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품이 좋아서 신청했다나? ㅋ
남의 것 배번을 달고 뛰는 것이 살짝 부담스럽긴 하지만 이렇게 쌩짜로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는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나? ^^
그런 의미에서 10Km를 훈련주 삼아 뛰어보기로 한다.
대회장에는 택곤형님 차로 형님부부와 우리부부, 정식형님까지 다섯이 빵빵히 타고 이동.
익산공설운동장에 도착하니 차를 주차하기조차 복잡하다.
기념품이 좋아서 그런지 참가자가 정말 많네!
요즘 지방대회에서는 보기드문 풍경인데...대박이다!
몸을 풀다가 김제의 송미경씨를 만났는데 마침 10km를 뛴다길래 ... 올커니!
함께 뛰어준다고 명분(?)을 만들고 만다.
역전마라톤에서 한 팀으로 달리고 있으니 팀훈련을 한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대열의 예닐곱번째 줄에서 느긋하게 출발해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동안 주자들을 앞질러 달려가며 전체적인 분포를 살펴본다.
경쟁자로 보이는 선수는 63토끼마라톤 복장을 한 두사람, 박금숙 선수와 하성실 선수로 둘다 몸놀림이 가벼워 보인다.
경기장 주차장을 빠져나가 국도로 주로가 바뀌는 지점부터 본격적인 동반주가 시작된다.
첫1km에서 4'05"가 찍히는 것으로 봐선 초반 페이스는 무난한 것 같다.
주로가 예전과 달리 부송동 쪽으로 상당히 많이 갔다가 되돌아 오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아마도 하프코스 반환점을 보석박물관 앞으로 맞추려다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
팔봉장례식장을 지날무렵까지는 내가 끌려가는 것인지 착각을 할 정도로 힘이 넘치고 페이스가 살짝 빠르다.
역시나 일등을 밥 먹듯이 하는 고수라 다르긴 다르구나!
그나저나 이것 장난이 아닌데...괜히 옆에서 뛴다고 깔짝거리다가 망신 사는 거 아냐?
반환점이 6Km가 넘는 지점에 있으니 후반은 부담이 없을 것 같지만 살짝 페이스 오버가 된 상태라 움직임이 늦어지는 게 느껴진다.
게다가 반환점을 돌며 보니 하선수가 바싹 뒤에 따라붙어 오고 있다.
그쪽 또한 63토끼띠 복장을 한 남자가 페이스메이커를 해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때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달렸는데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독려가 필요할 것 같아 말빨을 세우기 시~작!
2위와의 거리가 20미터 정도까지 좁혀졌기 때문에 조금만 늘어지면 그냥 순위가 바뀌는 판이라 신경이 곤두선다.
뒤에 오는 경쟁자에 관해 정보를 전하는 것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을 시킬 수가 있기 때문에 그에 관해선 얘기를 않다가 1Km가 남은 지점에서 발치까지 따라붙은 하선수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는데 승부근성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 된 듯.
경기장 주차장을 지나면서 살짝 거리차를 벌리더니 트랙까지 무난히 골인!
손쉽게 우승을 했더라면 별 재미가 없을 텐데 기막힌 명승부가 되었다.
기록
강기상 41:53 (뒤에서 출발했기에)
송미경 41:57
하성실 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