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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시즌, 추신수는 악몽같은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그는 이 또한 야구하는데 좋은 경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랜만에 추신수의 환한 표정을 보니 반가움이 절로 든다.(사진=이영미) |
2013 시즌을 마치고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 30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었던 추신수에게 2014 시즌은 악몽 그 자체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발견된 왼 팔꿈치 뼛조각과 4월 22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 도중 1루 베이스를 밟다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오랜 슬럼프로 이어졌다. 시즌 최종 성적은 타율 0.242 출루율 0.340 장타율 0.374.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그는 비시즌 동안 미국 언론의 집중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명 ‘FA 먹튀’라는 손가락질 속에서 그는 8월 말 조기에 시즌을 접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과 발목 수술까지 받고 현재 재활 중이다.
지난 12월 9일, 미국 달라스에서 추신수를 만났다. 투수인 다르빗슈 유, 데릭 홀랜드, 션 톨리슨과 포수 로빈슨 치리노스, 외야수 마이클 초이스 등과 함께 진행된 재활 훈련장이었다. 재활에 전념하기 위해 한국 방문을 포기하고 겨우내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추신수는 팔꿈치나 발목에 통증 없이 훈련하고 있는 데 대해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추신수와의 인터뷰는 달라스, 그의 집에서 진행되었다.
#1. 팔꿈치와 발목 수술까지 함께 한 이유 오랜만이다. 이전보다 시즌을 한 달 가량 일찍 마무리하고 수술과 재활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한가. “팔꿈치는 2007년에도 한 차례 수술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걱정이 덜 됐지만, 발목 수술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몰라 꽤 마음이 쓰였다. 그런데 양쪽 부위 모두 100% 만족할 만큼 수술도 잘됐고, 재활도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 팀에서 지정해준 비치발리볼 훈련장에서 모래 위를 달리고 구르기를 반복하며 몸의 근력을 키우는 중인데, 통증이 전혀 없다. 캐치볼 할 때도 팔꿈치에 이상이 느껴지지 않는다. 솔직히 지금 몸 상태가 너무 좋아서 살짝 걱정이 될 정도이다.”왼 팔꿈치 부상은 스프링캠프 때 발견됐는데도 불구하고 시즌 마칠 때까지 오랫동안 부상에 대한 언급 없이 시즌을 치렀다. 이유가 무엇인가.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을 위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때만 해도 팔꿈치 부위가 깨끗했다. 그런데 막상 캠프 들어가니까 조금씩 통증이 생기더라. 그래서 정밀검사를 받았더니 팔꿈치 부위에 뼛조각이 웃자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치의 말로는 수술하면 8주가 걸린다고 했다. FA 신분으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무엇보다 타격할 때는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 뛰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팔꿈치가 안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내가 수비시 공을 잡을 경우 상대 타자가 베이스를 돌 때 한 베이스 더 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래서 팀과 상의 후 어쩔 수 없이 부상 사실을 감춘 것이다. 그리고 일단 라인업에 들어가면 부상 때문에 아파서 못했다고 해도 그걸 핑계대면 절대 안 된다는 나름대로의 철칙이 있었다.”
그러다 시즌 초에 발목이 접질리는 부상까지 당했다. 당시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으면 몇 주 쉬면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사실 팔꿈치보다 발목 통증이 더 심각했다.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때 팀에다 부상자명단에 올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팀에선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팀 상황이 좋지 않으니까 몇 경기 빠지면서 몸 상태가 회복되길 바랐던 것 같다. 결국 정상이 아닌 상태로 간단한 치료를 반복하면서 경기에 출전했다. 몸이 아픈 건 어떻게 해서라도 참을 수 있는데, 성적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자꾸 민감해지고, 상처받게 되고, 정말 고통스러웠다.”팀에 부상자들이 속출하면서 결국엔 부상자명단에 오르지 못하고 계속 경기에 출전할 수밖에 없었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팀에서도 부상자들이 돌아온 다음에 상황 봐서 나를 부상자명단에 올리려 했다. 하지만 부상당한 선수들이 잠깐 있다가 돌아올 선수들이 아니었다. 대부분 시즌 아웃이었다. 1,2,3선발까지 모두 아웃된 경우도 있었고, 야수 중에는 프린스 필더가 시즌 초에 목 디스크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을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까지 빠질 수가 없었다. 골절이 되지 않는 이상 어떻게 해서든 뛰어야 했다.”팀 상황을 배려하다가 결국엔 개인 성적이 떨어지고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는데 후회되진 않나.
