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이 육신으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는 시간 나비가 밤의 악장을 관통하며 비뚤비뚤 날아간다.
밤마다 미완성 음계를 맞추다가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악보를 살아온 노인
링거에서 이어진 가느다란 튜브 속으로 밤의 거친 숨 몰아쉬며 꿈길에서 영혼의 천사라도 만나면 원래의 템포와 박자로 내려앉는 나비
영혼이 환상과 상상과 떨림으로 빚어지는 꿈길
애처롭게 숨을 내뱉은 나비가 박자와 템포를 훌쩍 넘어버린 나비가 지문마저도 벗어놓고 떠난 나비가 몽환의 시간을 걸어간다. 밤의 색채와 리듬 속으로.
꿈은 여백이고 환상이며 곡선이다.
—격월간《시사사》2017년 1-2월호 ------------- 박우담 / 1957년 경남 진주 출생. 2004년 격월간《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등단. 노이즈 동인. 시집『구름트렁크』『시간의 노숙자』. 댓글알림 설정 댓글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쓰기댓글쓰기 댓글 새로고침 이전 우체통 / 박후식 다음 순길씨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