ℓ, 담즙이 약 1ℓ, 췌장액이 약 3ℓ, 소장 표면에서 분비되는 장액이 약 2ℓ, 기타(타액, 점액...) 해서, 총 10ℓ이상의 소화액이 분비되기에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양보다 많거나 먹는 양만큼의 소화액이 분비
4) 담즙산과 지방흡수
-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담즙산염은 지방을 유화시키고 더 작은 단위로 분해하여 결국 지방산으로 흡수함.
- 간울혈, 간염, 담즙정체는 담즙이동을 억제하므로 잘 치료해야 함
- 담낭절제술을 받으면 식사시 불충분한 양의 담즙배설이 일어질 수 있음. 그래서 지방소화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경구용 담즙산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됨.
5) 담즙산(bile acid) 또는 담즙산염(bile salt) 은 글리코레이트나트륨과 타우로레이트나트륨의 염이며,
지방을 유화시켜서 소화효소인 라이페이스의 작용을 촉진시켜 지방산을 용해시키기 쉽게 함.
6) 또한 담즙산은 소화작용에 관여하는 기본적인 역할이외에도, 세포막 또는 핵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용체에 결합하여 지방과 포도당 등의 에너지 대사, 염증 조절, 장내 미생물의 성장 등 인체 내에서 광범위한 신호전달 호르몬으로서 작용과 기능
담즙산 간에서 하루 0.2~0.6g 합성
쓸개에 답즙저장 - 음식물(지방)이 십지지장으로 내려오면 분비(1회에 3g분비)
대변으로 5% 배설
소변으로 0.5 mg 배설
담즙산은 담즙의 주요 구성성분으로 양극성을 띄고 있어 장관에서 식이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1)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연구들을 통해 담즙산이 계면활성제로서 소화작용에 관여하는 기본적인 역할이외에도, 세포막 또는 핵에 존재하는 다양한 수용체에 결합하여 지방과 포도당 등의 에너지 대사, 염증 조절, 장내 미생물의 성장 등 인체 내에서 광범위한 신호전달 호르몬으로서 작용과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4)
담즙산 흡착제인 colesevelam의 경우, 저밀도지질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을 조절하는 작용에 의해 오랫동안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으나, 혈당을 조절하는 작용이 추가적으로 밝혀져 2015년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로부터 새로운 적응증을 승인받은 바 있다.5)
또한 원발성담관염(primary biliary cholangitis)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은 최초의 담즙산 수용체 효능제인 obeticholic acid (OCA,Ocaliva®)는 2016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으며6), 현재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7)
대사질환은 최근 국내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담즙산과 그 수용체를 통한 대사조절 작용은 대사질환 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본 종설에서는 담즙산의 합성과 분비를 비롯하여 담즙산 수용체와 그 기능, 담즙산의 생리적인 역할 등에 관하여 대사질환의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담즙산의 합성
담즙산은 간세포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합성되는데, 지용성 콜레스테롤 모핵에 수용성 수산화기가 추가되어 양극성(amphipathic) 구조를 가지게 된다. 이때 수산화기가 추가되는 위치에 따라 용해도와 소수성(hydrophobicity)에 차이가 나는 여러 분자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를 통칭해 담즙산이라 한다.8) 각 담즙산의 구조와 소수성의 차이는 담즙산 수용체에 대한 친화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되고 그 결과 생리활성에서 중요한 차이를 나타내게 된다.8,9)
담즙산은 일반적으로 1차 담즙산과 2차 담즙산으로 구분된다. 일차 담즙산은 콜레스테롤로부터 직접 합성되는 담즙산으로 cholic acid (CA)와 chenodeoxycholic acid (CDCA)가 있다. 이들 1차 담즙산의 대부분이 간세포 내의 cytochromeP450 효소에 의한 고전경로를 통해 합성되는데, 이 경로에 관여하는 여러 효소들 중 cholesterol 7α-hydroxylase (CYP7A1)에 의한 반응이 속도결정 단계로 담즙산의 합성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10) 그 외 대체경로를 통해서도 1차 담즙산이 합성되며, 총 담즙산 합성의 3%~18% 정도를 차지한다.8) 간에서 합성된 1차 담즙산은 글리신 또는 타우린과 포합되어 답즙산염(bile salt)이 되고, 담즙산염 수송 펌프에 의해 담세관(bile canaliculus)으로 분비된다. 담세관으로 분비된 담즙산염은 총간관(common hepatic duct)과 담관을 거쳐 담즙의 형태로 담낭에 저장된다.