“안타까움이 컸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워싱턴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가급적이면 가볍게 몸 풀기 운동 외에는 훈련을 하지 못하게 하셨다. 수비 연습을 거르고 경기에 투입될 정도였다.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상자명단에 올라갔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팀 입장에선 나를 제외시키고 게임을 치를 만한 여유가 없었다. 부상자가 수십 명이 쏟아지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올라왔다가 몇 경기 만에 다시 내려가는 일들이 반복되면서 클럽하우스도 정신없었고, 상황이 어수선해지면서 선수들도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항간에서는 굳이 발목 수술을 해야 했느냐 하는 의견도 있더라. 발목은 뛰지 않고 쉬면 나을 수 있는 상태였나.
“만약 그랬다면 내가 수술을 강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시즌 마치고 일상 생활하는데도 계속 통증이 있었다. 팔꿈치 수술을 먼저 하고 그 다음 의사를 찾아가 발목 상태에 대해 상담을 했는데, 의사가 두 가지 옵션이 있다고 하더라. 한 가지는 3,4주 정도 더 지켜보다, 그런 후에도 계속 통증이 있으면 수술을 하고, 아니면 지금 바로 수술해서 재활하는 방법이 있다고 제안했다. 난 후자를 선택했다. 왜냐하면 팔꿈치 수술하면서 11월 1일부터 운동하는 스케줄이 나와 있었다. 만약 발꿈치 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3,4주를 더 기다렸다가 그때 수술하게 되면 팔꿈치 재활하는 스케줄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그래서 바로 수술을 결정한 것이다. 수술 후 의사가 이런 말을 했다. 수술하길 정말 잘했다고. 마이크로 카메라를 부상 부위에 넣어서 수술을 했는데, 직접 보니까 수술하지 않고선 도저히 나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빠른 결정 덕분에 수술을 잘 마쳤고 지금 열심히 재활 훈련을 하고 있는 중이다.”
![]() 비시즌 동안 기사를 통해 다양한 비난을 접하면서 추신수도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모든 걸 받아들여만 했다. 결국엔 선수의 몫이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사진=추신수) |
#2. ‘FA 먹튀’란 오명, 추신수한테 아픈 상처이다
올시즌 성적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저조했다. 123경기에 출전, 타율 0.242, 출루율 0.340 장타율 0.374 홈런 13개 타점 40개의 성적을 남겼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최악의 기록이다. 물론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사람들은 그 부상까지 배려해서 추신수 선수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밖에서 나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할 말이 없을 숫자들이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비난을 해도 난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부상 때문에 아예 시즌 아웃되었더라면 지금처럼 욕 먹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였지만, 팀에선 내가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랐고, 난 팀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개인 성적뿐만 아니라 우승을 바라본 팀이 최악의 성적을 냈다.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면서 라인업이 수시로 바뀌었다. 한 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운동선수는 성적으로 답을 줘야 하는 직업이다. 내가 부상을 당했지만,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은 내 탓이다. 부상을 핑계 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팬들에게 미안했고, 그 미안함이 안타까움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정말 가슴이 아팠던 것은 선수의 부진을 구단 관계자를 향한 비난으로 돌릴 때이다. 감독, 단장, 사장에게 ‘왜 이렇게 못하는 선수를 데려왔느냐’며 손가락질하는 게 진짜 힘들었다. 차라리 그냥 나에게, 아니면 필더에게 욕을 하거나 비난하는 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구단 임직원들은 우리가 부상당할 줄 알고 데려왔겠나. 우리가 그동안 보여준 성적을 믿었고, 그래서 그에 대한 대우를 해준 것이고, 앞으로 잘해 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한 것이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 모든 건 선수의 몫이다.”추신수란 이름 앞에 ‘먹튀’란 단어가 등장할지 상상도 못했다. 비시즌 동안 미국 언론에선 지속적으로 불명예스런 타이틀을 안기며 기사화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그걸 지켜보았나.
