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미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영화 “머니볼”
인생은 늘 불공평한 듯 보인다. 가진 자들과 덜 가진 자들의 경쟁이고 전쟁터이니 말이다. 머니볼에서도 그러한 모습은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구단을 이끌어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쓸만한 선수들은 모두 타 구단에서 빼앗아갔다. 그들의 자리를 대체해야 할 선수를 구해야 하지만 문제는 돈이다. 단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야구를 해보려 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 메이저 야구 방식이 아니다. 선수들의 출루율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 구단에서 사실상 방치되어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그들을 영입해 경기를 뛰려고 한다. 감독은 그것은 야구가 아니라며 반발하며 정석대로 할 것이라고 고집을 부리지만, 결국 소위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 상식으로 기용 될만한 선수들 모두 트레이드하는 극단적 처방을 단장은 하게 된다.
그렇게 단장인 브래드 피트는 기존 메이저리그 방식이라고 통하는 게임의 법칙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린다. 그러면서 브래드 피트는 말한다.
가난한 구단이 우승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내가 원하는 건 그거야. 난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
나는 그들의 생리를 알아. 마지막 시즌에서 패배하면 모두 유령 취급하지.
영화는 브래드 피트의 과감한 도전이 성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클랜드는 20연승 달성에 성공하며 서부 지구 우승 후 ‘2002년 아메리칸 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챔피언십 진출은 좌절된다.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 후 영화 속 내레이션에는 당시 평가가 적나라하고 생생하게 흘러나온다.
애틀레틱스 실력은 불안정하고 야구를 완전히 바꿔보겠다는 단장과 주변 브레인들의 생각은 애초부터 잘못된 거야. 야구는 컴퓨터의 통계 숫자 놀음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라고. 때론 도루와 희생번트가 필요하고 안타 치고 홈을 밟으며 점수를 내는 거지. 그런 스포츠를 숫자 놀이로 접근하려 한 게 잘못이지.
세상은 결과만을 가지고 모든 것을 평가하는 시대다. 그게 현실이다. 과정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과정 속에서 아무리 역사에 남을 20연승을 했다고 하더라도 챔피언십 우승을 하지 못하면 어차피 패배자일 뿐이다. 그게 혹독하고 냉혹한 현실이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운데에서 과정 속 희망을 보는 이가 있기에 우리는 꿈꾸는 걸 이어갈 수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구단주는 빌리의 의미 있는 도전이 사실상 성공했음을 인정해줬다.
돈이 좋은 점은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거야. 야구계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깔아뭉갤 수 있는 사치도 누리게 해 주니
욕을 많이 먹은 건 알지만, 오래된 틀을 깨려면 아픔이 따르지.
저들은 야구의 방식뿐 아니라 야구 자체를 위협당한 거야.
무엇보다 두려운 건 생계가 끊기고 삶의 방식이 바뀌게 되는 거지.
그런 상황에선 그 누구나 그 일의 주도권을 쥔 자들, 결정권을 가진 자들은 다 광분하게 되어 있어.
이젠 자네 모델대로 팀을 재조직하지 않는 구단은 도태당할 거야.
그는 가난한 구단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다른 이들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정작 빌리는 자신의 도전이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빌리는 자신의 픽업 트럭을 타고 가고 있다. 그리고 딸이 준 녹음 CD를 튼다. 그리고 흘러나오는 영화의 OST. Lenka의 ‘The Show ‘.
난 잠시 중간에 멈춰있는 것뿐이야.
인생은 미로 사랑은 수수께끼.
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어.
노력해봤지만 혼자서는 할 수 없어.
그리고 난 이유를 모르겠어.I’m just a little bit caught in the middle
Life is a maze and love is a riddle
I don’t know where to go
I can’t do it alone I’ve tried
And I don’t know why
난 시기를 놓쳐버린 소녀일 뿐.
정말 무섭지만 내색하진 않아.
난 알아낼 수가 없어.
그게 날 우울하게 하는 걸 알지만 난 그냥 내버려 둘 거야.
그리고 그냥 쇼를 즐길 거야.I’m just a little girl lost in the moment
I’m so scared but I don’t show it
I can’t figure it out.
It’s bringing me down I know. I’ve got to let it go.
And just enjoy the show. Just enjoy the show.
원문: 신동진의 브런치
첫댓글 영화평을 보다보니 또 추억 감성 돋는군요^^
낭만 있고, 내용 있고, 꿈과 열정이 솟아나는 이런류의 영화를 저는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금은 넷플이 모두 장악한 시대라서 이 또한 추억이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헐리웃 영화는 참 대단했죠
내 십대 이십대 시절엔 "해리슨 포드"를 정말 너~무~ 좋아했고 출연하는 모든 영화들을 봤던듯 합니다.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딱 그 모습 그대로의 역사학자,교수 캐릭터는 내 영혼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니요.
이후로도 로버트 레드포드, 로버트 드니로, 브래드 피트 등... 비슷한 인기와 유명을 떨쳤고
지금까지도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한 배우는 브래드 피트가 독보적이긴 하죠,
그들이 출연하는 영화는 대부분 비주얼과 내용이 보장되는 편이라 거의다 보게되곤 하죠
조만간 저 영화(머니볼)를 찾아 보게 될듯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