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내가 마게도냐로 갈 때에 너를 권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어떤 사람들을 명하여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며
4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
5 이 교훈의 목적은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
묵상:
디모데전서는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쓴 편지이다.
당시 바울은 1차 로마 감옥에서 풀려났었고, 디모데는 에베소에서 목회하고 있었다고 추정한다.
바울이 에베소를 방문하고 싶었으나 갈 상황이 안 되자,
디모데에게 편지를 써서 목회 조언을 해 준 것이 디모데전서인 것이다.
그래서 디모데전서는 일차적으로 목회자를 위한 말씀이다.
바울은 자신이 영적으로 낳은 아들, 디모데에게 어떤 목회적 조언을 해 주었을까?
사도 바울의 첫 번째 목회 조언을 들어보자.
3절, "내가 마게도냐로 갈 때에 너를 권하여 에베소에 머물라 한 것은"
그러니까, 바울이 디모데에게 에베소에서 목회를 하도록 권유했던 것 같다.
그 다음 중요한 말씀이 나온다.
3절, "어떤 사람들을 명하여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며"
4절,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하려 함이라"
본문을 조금 더 주의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바울은 지금 디모데에게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고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라"고 권면했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광의적으로 보면,
그런 의미가 분명히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울의 첫 번째 권면은
디모데가 "어떤 사람들에게 명령하라"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NIV: "you may comand certain men")
그렇다면,
무슨 명령을 하라는 것인가?
3절, "어떤 사람들이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라"고 명령하라는 것이고,
4절, "어떤 사람들이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라"고 명령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어떤 사람들"은 누구를 말할까?
분명한 것은
여기서 말하는 어떤 사람들은
막연한 어떤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에베소 교회 안에서 활동하고 있던 특정한 사람들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에베소 교회 안에서 다른 교훈을 가르쳤고,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교훈, 신화, 끝없는 족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다른 교훈"은 비교적 쉽다.
NIV에서 "false doctrines"라고 번역을 했기 때문이다. 즉, "거짓 교리들"을 말한다.
그렇다면,
"신화와 끝없는 족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분명치 않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것들은 하나님의 경륜보다 변론을 내었다는 것이다.
4절, "이런 것은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을 이룸보다 도리어 변론을 내는 것이라"
여기서 "변론을 내었다"는 것은
에베소 교회 안에서 "논란, 다툼, 분열"이 일어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화"라는 단어는
디모데전서 4장 7절에 한 번 더 나온다.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경건에 이르도록 네 자신을 연단하라"
그러니까,
"신화"는 "경건"과 반대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신화와 끝없는 족보"는
결국, 교회 안에 분쟁을 일으켰고 성도들을 경건에서 멀어지게 하던 것이다.
그러니까,
바울의 첫 번째 권면은
"디모데야, 네가 담임목사로서, 이런 사람들에게 명령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그들이 거짓 교리를 가르치지 못하게 해야 하고, 교회의 일치와 성도들의 경건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울이 이 권면을 한 다음, 중요한 말을 하나 더 했다.
5절, "이 교훈의 목적은"
5절,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
여기서 "이 교훈"이란
바울이 디모데에게 하라고 말한 "명령"을 말한다.
그러니까,
디모데가 어떤 사람들에게 명령하는
그 목적을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디모데가 그들에게 명령하는 목적은
그들이 "청결한 마음을 가지고, 선한 양심을 가지고, 올바른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을 가지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바울의 목회 조언의 균형을 생각할 수 있다.
1) 일단, 명령하여,
다른 교훈을 가르치지 말게 해야 하고, 신화와 끝없는 족보에 몰두하지 말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2) 그리고, 이런 명령을 내리는 목적은
그들을 심판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들이 올바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함에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디모데전서 1장 말미에 이와 비슷한 표현이 다시 나온다는 것이다.
19~20절,
19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
20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 훈계를 받아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후메내오와 알렉산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서 파선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말씀이 나온다.
"내가(바울이)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후메내오와 알렉산더로) 훈계를 받아"
여기서 "사탄에게 내주었다"는 표현은
바울이 이 두 사람을 사탄에게 내주었다는 뜻이 아니다.
바울이 뭐라고 이 두 사람을 사탄에게 내줄 수 있겠는가?
이 말은
교회에서 이 두 사람을 권징해서,
당분간 교회를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는 표현으로 봐야 한다.
지금이야 교회에서 권징을 받으면,
그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초대교회 당시에는 그것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교회에서 권징을 받게 되면,
더 이상 하나님을 예배할 수도 없었고,
성도들과 교제도 막혔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말씀을 볼 수도 없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개인 성경도 없었으니까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그들로 훈계를 받아"
교회가 권징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을 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훈계를 받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신성을 모독한다"는 것은
거짓된 교리를 가르침으로 신성을 모독할 수 있는 것이고,
신화와 족보 이야기로 교회를 분열시키고, 성도들이 경건에서 멀어지게 함으로 신성을 모독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권징의 목적은 훈계를 받아,
하나님을 올바로 알고 섬길 뿐만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으로 변화시키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이것을 권면했던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1) 거짓 교리가 아닌, 바른 교리를 추구해야 한다.
2) 분쟁이 아닌 일치를, 신화가 아닌 경건에 이르도록 힘써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만 더 질문해 보자.
그렇다면, 바른 교리는 무엇을 말할까?
오늘 본문 디모데전서 1장에 바울이 이 부분을 설명한 곳이 있다.
15절,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15절,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모든 사람이 믿고 받을 만한 바른 교리는:
예수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오셨다는 것이다.
바울이 이 말을 했던 이유는
바울 당시, 에베소 교회를 포함한 초대교회에 만연했던 영지주의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들 영지주의자들은
헬라 철학의 영향을 받아 영은 선하고 육은 악하다고 봤기 때문에,
예수님의 인성과 성육신을 부인했고, 그 결과 예수님께서 죄인을 대신하신 속죄 사역도 부인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리가 잘못되면,
믿음이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것이고, 구원도 마찬가지이다.
교리는 척추와도 같다. 척추가 잘못되면, 그 사람이 올바로 설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했던 첫 번째 권면이
"거짓 교리"를 가르치지 못하도록 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님,
진리를 알고, 그 진리 속에서 자유함을 누리는 저희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
교회 안에서 거짓 교리로 방황하는 성도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시고,
그들이 올바른 진리로 나아올 수 있도록 도와 주옵소서.
교회의 분열이 아닌 일치를 추구하고,
신화와 족보와 같은 망령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는 경건에 이르도록 힘쓰는 저희 모두가 다 될 수 있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