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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일 / 집결 : 2021년 9월 11일(토) / 우이선설선 북한산보국문역 2번출구 (10:30)
◈ 참석 : 12명 <1진(4명), 2진(4명), 3진(4명)>
◈ 산행코스 : 북한산보국문역-정릉천-경국사-서울둘레길-성북생태체험관-흰구름길-솔샘길-빨래골공원지킴터-화계사입주문-용봉배드민턴장-영락약수터-세족쉼터-화성산장-가르멜수녀원-화계역-성신여대입구역-뒤풀이장소-집
◈ 동반시 :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 뒤풀이 : 한방오리백숙 및 육사시미에 소·맥주 및 막걸리 / '덕이네 식당'<성북구 아리랑로5길 (02) 921-9200>
가을 장마가 지나가고 예전의 가을 날씨가 머리를 내민 요즈음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나 낮에는 머리카락 없는 머리는 언제나 모자를 찾게하는 전형적인 가을이다.
아직은 가슴에 싸늘한 바람 스며들어 세월의 빠름을 새삼 되뇌이게 하는 깊은 가을이 아니어 다행이다.오늘도 산행하기에 너무나 알맞은 산행 도우미 날씨 덕으로 화기애애하고 원활한 일정이 될 것 같다.
10시 30분, 보국문역 2번출구 앞의 그늘에서 12명의 산우들이 모여 산행코스와 뒷풀이 장소를 안내하고 정릉천을 따라 올라갔다. 오늘 등산 코스는 북한산둘레길 3,4구간이다
북한산둘레길은 북한산과 도봉산의 끝자락으로 한 바퀴 도는 산책길과 두 산의 경계라고 할 수 있는 우이령길을 합하여 만들어진 명칭인데, 사실은 예전부터 있던 산길을 연결하고 다듬어서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저지대의 수평산책로이다.
북한산둘레길은 총 71.5Km이며, 서울시 구간과 우이령길을 포함한 45.7Km는 2010년 9월 7일 개통되고 나머지 25.8Km는 2011년 6월 30일 개통하였다.
구성은 총 21구간으로 우이령길 입구에서 솔밭근린공원 까지의 1구간부터 북한산 도봉산 자락을 돌아 20구간으로 하고 우이령길을 21구간으로 하여 각 구간 특별한 명칭을 붙여 만들어졌다. 그러므로 북한산과 도봉산의 자락길과 우이령고갯길로 이루어진 산책길 이라고 할 수가 있다.
천변풍경이라는 카페 앞에서 출발하여 정릉천을 따라 올라갔다. 정릉천은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성북구 동대문구를 지나 청계천과 합류한다. 지금은 물도 맑고 풍부하여 물고기가 많아 오리가 떼지어 몰려든다.
솔샘교를 지나 경국사 정문을 거쳐서 약 1킬로 정도를 걸어 청수2교에서 우측으로 나와 북한산둘레길 4구간으로 접어들었다. 4구간은 솔샘길이라는 명칭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정릉주차장에서 서경대 위쪽 북한산생태숲 까지로 정릉동과 길음동의 북쪽을 지난다.
우리는 계단이 많은 둘레길을 사양하고, 평탄하게 잘 만들어진 무장애길을 이용하여 화장실과 운동기구들이 있는 생태숲을 지나 바로 3구간이다. 생태숲의 부레옥잠 청포 등 슾지식물도 살펴보면 좋겠는데,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산우들은 바로 3구간으로 들어간다.
3구간은 흰구름길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산생태숲에서 이준열사묘역의 입구 까지 산책길이다. 북한산둘레길이라기 보다 오르락 내리락 그냥 등산로에 가까운 구간이다. 하지만 오른쪽 바로 밑에 민가가 있고, 동네사람들의 말소리 개소리 등등 나무 숲 사이로 도시의 소음들이 바로 들린다.
전망대가 두 개소 있지만, 한 곳은 나무들에 가려서 전망이 없고, 3층의 전망대는 코로나로 출입이 금지 되어있다. 예전에는 이 곳에서 도봉구 노원구를 바라보는 좋은 휴식 장소였는데, 아쉬웠다. 빨레골공원지킴터를 지나 화계사쪽으로 오르막길을 오른다.
우리나라의 옛지명 중에는 골이라는 글자가 많이 들어가는데, 골짜기 계곡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의 빨레골은 강북구 수유제1동 486번지 일대에 있던 마을로써, 삼각산 동쪽 골짜기에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맑아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되었고, 인근 주민의 쉼터와 빨래터로 이용되어 마을의 이름이 유래되었다.