“내가 해놓은 결과물이고, 그로 인해 쓴소리를 듣는다면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들였다. 어쩌면 FA 첫 해에 이런 상황에 처한 게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악몽 같았던 시련을 통해 나도, 또 내 야구도 한 단계 성숙했다고 본다. 올시즌보다 더 나빠질 게 없다. 그래서 홀가분하다.”하지만 비난의 중심에 있을 때는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을 느꼈다고 들었다.
“올시즌 성적 때문에 혼나는 건 괜찮은데, 이번 성적이 내가 그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해온 모든 기록들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폄하시키는 건 마음이 아팠다. 올시즌에 대한 비난은 받아들이지만, 그 전까지 욕을 하는 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응원을 보내준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옛날 일까지 들춰내면서 나를 아주 형편없는 선수로 몰아갔다. 그런 점들이 나도 인간이다 보니 서운했고, 씁쓸했다.”텍사스 레인저스의 존 다니엘스 단장은 추신수를 영입하면서 기대가 아주 컸던 사람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레인저스의 성적에 ‘멘붕’이 왔을 테이고.
“하루는 시합 끝나고 클럽하우스에 혼자 앉아 있는데, 다니엘스 단장이 지나가다가 날 봤던 모양이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내게 다가와선 이런 얘길 전했다. ‘추, 너 혼자 모든 짐을 지고 가려 하지 마라. 나도 단장하면서 이런 성적은 처음이다. 올시즌에는 모든 흐름이 정상이 아니다. 나도 기분 좋지는 않지만, 우리한테는 내년이 있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되는 것이니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면서 어깨를 두들겨줬다. 순간 속으로 울컥했다. 다니엘스 단장의 인간 됨됨이를 느끼게 됐고, 미안했고, 고마웠다.”
![]() 추신수는 심판 판정에 어필한 이유에 대해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 있으면 자신을 바보로 생각하는 듯해서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년 시즌에는 판정에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야구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한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
#3. 내년 시즌, 심판 판정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올시즌에는 또 다른 복병이 있었다. 바로 심판 판정이다. 주심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지면서 볼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평소 하지 않았던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떨 때는 왜 나한테만 이런 스트라이크 존을 들이대는 건가 싶어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5월 미국 NBC는 ‘스트라이크존 오심으로 인해 피해를 본 선수’ 2위에 내 이름을 올렸더라. 당시에도 65개의 오심 피해를 기록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한 시즌에 모든 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듯하다. FA 첫 해이고, 무조건 잘해야 했고, 그런데 몸은 아프고, 심판들은 내 선구안을 흔들리게 하고…. 이렇게 최악을 거듭하기도 쉽지 않은데, 그걸 난 한 시즌 동안에 전부 겪었다.”
<⇒'볼수록 열받네' 추신수 오심 모음>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은 선수가 어찌해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렇다보니 볼을 기다리지 말고 공격적인 타격을 하길 바라는 팬들도 있었다. “나도 안 될 때는 내 선구안을 버리고 타격폼을 바꿔가면서 스트라이크 존에 맞추려 했다. 그런데도 심판들은 내가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조차 꺾어 버렸다. 가제트 팔이 되지 않는 한, 칠 수 없는 공을 스트라이크로 선언했다. 심판들도 내가 어떻게 야구를 해왔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내가 해온 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듯 넓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처음에는 어필을 자제했다. 그런데 그런 어필조차 안하면 날 바보로 볼 것 같아 항의를 시작한 것이다. 그때는 아주 자존심이 상하다 못해 미칠 듯한 심정이었다. 이젠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을 생각이다. 심판 판정에 영향을 받지 말고, 내 야구에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에서다.”제프 배니스터 신임 감독이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 선수를 우익수로 이동시킬 것임을 밝혔다. 좌익수보다 우익수가 더 편한 자리 아닌가.
