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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여인, 그 여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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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날에! 이 좋은 계절에! 태풍이 온단다. 직접 오는 것은 아니고 옷깃을 스치고 지나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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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옷깃이 그 여인의 수영복이라서 아니 물에 젖은 수영복 가운이라서 라운지를 적시는 물방울을 떨치고 간다. 그것도 온종일
주왕산은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몇 번은 다녀온 산이다. 나도 몇 번은 갔었다. 그래도 또 가는 이유는 그동안 뭔 일이 있어서 오지 못 했던 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반가워서 간다.
지난달 산행에서 주왕산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서 그 여인들에게 주왕산은 참 멋진 산이라고 설레발을 쳐서 그들과 함께 가는 것이기도 하다.
버스가 남쪽으로 접어드니 차창 유리에 빗방울이 스치기 시작했다. 청송휴게소에 들렸다. 올해 세 번째이다.
지난 정권 때 경상도가 산불로 홀라당 타버릴 때 이곳 휴게소도 홀라당 타버렸다. 그래서 임시휴게소를 열고 공사 중인 것 같다.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니 안개가 끼고 저 멀리 새까맣게 타버린 소나무가 잘 보이지 않으니 안타까움이 생기지 않아서 그래도 좀 낫다.
단풍철이면 늘 그렇듯이 주왕산 입구로 차가 진입하기가 어렵다. 어렵게 식당 주차장에 버스를 세우고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출발했다.
대전사에서 단체 사진을 담고 주봉을 등산하는 A팀은 먼저 출발하고, 계곡을 트래킹하는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함께 모여서 나중에 출발했다.
절을 나서면 오른쪽으로 걷다가 바로 주봉으로 오르는 길과 갈라진다. 주봉으로 가는 사람들을 배웅하고 우리는 다리를 건너 걷는다.
선희가 참 좋단다. 비는 오지만 공기가 좋고 단풍이 좋단다. 저마다는 주왕산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면서 걸었다.
주왕암으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시간도 많고 하니 주왕굴을 들렀다가 가자고 했다. 흔쾌히 좋다고 한다. 뒤에 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함께 길을 나섰다.
다리를 건너는데 골짜기 저 위에 있는 봉우리가 안개에 가려서 보일 듯 말 듯 아니 보여줄 듯 말 듯 하다. 총무를 세워서 한 컷 하니 줄줄이 이어진다.
다리를 지나면 약간의 오르막이고 이내 초록의 바위가 나타났다. 마치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바위이다. 나는 유난히 이 이끼 바위에 매력을 느낀다. 포근함과 생명력이 느껴져서 말이다.
태순이가 오라버니는 산에 그렇게 다니는데 다리는 괜찮냐고 물으며 자기 친구는 온 산을 다 날아다니더니 요즘은 다리가 아프다고 못 다닌다고 한다.
산에 다닐 때 내려올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내려올 때 걷는 방법이 있다. 앞발이 땅에 닿을 때까지 뒷무릎을 굽혀줘야 한다. 그러면 오래 산에 다닐 수 있다.
암자라고 하는데 목탁 소리는 들리지 않고 조선의 전래 창이 확성기 소리를 타고 들려온다. 유흥지인가 하는 착각이 잠시 들 정도이었다.
이 암자는 남해의 죽방염처럼 산봉우리가 아니 바위 봉우리가 동그랗게 에둘러 싸고 있다. 그 봉우리가 높아서 머리를 뒤로 제치지 않고는 볼 수가 없다.
하나 같이 토해내는 말이 “와~ 아름답다. 와~ 죽인다.” 정말 죽이는 풍경이다. 그런데 봉우리가 너무 가까이 있고 높아서 사진을 담기가 쉽지 않다. 주변을 살펴보니 암자 계단으로 올라가서 바라보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미옥이를 불러서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저 아래에서 머리를 제치고 풍경을 보는 빗속의 여인마다 다 불러서 사진에 담았다.
암자 정원의 문을 들어서는 곳에 문에 붙어 있는 작은 찻집이 있는데 후덕하고 밝게 웃는 스님이 계신다. 노래는 트로트도 나오고 팝송도 나오고 하니 회장이 저 팝송이 뭔지 아느냐고 묻는다. 음악은 알겠으나 곡명은 모르겠다.
