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날의 행복 <돼지콧구멍을 읽고..>
하늘지기 박은정
이 책은 이주홍, 오경호, 최병화 등 12명의 작가들이 1930년대 초반에 쓴 이야기 18편을 엮은 아동문학선집으로 1930년대 일제치하에서 일제의 수탈이 극에 달하던 무렵으로 보여지며 대표작가인 이주홍선생은
소설가·아동문학가로 호는 향파(向破). 경상남도 합천(陜川)에서 출생했으며 1925년 동화 《뱀 새끼의 무도(舞蹈)》로 작가의 길로 들어섰으나, 문단의 인정을 받은 것은 192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가난과 사랑>이 입선되면서부터이다. 그는 역사적 체험에 대한 통찰, 현실문제에 대한 직시, 인생문제에 대한 관심을 격앙되지 않은 치밀한 구성, 논리적 정확성, 객관적 묘사방법을 통해 작품화하였으며 1981년 이주홍아동문학상, 1987년 이주홍문학연구상이 제정되었다. 주요 작품으로 단편 《완구상(1937)》 《김노인(1948)》 《불시착(1968)》, 중편 《가족(1946)》, 동화 《피리 부는 소년(1954)》 《아름다운 고향(1954)》 《해같이만 달같이만》 《귓속말》 등이 있다. 향파 이주홍은 주로 부산에서 활동한 작가로 1957년 제1회 부산시문화상, 1962년 제1회 경상남도문화상, 1963년 제1회 부산대학 학술공로상, 1968년 눌원문화상, 1979년 대한민국예술상, 1983년 대한민국문화훈장 1984년 대한민국문학상, 1987년 3·1문화상들을 수상했으며 동래구 온천동의 이주홍문학기념관에서는 선생의 문학뿐 만 아니라 그림, 연극. 연출 등 다재다능한 작가의 채취가 묻은 작품과 문학 자료 등을 모아서 많은 이들에게 공개 전시하고 있다.
<청어뼉다귀><돼지콧구멍>은 지주와 소작인간의 갈등과, 대립을 그리고 있으며, 그 내용들은 우리네 고단한 삶과 마음이 생생하게 묻어나는 내용들로 우리 아이들 삶을 꿰뚫고 있다. 그 속에는 슬픔, 웃음, 고달픔같은 현실의 문제를 어른의 삶과 동떨어지지 않게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으며 아이들이 겪는 아픔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굴절된 역사와 현실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뛰어난 현실묘사능력과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며 가난과 고통으로 얼룩진 우리아이들의 눈물겨운 삶속에서도 아이들은 눈물 흘리고 한숨만 쉬면서 주저앉지 않다. <청어뼉다귀>의 순덕이나 <돼지콧구멍>의 종규는 지주와 주사영감의 횡포앞에서도 엄청난 비애를 맛보면서 분노하고, 사회를 알아가는 과정을 겪으며 비굴함을 딛고 일어나 자기 것을 되찾으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우체통>의 숙희는 시대배경과 상관없이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입가에 웃음이 번지면서도 가슴 깊은 곳에서는 아픔과 안쓰러움으로 진한 감동을 주고 <군밤>에서는 주인집 아들의 심부름을 해주는 종수를 통해서 작가의 해학과 비판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 후련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주홍의 작품 외에 가슴에 남는 작품 몇 편을 소개하자면
민봉호의 <순이의 설움>은 참외하나 사주지 못한 가난 때문에 아들을 잃고 이러한 충격으로 가족은 해체되어 열다섯 순이가 겪어야 할 시련들이 신파극의 애절한 변사의 목소리처럼 슬프게 느껴진다. “이 잠을 몰아넣고 사람의 껍데기를 씌운 년아”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인정 없는 주인 할머니의 욕소리가 그 시대의 현실만큼이나 냉혹하고 차갑기만 하다.
이동규의 <이쪽 저쪽>은 제목처럼 너무도 다른 상황의 이야기로 생명보험회사 사장집 아홉 살 아들의 학교준비에 마님과 하인들의 아침풍경은 참으로 분주하고 정신없다. 옷입히고, 세수시키고..글 속의 표현 그대로 <부남이는 손이 없어서 낯을 못씻는 병신>은 아니건만 부잣집 도련님과 그들의 호의호식은 가난한사람들의 생활을 생각한다면 너무도 지나친듯 이기적이다. 한편 고된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노동자들은 임금삭감을 걱정하고 몸이 불편한 동료의 어머니를 위해 기꺼이 지갑속 전 재산을 털어 동료의 손에 쥐어주는 인간미는 아름답다. 물론
부잣집 도련님의 하루용돈 오원에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돈이지만 그들은 희망이 있기에 밝고 씩씩하다. <누나, 왜 또 눈물을 흘리시오, 눈물이 나오거든 씹어 삼키시오 눈물을 깨물고 우리들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오>작가는 이런 수동의 입을 통해 가난하다고 탄식만 할것이 아니라 참고 견디어 밝은 미래를 개척하자는 계몽적이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윗 세대의 이러한 굳은 의지와 성실함으로 오늘날의 경제성장과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었으리라 시대적 배경이 힘든때인지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조차 비장하고 가혹하게 느껴져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가난으로 인해 가족이 헤어지고, 잘못함이 없음에도 고개 숙여 조아려야하고, 어린 아이들마저 산업전선에 뛰어들어 가족의 생계를 도맡아야하는 현실이 안타까워 눈물이 난다. 아무런 부족함과 시련없이 성장하는 요즘의 아이들이 조부모와 부모의 희생으로 얻은 경제적 풍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이해할 수 있을까..시대가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윗세대의 희생과 노고를 알려 하지않고 가르치지 않는다면 값진 땀과 노력도 결국 헛되고 말것 이라는 걱정이 든다. 그들은 가난했지만 행복했고 희망을 잃지않았다. 모든 것이 넘쳐나고 풍요로운 시대를 사는 우리는 과연 얼마나 행복할까 가난한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부자들보다 높으며 풍요로운 나라의 국민일수록 자살률도 높다고 한다. 부자가 꼭 행복한 것은 아니며 작은것에 만족하며 긍정적으로 사는 빈자는 행복하다. 그들에겐 희망이 있으므로..끝.
첫댓글 이제 올렸네요. 신랑이 오늘은 시간이 되었나봐요. ^^ 앞으로도 컴에대해서 어려운것이 있으면 신랑한테 SOS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