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상명대학교 제주연수원 입구 <출처=다음 로드뷰> |
제주시 영평동 일대의 수련원을 중국자본에 팔아넘긴 상명대학교 학교법인 상명학원(이사장 이준방)이 매각대금을 당초 목적과는 달리 부동산 투기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시사제주>가 7일 확보한 상명학원의 지난 해 8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학원 측은 지난해 8월 11일 학내 배상명기념관에서 6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6차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 안건은 '수익용기본재산 감자 및 증자(대체)에 관한 건' 등 8가지. 학원측이 지난해 5월 수익용 기본재산인 <제주수련원>을 중국의 한 종교법인에 189억원에 매각함에 따라 대금의 처분을 논의하는 자리다.
앞서 학원측이 처분한 제주수련원은 제주시 영평동 2264-7번지 일대 토지 3필지 32만㎡와 건물 등으로, 지난해 중국자본이 취득한 부동산 가운데 신화역사공원과 오라관광지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수련원 처분 이유에 대해 학원 측은 수익성이 높은 중장기성 예금에 투자해 수입재원을 확보하고 법인과 학교운영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원안대로 처분금을 정기예금으로 대체 증자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 안건 처리가 끝나자 마자 학원 이사장인 이준방 의장이 '수익용 기본재산(예금) 처분허가 승인에 관한 건'을 상정한다. 매각대금을 정기예금에 사용하기로 결정하자마자 이를 처분하는 안건을 재상정한 셈이다. 이 이사장은 전임 제주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우근민 지사와 사돈지간이다.
상명학원 2014년 제6차 이사회 회의록 |
학원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이 초저금리(연 2%) 시기에 정기예금 이자수입은 기대수익이 너무 저조하다"며 "수익을 증대하기 위해 보유중인 예금 170억원을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으로 대체 매입해 임대수입을 높이고 법인과 학교운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이사진에 설명했다. 이 안건 역시 이사진의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매각대금 189억원 가운데 170억원이 또 다시 부동산 투기에 사용된 셈이다. 연수원 매각 당시의 장부가격은 89억원으로 상명학원은 이미 1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챙겼다.
<시사제주>는 학원측이 연수원 매각대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직접 연락을 취해봤다. 학원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매각대금을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아직 조건에 맞는 토지가 나오지 않아 집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내에 법인 명의로 소유한 토지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도내 부동산 업계에서는 상명학원이 제주시 애월읍 일대와 삼도동 일대 해안가 지역의 땅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돌기도 했다.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기며 연수원을 팔아 '먹튀' 논란을 일으킨 상명학원이 이제는 매각대금으로 부동산 투기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도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