스님께서 종이컵에 커피믹스를 타 주신다. 나도 한잔 받았다. “스님 복 많이 받을게요.” 하면서 말이다. 스님께서 꼭 그러란다. 커피 맛이 참 좋다. 아마도 저 풍경의 맛인 것 같다.
골짜기로 돌아 올라가면 철계단이 있고 그 위에 굴이 있다. 굴 옆으로 폭포가 떨어지고 있다. 어서 오라는 것인지, 반갑다는 것이지, 건강히 지내라고 하는 것인지, 사랑하라고 하는 것이지 뭐라고 폭포가 연실 소리를 해 댄다. 아마도 어제오늘 비가 와서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도 참 멋지다.
굴을 들여다보며 대한민국 국민이 새가슴이 아니라 고래의 가슴으로 요즘 우리나라에 펼쳐지는 세기의 평화의 맛을 느끼기를 바라며, 더 많은 복을 자꾸만 바라지 말고 지금의 복을 느끼기를 기원했다.
세상을 욕하지 말고 날마다 행복을 찾기 바란다.
다시 돌아 나와 아까 그 자리에서 명순이 현빈이 일행의 사진을 담아 주었다. 저 아래 있는 연미도 불러서 사진에 담았다. 내 마음속에 빗속의 여인은 늘 노란 레인코트인데 오늘은 제각기 옷을 입었다.
암자의 문을 나서면 화장실이 길 아래 있고 삼거리에서 우리가 올라온 길과 용추폭포로 가는 산길이 갈라진다. 총무가 앞서서 용추폭포 방향으로 가는 것을 온 길로 가자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용추폭포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았다. 저 아랫길을 계곡 길이고 이 길은 산자락 길이다. 다시 말해서 앞산을 볼 수가 있다. 이 길을 추천한다.
되돌아 나와 인산인해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섰다. 급수대 높은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협곡을 들어서기 앞서서 다리 앞에서 간식을 먹었다. 점심 자리를 펴놓고 점심을 푸짐하게 먹어야 하는데 비가 와서 그리 할 수가 없어서 자리에 서서 밤, 사과, 빵, 고구마 등으로 간단하게 먹었다.
이 세상의 바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화산암, 퇴적암, 변성암 이렇게 말이다. 이 산은 그중의 화산암이다. 화산암도 젊은 바위, 중년 바위, 늙은 바위가 있는데 천관산은 중년 바위이고, 북한산은 늙은 바위이다.
이 주왕산은 화산암 중에 젊은 바위이다. 다시 말해서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이다. 이 바위는 용암과 화산재가 뒤엉켜서 만들어진 바위이다. 화산재로 된 바위는 그 강도가 매우 약해서 물이 바위를 깊게 뚫고 지나간 것이다. 그래서 멋진 풍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노인들이 자연의 젊음의 기를 느끼니 이 아니 좋을 수 있나? 엄청난 인파가 몰려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고 또 보아도 멋진 풍경이다.
학소대 뒤로 둥근달이 떴다. 멀리서 날아온 커다란 바위 재가 또 다른 잔잔한 화산재 속에 묻혀서 굳은 것이다. 안개 속에서도 이 달은 늘 뜬다. 세상은 비추지 못해도 사람의 마음속은 비출 수 있다. 아니 내 마음속은 말이다.
선희가 계곡에 있는 바위를 보란다. 커다란 바위가 공깃돌처럼 올라앉아 있고 단풍도 그 바위를 구경하고 있다. 멋지다.
(둥근달)
용추폭포 앞에서 세상의 건강미로 패션을 움켜잡는 현미를 불러세워 한 컷 하고 모여드는 여인을 한데 모아 한 컷 또 하고 협곡을 벗어나니 붉은 단풍이 아쉬움을 달래주는 듯 길가에서 우리는 반겨준다.
절구폭포로 들어서는 길에 한 젊은 부부를 만났다. 자기들은 위로부터 내려오는 길이라며 어디를 들리면 좋으냐고 물어서 주왕굴에 가면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암자가 있는 풍경이 있다고 했다.
