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봄기운이 완연한 하루였습니다. 거리 곳곳에 봄 꽃들이 화사하게 얼굴을 내밀고 겨우내 숨죽였던 나뭇가지 위로는 파릇파릇 새 순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아래 피어 오르는 봄의 생명들처럼 오리 모두에게도 꿈과 희망이 솟아나는 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 바닷가 한적한 마을 데본포트의 정이정에는 오늘도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 모여 담화를 나누고 음악을 들었습니다. 다음은 오늘 감상한 음악의 내역입니다.
쇼팽: Grande Polonaise brillante precede d’un Andante Spionato op. 22
안단테 스피아나토에 선행된 화려한 큰 폴로네이즈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피아노 곡은 본래 폴로네이즈(춤곡의 일종)를 주제로 하는 곡이지만 이 곡에 선행해서 G장조의 안단테 스피아나토가 붙어있다. 여기서 '스피아나토(spianato)'란'거침이 없이 평탄하다'는 말로써 먼저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는 조용하고 맑은 서정시 곡이다. 쇼팽이 추구했던 민족 정신을 진정하게 표현하는 곡이 폴로네이즈였는데 이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는 박진감 있고 웅장한 곡이다. 쇼팽이 안단테 스피아나토의 여성적이고 우아한 선율과 폴로네이즈의 남성적인 화려하고 위풍당당함을 대비 조화시켜 연주 효과의 극대화를 꾀한 곡이다. 한 3년전에 백건우의 피아노로 들은 적이 있지만 오늘은 아르헨티나가 낳은 여류 피아니스트 Marta Argerich의 연주로 듣자.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베토벤이 남긴 몇 곡 되지 않은 ‘표제음악’ 중 하나인 이 곡의 처음 제목은 ‘시골 생활에 대한 회상’이었다. 〈‘전원’ 교향곡〉을 작곡하던 1808년 여름 베토벤이 한때 사랑했던 여인 테레제 말파티에게 보낸 편지에서 베토벤은 “숲 속을 거닐 때, 나무들을 지날 때, 풀을 밟으며 그리고 돌멩이들을 밟으며 걸어갈 때 저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숲, 나무, 돌멩이는 우리가 원하는 울림을 전해줍니다.”라고 그의 심경을 토로한 것을 보면 베토벤이 꽤나 자연을 사랑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을 사랑했기에 그 자연에서 받은 느낌을 순수음악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작곡한 곡이 이 전원교향곡이다. 이 곡은 고전 교향곡의 4악장 형식을 따르지 않고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혁신적이다. 또한 베토벤은 각 악장에 짤막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각 악장이 어떠한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지를 들려준다. 베토벤이 악보에 기록해놓은 각 악장에 대한 표제적인 제목은 다음과 같다. 하지만 베토벤은 이 표제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 곡이 그리는 상황을 찾아내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다. 이 곡에서 전원생활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굳이 작곡가의 의도를 나타내는 제목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이 곡을 감상하면서 너무 표제에 의존하지 말고 각 악장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느낌을 가지고 우리 나름의 전원 생활을 상상하면 이 곡이 더욱 마음에 와 닿을 것이다.
1악장 시골에 도달했을 때의 상쾌한 느낌
2악장 시냇가의 풍경
3악장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4악장 폭풍
5악장 목동의 노래-폭풍이 지나간 뒤 즐겁고 감사한 마음
Karl Boehm이 지휘하는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는다
베토벤 3중 협주곡 Concerto for Piano, Violin and Cello in C major Op. 56
베토벤의 ‘3중 협주곡’(트리플 콘체르토)은 베토벤 이전, 고전시대에 유행했던 협주곡과 교향곡이 뒤섞인 ‘협주 교향곡(sinfonia concertante)’의 한 형태일 수도 있고 아니면 ‘피아노 3중주’편성에 관현악을 결합시킨 것일 수도 있는 장르 측면에서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보통의 협주곡들에서는 관현악 이외에 단 하나의 독주악기가 등장하지마는 이 작품에서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세 대의 독주악기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베토벤의 의도만큼 ‘성공작’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제를 치밀하게 발전시키는 대신에 서정적인 선율들을 세 개의 독주악기에 골고루 나누어주고 느슨하게 반복하도록 했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호부(虎父)에 견자(犬子)가 없다고 베토벤다운 매력이 숨어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이 음악보다 더 유명한 것이 오늘 여러분이 들을 이 레코드 판에 의한 연주이다. 1969년도 녹음 이후 아직까지 베토벤 3중 협주곡의 최고 연주의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는 이 연주는 카라얀(지휘), 로스트로포비치(첼로), 오이스트라흐(바이올린), 리흐테르(피아노)에 의한 연주이다.
각각 자기 분야의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분들의 모임이었지만 그렇기에 이 음반은 녹음할 때 분위기가 결코 협조적이 질 못했다고 한다. 협주곡을 연주하러 모인 분들이 협조적이 아니었으니 이 연주가 얼마나 어렵게 이루어졌을지 상상이 간다. 나중에 앨범 표지 사진 찍을 때, 사진사가 웃게 하려고 엄청나게 힘들었다는 후일담이 있다.
그렇지만 네 사람 모두 워낙 뛰어난 분들이라 막상 녹음이 시작되니 환상의 결합을 이루었다고 한다. 전무후무한 화려한 진용에 어울리는 완벽한 조화와 치열한 독주와 긴장감으로 그야말로 이 곡의 최고의 명반이 되었다.
오늘 그 명반으로 감상하자
하나님 말씀 보겠습니다
로마서 13장 8-10절
사랑은 율법의 완성
8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9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10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이 땅에서도 그리고 다음 세상에서도 하나님 나라 가는 길이 어쩌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이루었다고 하시니 제대로 사랑만 실천하면 되겠습니다.
다음 주에도 모여 베토벤과 쇼팽을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이정(淨耳亭) 청지기 석운 김동찬 드림
첫댓글 늘 한결 같은 마음에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 잘 다녀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