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고국방문이다!!
꽃비/김 연숙
봄꽃 잔치로 축제가 많은 4월의 봄
새들도 날고 비행기도 날고 나도 고국을 향해 달립니다.
벌써부터 마음과 몸은 비행기보다도 앞서가고 있는 저입니다.
고향의 앞산에는 뻐꾹새 울고 뒷산에는 소쩍새 우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어려서 고향을 떠나 타지 생활을 한 저지만
몇 수십 년을 이국에서 살아도 이국땅이 내 고향이 될 수 없어 고향
그리움은 날이 갈수록 짙어만 갑니다.
지금쯤은 내가 다니던 초동학교도 문이 닫히고 고향 동네 사람들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낯이 익은 사람은 몇 사람뿐인데도 고국 방문을 하면
고향 마을을 이곳저곳 두루두루 둘러봅니다.
꼬불꼬불 정겨운 골목길들은 시멘트로 넓혀져 있고 헐벗은 산들은 수목으로
우거졌습니다.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기차길옆 오막살이입니다.
청소년시절 통학하며 걷던 길들은
도시 계획으로 집들이 들어서고 길들도 시멘트 포장으로 되어있고 산속에
자리 잡은 절간도 자연 순수는 찾아볼 수 없고
그 어느 누구나 다닐 수 있던 김천 직지사 절도 새로 지어서 겉으로 보기에
멋지고 새롭지만 이방인의 가슴엔 왠지 낯설기만 합니다.
허지만 지울 수 없는 동심시절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고향 어귀에 들어서면
어려서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던 시절
이곳저곳 동네 밭에서 쑥 나물 뜯으며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고향 마을 부엉이가 울던 그 시절
어려서 살던 시골 마을이 왜 이리 그리운지요.
나무나 그리워서 가고 싶어서 애착이 집착이 되었지만 무슨 상관이 있으리오.
짐승들도 타지에서 고향이 그리우면 죽을 때 머리를 고향 쪽으로 두고
눈을 감는 다는 말이 왜 이리 가슴에 와 닿는지 말입니다.
옛날엔 버드나무가 많이 보였는데 이제는 가는 곳곳마다 길섶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잘 다듬어진 조경으로 도시는 아름답지만 저에겐 낯설기만
합니다.
허지만 고향땅 마을이 가까워오면 가슴은 저도 모르게 뜁니다.
반겨주는 사람은 없어도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얼 시원한 봄바람은
어린 추억들을 하나, 둘, 떠오르게 합니다.
긴 겨울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오는 이국땅에서 손꼽아 기다린 것은
고국 방문이며 겨울이 길면 길수록 따사한 양지바른 고향땅을 더더욱
그리게 합니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동네 고향 마을은 달라졌어도 고향 어귀에
들어서면 가슴은 진달래 빛으로 물들어 쿵쾅 뜁니다.
산천이 발갛게 붉게 진달래로 물들은 고향마을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어도
그립고 가고 싶은 마음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울렁이고 설렙니다.
산 밑에 자리 잡고 있는 부모님의 산소를 방문하고 있노라면 벌 나비 훨훨
날고 매번 갈 때 마다 감계가 새롭습니다.
10일 동안 독감으로 앓다가 이번 봄에는 고국방문을 못하나 했는데
주야로 마신 비타민 차와 약물로 고국방문이 가능하게 되어 무한정 기쁩니다.
이런 이빙인의 마음을 고국에 사시는 분들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입니다.
외국이 아무리 좋다지만
내 고국 내 고향만 못 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고국에서 사시는 그 하나만으로도 행복으로 생각하셔야 합니다.
시큼한 김치와 된장국이 먹고 싶어 벌써부터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대로 먹을 수없는 나라에서 살다보니
단 몇 주라도 자유인의 몸으로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 풍성한
고국을 향해 마음은 이미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비행기를 많이 타도 저는 비행기 공포증이 많은 겁쟁이지만
고국 방문은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쯤 꽃비가 길거리마다 바람결에 쏟아지는 4월의 봄
다음 주 이시간이면 한국 도착하여 며칠 시차적응으로 보내고 철쭉꽃 피는
봄나들이를 할 것입니다.
고국에 계시는 모든 분들도 이 아름다운 봄을 맘껏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그 어디를 가도 우리대한민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는 없습니다.
고국방문 시는 그 어느 곳에도 글을 올리지 않으며
한동안 시인의 쉼터에도 글을 올리지 못하기에 안부 글로 대신합니다.
그동안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시 뵐 때까지
건안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2016, 4, 13.
첫댓글 정이 꽃잎처럼 쏟아지는 “꽃비”글을 보니
봄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늘 곱게 남겨주시는 언어의 정에
이 봄날이 한없이 화사해집니다.
고맙습니다.
봄빛 한껏 즐기시고 내내 건강하시고,
기쁘고 행복한 귀국길 되시옵소서.
카페지기님!
늘 상 여행길이 오르기 전에
마음의 긴장감으로 힘 드는 나날들입니다.
제가 비행기 겁이 무척 많아서요.ㅎㅎ
아름다운 이 봄날
부족한 글을 고운 마음으로 받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카페지기님의 건승을 빌며
행복한 귀국길 오르겠습니다.
안녕히~~
마음 껏 품고 즐기고 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