절구폭포에 들어서니 회장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이라고 한다. 십이선녀탕의 복숭아폭포를 조금 닮은 듯하다. 여기서도 한바탕 모델들을 불러보아서 담고 돌아 나왔다.
진주가 멋진 곳이 있던데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 저 아래서 보지 않았느냐고 하니 거기 말고 또 있단다. 그래서 저 위에 가면 용연폭포가 있다고 했다.
용연폭포로 오른다. 이 길도 단풍이 참 아름다운 길이다. 아직 단풍이 다 들지 않은 것 같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삼거리를 만났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도 단풍터널로 참 멋진 길이다.
드디어 용연폭포에 다다랐다. 내연산의 관음폭포처럼 여기도 폭포 앞에 바위에는 굴이 뚫여 있고 두 줄기의 폭포가 떨어진다. 관음폭포는 큰소리를 지르는 아우성이라면 여기는 속삭이는 듯하다.
단풍이 다 들었다면 그 운치는 더 하겠지만 아쉬운 대로 찾아온 단풍에 감사하며 풍경을 음미해 본다.
폭포는 분명 떨어짐인데 우리는 하늘로 오름으로 생각을 한다.
하늘로 아니 사회에서 한 뼘 오르고 싶은 마음을 달래주며 내가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마구 쏟아내는 폭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 망중한을 느껴본다. 아니 부리나케 내려선다.
내려오는 길은 홀로 가기로 했다. 왜냐하면, 주왕암에서 송추폭포로 넘어오는 길을 가보기 위해서 말이다.
중간에 협곡을 동영상으로 담으면서 내려오는데 선옥이 사진을 찍으라고 포즈를 취하는데 그냥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는 거기서 끊고 다시 찍으면 되는 것인데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 하고 되새겨 봤다.
홀로 주왕암 가는 길로 들어섰다. 저만치 앞서간 사람이 모퉁이로 사라지니 걷는 사람은 나 혼자이다. 바위 절벽 아래 커다란 나무숲 속에서 계단을 오른다. 곳곳에 낙석 주의를 알리고 있는 안내판이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저 건너편의 기암괴석들이 보일 듯 말 듯 하니 자꾸만 더 보고 싶어진다. 길옆에 우뚝 선 바위는 얇은 주상절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 오르니 건너편 바위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 보여주기 싫은지 안개 커튼을 두르고 있다. 이 길을 추천해 본다.
주왕암 입구에서 내려서는 길로 들어서니 아까 주왕암에 오를 때 보았던 이끼바위가 또 눈에 들어왔다.
절을 다시 들리고 상점에서 시식하는 일행을 만났다. 저 멀리 보이는 사과밭에 가보니 멀찌감치 담장을 쳐 놓았다. 다행히 길가에 사과밭이 있어서 다가가 보았다.
하산식을 할 식당 밖에 있는 목로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까 보았던 젊은 부부가 먼저 글에서 보았던 “물” 이야기가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땅 이야기를 했다.
우리의 말은 아주 옛날에 몇 개의 단어가 되지 않았다. 그 말들은 세월을 지나면서 수많은 새로운 말을 만들었다. 적게는 한 말이 수십 개, 많게는 수천 개의 새로운 말을 만들었다. 그 변천 과정은 일일이 알 수 없고 약간의 근거로 추정을 해 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 말의 땅에 관련된 모든 말은 “다”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다”가 땅이라는 의미로 남아있는 말이 “다물”이란다. 그 뜻은 내 땅이었었는데 적에게 빼앗겼다가 적을 물리치고 다시 찾은 땅이란 의미라고 한다.
땅이란 말의 변천 과정을 보면
ㅇ 다 => 따(ㅅㄷㅏ) => 땅
다(땅)가 평평해지면 “들(들판)"이 되고, 작은 들은 집안에 뜰이 되며, 집 앞에 있는 작은 땅은 마당(마는 앞, 당은 “다”)이 된다,
높은 곳에 있는 땅은 ‘달”이라고 했다. 이유는 모른다. 그냥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했다.