저장된 담즙은 소화과정에서 십이지장으로 분비되고 장관을 따라 이동하며 장내 미생물에 의해 탈포합되어 담즙산의 곁사슬이 변형되는데, 이를 2차 담즙산이라한다. 이 때 7번 위치 탄소원자의 탈수산화 반응에 의해 CA로부터 deoxycholic acid (DCA)가, CDCA로부터 lithocholic acid (LCA)가 만들어지며, CDCA의 7번 위치 탄소원자에 대한 입체이성질체인 ursodeoxycholic acid (UDCA)도 소량 만들어진다.11,12) (Fig. 1)
담즙산의 분비
음식물을 섭취하면 위에서 위산에 의한 첫 번째 화학적 소화를 거친 후 미즙의 형태로 소장으로 운반된다. 십이지장의 산도가 증가하면, 산을 중화하고 유입된 아미노산과 지방산의 추가적인 소화를 돕기 위해 십이지장 점막에서 세크레틴과 콜레시스토키닌이 분비된다. 세크레틴은 십이지장의 S세포에서 분비되는데, 위액의 분비를 억제하고 췌장의 탄산수소나트륨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십이지장의 산도를 조절한다. 콜레시스토키닌은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십이지장 점막의 I세포와 공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췌장의 소화효소 분비를 촉진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의 소화를 돕고, 담낭에서 담즙이 분비되도록 하여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1,12) 이 과정에서 콜레시스토키닌은 담낭을 수축시키고 오디조임근을 이완시켜 담낭에 저장되어 있던 담즙이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도록 하는데, 이 때 세크레틴도 담즙 분비에 간접적으로 작용한다.13)
이렇게 분비된 담즙산의 95%는 소장의 끝부분인 말단회장에서 농도구배에 의한 확산과 에너지 소비를 통한 능동수송을 통해 재흡수되어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돌아간다. 담즙산은 하루 평균 4~12회, 이러한 장간순환(enterohepatic circulation)을 통해 재사용된다. 한편 재흡수되지 못한 5%의 담즙산은 장내미생물에 의해 탈포합되어 장에서 수동적으로 흡수되거나 분변으로 배설된다.8) 이 과정에서 간으로 돌아가지 못한 소량의 담즙산은 혈장 알부민 또는 지단백(lipoprotein)과 결합하여 전신 순환을 통해 말초조직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수용체와 결합하여 다양한 생리작용을 나타낸다.8)
담즙산 수용체
담즙산은 세포막 또는 핵에 분포하는 담즙산 수용체에 결합하여 다양한 생리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담즙산 수용체로는 Takeda G protein-coupled receptor (TGR5)와 farnesoid X receptor (FXR)가 있으며, 그 외에도 pregnane X receptor(PXR), vitamin D receptor (VDR), constitutive androstane receptor (CAR) 등이 있다.14) 이 중 PXR, VDR, CAR의 경우 인체 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CA, DCA, CDCA가 아닌, LCA, 3-keto LCA와 결합한다고 알려져 있어, 담즙산 수용체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들보다는 TGR5와 FXR을 중심으로 수행되고 있다.15,16)
