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화 따라읽기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1997 11 20 발행
1942.1.9.~2020.10.25. 경남 의령 출생.
일본 와세다대학 경제학 전공,
미국 조지워싱톤 대학 경영학 전공.
1968년(26살) 중앙일보와 동양방송 이사로 취임
1978년 삼성그룹 부회장으로 취임
1987년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임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서문(序文)
다음 세기를 재촉하는 변화의 물결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짧게는 10년, 길게는 100년, 아주 길게 보면 1000년을 마감하면서 미지의 세계, 21세기를 맞이하려 합니다.
새봄을 맞기 위해 수많은 생명체가 땅 밑에서 꿈틀거리듯,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느끼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가치와 질서를 만들어 가는 변화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습니다.
변화는 기존의 질서를 어느 정도 부정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화로 인해 내가 갖고 있는 기득권을 잃지나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겠지요.
변화는 근본적으로 지금보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향상심에서 출발합니다.
변화 속에는 기회와 위기가 항상 같은 크기로 존재하는 만큼, 변화의 흐름을 먼저 읽고 한발 앞서 준비해 나가면 오히려 도약의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세기말의 변화가 가져다줄 엄청난 위기와 기회를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 왔습니다. 그리고 변화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어보자.”라고 했습니다.
기회는 스스로 준비하는 사람에게 주어지고, 미래의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에게 열리는 것입니다. 기회는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오지만, 미리 준비된 사람만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며, 한 번 지나간 기회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변화가 미래를 향한 진보의 과정이자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라면, 우리는 이 흐름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오히려 남보다 먼저 기회를 활용해 나아가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와 주변에 대해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져야 되리라 봅니다. 보다 넓고 깊게 생각하면서 멀리 내다보는 사람이 21세기의 원대한 꿈을 빚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자신의 생활과 일상의 일에서 일어날 변화를 읽고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그동안 나름대로 보고 느낀 21세기에 대한 생각들을 모아 동아일보 칼럼으로 연재해 왔습니다. 여기에 그간 기업을 경영해 오면서 느낀 개인적 소감과 경험을 덧붙여 한 권의 책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채 다듬지 못한 생각과 문장 등 여러 가지로 부족하지만, 21세기를 생각하며 준비해 가려는 뜻있는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1997년 10월 승지원에서
李建熙
요지경 이야기
삼성가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오는데,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람 없지만 내가 읽은 이 책은 역시
이건희를 다시 보게 되었다. 26살에 이사가 되어 경영하는 사람이지만 진솔한 멋이 있다.
여기 옮긴 글이 벌써 25년 전 이야기이다.
신문에 연재한 글이라 길지는 않다. 총 5부로 107편의 글이 실려있다.
우선 10편 정도만 올린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