우리말에 ”ㄹ“혁명이란 시기가 있었다. “ㄹ“를 명사어미로 활용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다. 우리말과 일본말이 갈라지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길, 들, 뜰, 볼, 불, 별 등
ㅇ ”미“가 우리말에 원래 ”물“이란 말이다. 우리말은 이 말이 ”ㄹ“혁명을 거치면서 ”물“이란 말로 변하고, 일본은 그냥 ”미, 미즈“로 남아있다.
- 미 => 밀(미 + ㄹ) => ᄆᆞᆯ => 믈 => 물
- 옛말로 오줌이이란 말이 ”몰“이었다고 한다. 대변도 ”몰“이다. 구분하지 않았다.
- 임금의 용변기가 ”매화틀“이다. 여기서 ”매“는 ”몰”을 의미한다.
- 똥 마렵다. 원래 말을 ”몰 마렵다. “이다
- 명사를 동사로 풀어쓴다. “꿈을 꾼다. 지게를 진다.“
- ”몰(똥) 마렵다. “에서 ”마“가 ”몰(똥)”을 의미한다.
ㅇ 다랑이(달 + 앙이, 높은 곳에 있는 논), 다락(달 + 악, 높은 곳에 있는 방), 달성, 달홀(달 + 홀[고을, 도시, 성] 高城, 고성), 달구벌(대구), 달(하늘에 있는 달) 등이 있다.
ㅇ 흙이란 말이 원래 ”딘“이었다. 어느 순간에 ”딘“이 ”흙“으로 교체되었다. 교체될 때 나타나는 현상 역전앞에서처럼 (전 前 + 앞)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쓴다. 마찬가지로 ”진흙“으로 썼다.
- 다 => 딘 => 진 => 진흙 => 흙
- 진흙 : 의미 전환, 물기가 많은 흙 또는 황토
ㅇ 땅이 딱딱해 지면 돌이 된다.
- 다 => 독 => ᄃᆞᆯ => 돌 => 단단하다. 딱딱하다
- 독(항아리), 독도(독섬, 돌섬)
ㅇ 서울이란 의미에
- 다 => 달 => 벌(넓은 땅) => 버리 => 부리(부루) => 부여
- 서라벌 => 서울
- 평양 : 벌내, 부루나, 부르나(여기서 "나"는 내(川)를 나타내기도 하고 작은 국가 또는 지방을 말한다)
- 작은 국가 ”나“를 합치면 ”나나“가 되고 ”나나“는 ”나라“가 된다.
- ”나“가 다른 곳으로 이주해서 갈라지면 ”가나(갈라진 나)“가 되고 ”가나“는 말하기 좋게 ”가라“가 되고 불교의 스님이 역사책을 쓸 때 불교 색채를 살짝 넣으면 ”가라“는 ”가야“가 된다.
- 일본서 백제를 부르던 말 ”쿠다라“는 ”큰 + 나라“가 변한 말 본 뜻은 본국(本國) 또는 상국(上國)이란 말
ㅇ 장소를 말하는 ”데“
- 데 : 다(땅) + 에(어미) => 특정하게 정해진 좁은 땅
- 우리가 만나는 데는 어디야
ㅇ 논 답(沓)이라는 한자. 우리가 만든 한자
- 다 => 답(답, 물이 있는 땅), 나중에 논이란 말로 대체 됨
- 답 畓(답), 돌 乭(돌), 답 답은 나중에 논 답으로 변했다.
ㅇ 땅 地(지)라고 한다.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한다.
- 다 => 디(地) => 지(地), 구개음화, 말을 편하게 하기
이 밖에도 ”다(땅)“라는 말에서 온 말은 무수히 많다. 이번 기회에 땅이라는 조상 말이 “다”라는 것만 알았으면 좋겠다.
이것의 변천 과정은 정확한 추정을 할 수가 없다. 개략적으로 알기 쉽게 표현한 것일 뿐이다.
드디어 하산식을 먹었다. 더덕구이가 나왔고 특이하게도 삼채가 나와서 특별했다. 멋진 산행을 하고 부리나케 달려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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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 단풍 산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