FXR은 핵수용체로 담즙산에 의해 활성화되면 DNA의 FXR response elements (FXREs)에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한다.17) 이 때 FXR은 단량체(monomer) 혹은 다른 핵수용체인 retinoid X receptor (RXR)와 이형중합체(heterodimer)를 형성하여 FXR/RXR 형태로 작용한다.18) 인체 내에서 FXR은 FXRα1, FXRα2, FXRα3, FXRα4의 네 가지 아형(isoform)으로 존재하는데, FXRα3, FXRα4는 각각 FXRβ1, FXRβ2로 불리기도 하며, FXRα2와 FXRβ2가 FXRα1, FXRβ1보다 FXREs에 더 잘 결합한다.19) 이들 FXR 아형들은 담즙산의 대사에 관여하며, 조직에 따라 그 발현 정도에 차이가 나타난다.8)
담즙산이 결합하는 수용체는 세포 내 뿐만 아니라 세포 표면에도 존재한다.20-22) TGR5는 G protein-coupled bile acid receptor 1 (GPBAR1)으로, 담즙산이 결합하면 G protein이 활성화되고 아데닐산고리화효소(adenylate cyclase)를 유도해 adenosine triphosphate (ATP)로부터 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cAMP)를 만든다.21) 그 결과 세포 내에서 일련의 연쇄적인 신호전달반응이 일어나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의 기능을 조절한다.22)
담즙산은 그 화학적 성질에 따라 각 수용체에 결합하는 정도가 다르다.4) 담즙산이 핵수용체인 FXR에 결합하기 위해서는 세포막을 통과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양극성을 띄고 있는 담즙산 중에서도 소수성이 큰 담즙산은 확산을 통해 세포막을 쉽게 통과한다. 반면 친수성이 큰 담즙산이나 포합된 담즙산염의 경우에는 능동수송을 통해 세포막을 통과한다. 이에 따라 FXR은 CDCA > DCA > CA > LCA 순으로, TGR5는 LCA> DCA > CDCA > CA 순으로 강하게 활성화된다.4)
담즙산 수용체의 역할
담즙산 수용체는 여러 장기에 분포하며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FXR은 간과 장관, 신장, 부신에 많이 존재하며 그외 지방조직과 심장에도 소량 분포한다.9,23) TGR5는 장관과 비장, 신장, 췌장, 폐, 비만세포, 대식세포, 중추신경계 등 다양한 장기와 조직의 세포막에 분포하고 있다.21)
FXR
FXR은 담즙산의 합성과 분비, 수송을 조절하여 세포 내에서 담즙산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먼저 FXR은 담즙산 합성에 있어서 음성되먹임(negative feedback)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17) 담즙산은 그 자체로 세포독성이 있어 세포 내에서 적절한 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간세포가 고농도의 담즙산에 노출되면 간손상과 간염이 발생할 수 있다.3) 이 때 FXR은 대부분의 1차 담즙산이 합성되는 고전경로에서의 중요한 효소인 CYP7A1를 억제함으로써 담즙산의 합성을 억제한다.8,17) 즉, 간에서 담즙산이 FXR에 결합하면 핵수용체인 smallheterodimer partner (SHP)의 발현을 유도하는데, SHP는 CYP7A1의 합성을 촉진하는 liver related homolog-1 (LRH-1)과 hepatocyte nuclear factor 4α (HNF-4α)를 억제함으로써 CYP7A1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24)
반면, 장관에 분포하는 FXR이 활성화되면 장에서 fibroblast growth factor 19(FGF19)이 분비된다.9) FGF19은 간세포의 hepatic FGFreceptor 4 (FGFR4)에 결합하고,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통해 CYP7A1 유전자의 전사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8,10,25) 이처럼 FXR은 분포하는 조직에 따라 다양한 작용기전에 의해 담즙산의 합성을 조절한다.