대궐의 궁중 무수리들도 빨래터, 휴식처로 이용하였다는 일화도 있으며, 지금도 다리 등의 이름으로 널리 통용되는 지명이다(서울지명사전). 도랑 옆의 안내판을 보면 궁중 무수리들이 빨래를 하러 왔다고 하는데, 궁중에서 여기는 상당히 먼 곳인데, 진짜 그랬을까? 의문이 갔었다.
12시가 조금 넘자 휴식장소의 자리를 잡자는 말이 나온다. 배가 고프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며칠전 사전답사 때 보아 둔 좋은 곳은 조금더 가야만 하는데, 둘레길의 쉼터에서 가지고 온 음식을 먹기전에, 항상 그랬듯이 오늘의 동반시("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곽재구)는 내가 낭송하였다
"선암사 은목서 향기를 노래함" / 곽재구
내 마음이 가는 그곳은
당신에게도 절대 비밀이에요
아름다움을 찾아 먼 여행 떠나겠다는
첫 고백만을 생각하고
당신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그때 나는 조용히 웃을 거예요
알지 못해요 당신은 아직
내가 첫 여름의 개울에 발을 담그고
첨벙첨벙 물방울과 함께 웃고 있을 때에도
감물 먹인 가을옷 한 벌뿐으로
눈 쌓인 산언덕 넘어갈 때도
당신은 내 마음의 갈 곳을 알지 못해요
그래요 당신에게
내 마음은 끝내 비밀이에요
흘러가버린 물살만큼이나
금세 눈 속에 묻힌
발자국만큼이나
흔적 없이 지나가는 내 마음은
그냥 당신은 알 수 없어요
알 수 없어요
곽재구 시인은 1954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숭실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문학을 전공하였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사평역에서」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이후 『오월시』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토착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사랑과 그리움을 노래하는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산우들은 쉼터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화계사 쪽으로 향하였다. 화계사는 서울시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으며 북한산 동쪽자락에 위치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曹溪寺)의 말사이다.
화계사는 조선왕가의 원찰(願刹)이었으며, 16세기에 보덕암이라고 불리던 사찰을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였다. 1522년(중종 17) 신월(信月)선사가 화계사라 이름 짓고 창건하였다. 1618년(광해군 10년)에 화재로 전소된 것을 이듬해 도월(道月)선사가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 이초(李岧) 가문의 시주를 받아 중건하였고, 1866년(고종 3년) 용선(龍船)과 범운(梵雲)선사가 흥선대원군의 시주로 중수하였다.
대지 2,970m²의 경내에 당우(堂宇)로는 초기 건물인 팔작지붕 다포계(多包系)의 대웅전 외에 명부전(冥府殿) ·삼성각(三聖閣) ·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 ·범종각 ·보화루 ·학서루(鶴棲樓) 등이 있다. 명부전에 있는 '목조지장보살삼존상(地藏菩薩三尊像)및 시왕상 일괄'은 2014년 3월 보물 제1822호로 지정되었다. 명부전 현판의 글씨는 흥선대원군의 친필이라 전해진다.
화계사는 건축이 한창이다. 경내를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큰 절로 알고 있는데, 더욱 번창해 지는 것 같았다. 냉골에서 내려오는 도랑에서 고생한 발을 씻고, 시원한 물 로써 피로를 풀었다. 냉골은 몇 번 가 봤었는데 협곡이라 할 만큼 좁은 계곡에 샘이 있어 항상 물이 흐른다.
샘은 사시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풍족하여 계곡을 시원하게 식혀주어 더운 여름에 가끔 모기장 텐트를 치고 낮잠을 즐긴 적도 있었다. 족욕을 시원하게 하고 인수동 골목길을 내려와 화계역으로 갔다. 인수동 골목길은 널찍하고 조용하며 깨끗하여 한산한 전원마을처럼 느껴졌다. 화계역 2번 출구로 들어가 지하철을 타고 성신여대입구 역에서 내려 일찍이 예약된 뒷풀이 장소로 갔다.
사전 예약에 따라 준비된 한방오리백숙과 육회에 소·맥주, 막걸리를 맛있게 마시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하였다. 당초 우리 시산회 산우들이 강남에 많이 거주하여 거리가 멀어서 참석이 저조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북한산둘레길 코스를 선택하는데 주저하며 변경을 고려하였으나, 많은 산우들이 참석하여서 건강하게 예정된 코스를 완주하신 산우들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뒷풀이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게끔 해 준 정한 산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2021년 9월 12일 염재홍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