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사랑하는 대형 피자집, 50주년 맞은 사장의 결단
내일은 어린이날입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저 역시^^)
피자 얘기를 다룰까 해요.
“발표할 게 있습니다.
저는 50년 전 7500달러를 들여
우리 피자가게를 인수했어요.
그동안 300만 개의 피자를 제공하고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했습니다.
우리 피자 가게는 650석 규모로 확장했어요.
오늘 여러분 앞에서 우리 피자집을
팔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동심파괴인가요?^^; 조금만 더 봐주세요.
창립 50주년을 맞은 미국 레스토랑
보 조(Beau Jo’s) 피자에는
수백 명의 직원과 손님들이 와 있었어요.
모두들 샴페인 잔을 들고 있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창업자이자 기업주인
션 베어 할아버지가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
즉 ESOP(이솝)을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252명의 모든 직원이
보 조 피자를 소유하게 됩니다.
오늘의 우리를 만든 것은 바로 직원들이며,
직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우리를 만들어나갈 겁니다.”
레스토랑 안은 금세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직원들은 ESOP 신탁을 통해
보 조 피자 지분을 소유합니다.
지분 매입금은 우리사주제와 달리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가 부담합니다.
션 베어 창업자도 해당 양도세를
전액 과세 이연 받습니다.
여러 이점 덕분에 미국에서 ESOP을 통한
기업 승계나 상속은 드물지 않죠.
50주년 행사에는 보 조 피자가 있는
아이다호의 스프링스 시장, 하원의원 등
지역의 유력인사도 참석했습니다.
해외 출장 중인 콜로라도 주지사는
이날을 ‘보 조 피자의 날’로 선포하는
선언문까지 보냈죠.
보 조 피자는 지역에서 사랑받고 있으며,
기부 활동과 자선행사도 활발히 합니다.
50년 전에 15석으로 시작한 베어 사장은
차츰 피자점의 크기를 키웠습니다.
처음엔 가게에서 먹고 자며
아침 일찍 전단지를 뿌리고
점심 전에 피자를 만들며 살았다고 해요.
일찌감치 업계의 관행이던
탈수한 고추와 통조림 버섯을 마다한 채
통밀과 신선한 야채를 재료로 썼고
테이블에 디저트용 꿀병을 내놓으며
매장 규모를 넓히고 지점도 냈죠.
650석이나 되는 보 조 피자엔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자주 찾습니다.
종업원들도 어릴 적부터
보조 피자를 이용한 경우가 많죠.
시장의 자녀를 비롯해
보 조 피자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한
주민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주60시간 근무제로 논란인데
베어 사장은 1970년대에도
주45시간 넘게 일을 시킨 적이 없대요.
코로나 위기와 경기 침체로
지역에도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습니다.
시내 회사의 절반이 문을 닫을 때도
보 조 피자는
지역경제의 큰 고용주로서 버팀목이 되었죠.
4년 전 지역광산이
2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뒤
이웃들이 고통 받는 모습을 지켜볼 때부터
베어 창업자 부부는 새로운 결심을 했습니다.
“대량해고를 바라보며 저와 아내 도나는
직원들과 지역사회의 부를
어떻게 유지할지 구상했어요.
종업원 소유권이
보 조 피자의 유산을 성장시키는 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ESOP은 노동자에게
사업 지분을 제공하니까요.”
일찌감치 콜로라도 주정부는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하는 회사들에
각종 세제 혜택과 정책 지원을 제공했습니다.
노동자 소유권이 “더 높은 임금,
더 나은 복리후생, 고용 안정”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죠.
보 조 피자도 여러 지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종업원 역시 ESOP 도입을 환영합니다.
“오랜 기간 성공을 거둔 회사가
직원들에게 환원하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대량퇴직 시대에) 종업원 소유권 덕분에
젊은 직원들이 더 오래 머물겠죠.
우리 일에 대한 주인의식이
한 차원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장기적으로
업무를 바라보게 되는 동기가 생겼거든요.”
제도적 뒷받침, 창업자의 결단,
지역정부의 도움, 노동자들의 협력 덕분에
보 조 피자는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지역경제와 고용 살리기에
노동자 소유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겠죠.
지역 어린이들은 아주아주 오래도록
맛있는 보 조 피자를 달콤한 꿀에
듬뿍듬뿍 찍어먹을 수 있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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