간세포의 FXR은 담즙산염 유출펌프(bile salt export pump,BSEP)를 유도하여 세포 내의 담즙산을 담낭으로 분비하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동시에, 담즙산의 유입을 담당하는 능동수송체인 Na-taurocholate cotransporting polypeptide (NTCP)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혈액으로부터 간으로 수송되는 담즙산의 양을 제한한다. 또한 유기 음이온수송체(organic solutetransporter, OST)를 유도하여 담즙산을 혈액으로 보내어 신장배설을 유도하기도 한다.17) 이와 같이 FXR은 세포 내의 담즙산 또는 담즙산염의 농도를 감지하여 담즙산의 합성을 억제할뿐만 아니라, 담즙산의 유출을 촉진하고 혈액으로부터의 유입을 억제함으로써 간과 장관 내에서 담즙산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한다.17)
FXR은 담즙산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 외에도 지방과 포도당 대사와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14)(Fig. 2) 지방대사와 관련하여 FXR은, 간에서 신생 지방합성(de novo lipogenesis)과 초저밀도지단백(very low-density lipoprotein, VLDL)의 과합성을 억제함으로써 간에서의 지방축적을 억제하고 혈장의 중성지방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또한 지방분해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 지방을 분해하고, peroxisome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 (PPARα)의 발현과 fibroblast growth factor 21 (FGF21)의 분비를 촉진해 유리지방산을 산화한다.8,26,27) 그러나 FXR의 음성되먹임에 의해 담즙산의 합성이 감소하면 간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간세포에 있는 LDL 수용체의 활성이 감소해 혈장 LDL-C농도가 증가한다.8)
FXR은 인슐린감수성을 개선시키고 간에서의 당신생(gluconeogenesis)을 억제함으로써 포도당 대사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FGF21은 당수송체인 glucose transporter 1 (GLUT1)의 발현을 촉진해 인슐린 비의존적으로 지방세포에서의 포도당 섭취를 높이고 간에서의 당신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FGF19에 의해 그 유전자의 발현과 분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27,28) FGF19은 장에서 담즙산에 의해 FXR이 활성화되면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간에서의 당신생 억제 등 인슐린과 유사한 작용이 있는것으로 보고되었다.8)
뿐만 아니라 FXR은 염증반응 조절에도 관여한다. 세포 내에 담즙산이 축적되면 염증 싸이토카인이 증가하고 간손상을 유발하는데, 간에서 FXR이 활성화되면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LPS 유발 amyloid P와 amyloid A3 등의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8,29) 이를 통해 FXR은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함으로써 간보호 작용과 간세포 재생작용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FXR의 생리작용에 근거하여 FXR 효능제인 obeticholic acid는 간세포 내의 담즙산의 농도를 낮추고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담관염 치료에의 효과를 입증했으며, 2016년 원발성담관염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30)
TGR5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조직인 갈색지방과 근육의 세포막에는 담즙산 수용체 TGR5가 분포하고 있으며, TGR5에 담즙산이 결합해 활성화되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 특히 cAMP 의존 갑상선호르몬 활성 효소인 type 2 iodithyronine deiodinase (D2)가 존재하는 갈색지방세포의 경우, TGR5 활성에 의해 세포 내 cAMP의 농도가 증가하면 D2가 유도되고 갑상선호르몬이 활성화되어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게 된다.20) 뿐만 아니라 비만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장관에서 담즙산에 의해 TGR5가 활성화될 경우 glucagon-like peptide-1 (GLP-1)의 분비가 촉진되어 포도당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관여한다고 보고되었다.8,20)
담즙산과 대사질환
대사질환은 에너지의 항상성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담즙산은 다양한 수용체에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신호전달체계를 조절하여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에너지 대사와 항상성 유지에 관여하고 있다. 이는 담즙산이 대사조절 호르몬 또는 신호전달물질로서 대사질환 치료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담즙산과 그 수용체의 활성은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31,32), 대사질환이 병태생리적으로 만성적인 염증반응과 관련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담즙산과 그 수용체가 다양한 대사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비만
비만은 과다한 체지방을 가진 상태로,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아시아인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3 kg/m2 이상일 때를 비만으로 정의한다.33)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동일한 기준에 의거하여 비만을 정의하고 있다.34)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으로 분류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의 위험요인이 되는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35)