“난 지금까지 어느 감독님한테도 내가 맡고 싶은 자리를 얘기한 적이 없다. 중견수를 보라고 해도, 좌익수를 맡으라고 해도 무조건 ‘예스’였다. 물론 우익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포지션이다. 가장 자신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수술 마치고 배니스터 감독님과 면담한 적이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포지션 이동에 대해 얘기는 들었다. 우익수를 맡게 된다면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즌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
추신수는 지난 8월 미국에서 열린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를 관심있게 시청하면서 한국 리틀야구 선수들이 미국 그룹 1위 시카고 대표 일리노이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장면에서 만세를 불렀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과 함께 그 경기를 지켜봤다. 우리 팀에는 시카고 출신도 있었다. 당연히 시카고가 이길 거라고 확신하더라. 난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큰소리를 쳤는데, 어린 선수들이 나를 도와줬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우승을 차지했으니까. 클럽하우스 내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난 환호성을 질렀고, 미국팀을 응원한 다른 선수들은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보인 투혼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우승 후 아이들이 보인 천진난만한 세리머니들을 보며 순간 가슴이 저리는 감동이 있었다. 야구만 알고, 야구만 바라보고, 야구를 통해 즐거움, 기쁨을 느끼는 아이들을 통해 내가 해온 야구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순수함…. 아이들은 야구에 대한 순수함을 갖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해낸 것이다.”
추신수는 올시즌 야구에서는 진한 아픔을 느꼈지만, 달라스 생활에 대해선 만족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내와 아이들이 이전과 비교조차 안 되는 생활의 편리함을 느끼고 있고, 달라스 한인들도 추 패밀리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고 있는 것을 현지에서 직접 볼 수 있었다. 식당을 가도, 커피숍을 가도, 추신수를 만난 달라스 한인들은 ‘내년에는 꼭 잘 하세요’ ‘열심히 응원합니다’라는 등의 말로 추신수를 격려했고, 사인을 요청했다.매일 3시간이 넘게 재활훈련에 매달리면서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추신수. 그만큼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걸 반증한다.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이렇게 시즌을 일찍 준비한 적이 없었다. 해마다 한국으로 들어가 연말을 보내고 온 것도 포기하고 재활에만 매달리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이 분명 좋은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더 이상 욕먹으면서 야구하고 싶지 않다(웃음). 올시즌 내가 하는 야구 보면서 울화통이 터졌을 많은 분들에게 성적을 내는 것으로 그분들을 위로해 드리고 싶다.”
추신수는 자신의 야구인생이 2014 시즌을 끝으로 5회 말까지 이닝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6회가 시작되는 내년 시즌을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다고 한다.“올시즌 내내 아픔, 안타까움을 넘어 비참한 마음으로 오랫동안 내 자신을 괴롭혔다. 그런데 요즘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 올해처럼 힘들고 안 풀렸던 시기가 언젠가는 고마운 시간들로 기억될 것이라고. 내가 야구하는데 중요한 경험과 자산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그래서 난 2015 시즌을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삼고 싶다. 야구에 대한, 그리고 다른 모든 것에 대한 터닝 포인트로.”
![]() 2014 시즌은 지나갔다. 2015 시즌이 다가온다. 힘든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내년에는 더욱 단단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하는 추신수이다.(사진=이영미)
내년 시즌, 야구장에서 환하게 웃는 추신수를 보고 싶다. 팀도, 선수들도 절치부심 중인 가운데, 텍사스 레인저스가 비상할 수 있도록 추신수도 다시 한 번 높이 날아오길 바란다.(사진=순스포츠 홍순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