담즙산은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갈색지방과 근육에 존재하는 TGR5를 통하여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킨다.20) 따라서 담즙산-TGR5-cAMP-D2 간의 신호전달체계는 에너지 소비를 조절하여 비만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표적이 될 수 있다.36) 뿐만 아니라 장관에서 TGR5의 활성화에 따른 GLP-1 분비 작용도 비만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GLP-1은 영양분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 호르몬 중의 하나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펩타이드로 매우 잘 알려져 있으며, GLP-1 수용체 효능제는 현재 제2형 당뇨병 치료에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37)
GLP-1 수용체 효능제는 혈당강하 작용 외에도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작용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기존에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GLP-1 수용체 효능제인 liraglutide가 최근 고도비만 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다.38) 그러므로 TGR5의 활성에 의한 GLP-1의 분비는 임상에서 당뇨병과 비만 등 여러 대사질환들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담즙산이 중요한 치료 표적으로서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담즙산의 또 다른 수용체인 FXR은 장관에서의 GLP-1 분비에 있어서 TGR5와는 반대되는 작용을 나타낸다. FXR 역시 GLP-1이 합성되는 장관의 L세포에서 발현되는데, FXR이 활성화되면 GLP-1의 합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39) 따라서 담즙산과 관련해 GLP-1을 분비하고 에너지 소비와 대사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장관에서 TGR5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이를 활성화하거나, FXR를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약물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이상지질혈증
담즙산흡착제는 오랫동안 이상지질혈증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 담즙산흡착제는 담즙산을 체외로 배출함으로써 장간순환하는 담즙산의 양을 줄이고, 그 결과 장관과 간에서 FXR의 활성이 감소하고 간에서 콜레스테롤로부터 담즙산의 합성이 촉진된다. 이 과정에서 LDL 수용체의 합성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혈장 LDL-C 농도가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담즙산은 그 자체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지방 대사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담즙산은 FXR의 활성을 통해 지방 합성을 감소시키며, FXR을 경유하지 않는 다른 기전에 의해서도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8) 따라서 기존의 담즙산흡착제와 같이 담즙산을 배출하여 간접적으로 혈중 지질을 개선하는 작용이 아니라, 특정 담즙산을 투여하여 지방 대사를 조절함으로써 이상지질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당뇨병
담즙산은 직접적으로 포도당 대사에 관여할 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수용체인 FXR과 TGR5를 통해 포도당 대사에 관여한다. FXR과 TGR5는 모두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를 촉진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TGR5는 앞서 기술하였듯이 장관에서의 GLP-1의 분비를 통하여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고 있다. 또한 FXR의 활성에 의해 장에서 분비되는 FGF19은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지방세포에서 포도당의 섭취를 증가시키는 작용 등 대사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만환자 20명을대상으로 tauroursodeoxycholic acid (TUDCA)와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에서, TUDCA 150 mg/day를 4주간 투여한 군에서 간과 근육에서의 인슐린감수성이 기저치에 비해 최대 30%까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p < 0.05).40) 그러나 담즙산이 포도당 대사를 조절하는 기전은 각 담즙산 수용체의 작용을 비롯하여 영양섭취 상태와 조직특이성에 따라 매우 복잡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담즙산과 담즙산 수용체의 포도당 대사조절 작용과 관련하여 서로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많이 보고되어 있다.
일례로 담즙산흡착제인 colesevelam은 2015년에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는데, FXR을 비활성화시킴으로써 포도당 대사와 인슐린 감수성 조절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FXR 효능제인 obeticholic acid에 의한 연구에서도 인슐린 감수성이 증가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30) 따라서 포도당 대사에 있어서 담즙산의 역할과 작용 기전에 대해서는 좀 더 명확하게 규명될 필요가 있겠지만, 대사조절 인자로서의 담즙산의 역할을고려할 때 당뇨병 치료 표적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히 가지고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결 론
담즙산은 장관에서 지방의 흡수와 소화작용을 돕는 계면활성제로서의 일차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포도당과 지방의 대사 조절을 통한 에너지의 소비와 항상성 유지를 비롯해 염증조절과 같은 매우 중요한 생리기능을 가진 신호전달 호르몬의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담즙산 수용체는 우리 인체 내의 광범위한 장기와 조직에 분포하고 있으며, 대사와 관련하여 조직 특이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많은 연구를 통해 담즙산과 그 수용체의 역할들이 보다 명확하게 규명되면 다양한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신약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그 치료적 유용성 또한 높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