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
2012.8.3.
"갈밭머리에서 바라보는 서당골마을은 쪽빝 하늘 아래 한결 가까워보였다.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만 가겟방을.........."
아시아자유문학상, 인촌문학상, 예술원상 등 수많은 문학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한국문학의 거장인 황순원 선생의 단편 '소나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중미산계곡. 십자수기도원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황순원문학촌이 있는 소나기마을을 둘러보고 왔다.
소설 '소나기'의 실제 배경인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의 '소나기마을과
황순원문학관, 황순원 부부의 묘소 등이 있는 곳이었다.
다행히 중미산계곡 십자수기도원에서 얼마 안되는 거리이고, 팔당대교에서도 가까운 곳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근처 개울에서 고동도 잡으며 동심에 젖어 보기도 하였다.
여늬 계곡 못지않게 물이 많고 개울이 넓고 그늘이 짙어 시원한 참 좋은 곳이었다.
덕분에 추억을 되새기며 중학생 때 읽었던 황순원의 '소나기'를 다시 한번 읽어도 보고........
소나기마을과 문학촌으로 가는 입구
문학관으로 가는 길과 소나기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목넘이고개 못 미쳐 문학관 앞에서 갈라진다
우리는 소나기마을부터 들리기로 하고 목넘이고개로 향하였다.
목넘이고개
황순원의 또 다른 단편 '목넘이마을의 개'와 '소나기' 두 작품 속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
단편소설 '목넘이마을의 개'에 등장하는 배 고픈 개 '신둥이'
"소녀가 조용히 일어나 비탈진 곳으로 간다. 뒷걸음을 쳐 기어내려 간다. 꽃송이가 많이 달린 줄기를 잡고 끊기 시작한다.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다. 안간힘을 쓰다가 그만 미끄러지고 만다. 칡덩굴을 끌어쥐었다.........."
목넘이고개를 넘어 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징검다리가 놓여졌던 개울. 지금은 개울 위로 다리가 놓여졌다,
이것이 소설 '소나기'에서 소년과 소녀가 물장난을 치며 건넜던 징검다리다
"벌써 며칠째 소녀는 학교서 돌아오는 길에 물장난이었다.
그런데 어제까지는 개울 기슭에서 하더니 오늘은 징검다리 한가운데 앉아서 하고있다........"
소녀가 꽃송이를 따다가 미끄러진 비탈진 곳과 징검다리가 놓여진 개울
지금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즐기고 있다.
다시 고개를 넘어 문학관이 있는 곳으로
소설가 황순원의 서재를 재현.
병풍 속의 글들은 황순원의 작품 제목들과 황순원 관계 저작물 제목들이다
황순원의 부친은 독립운동가셨다.
소년과 소녀가 갑자기 내리는 소나기를 피해 들어갔던 수숫단과 오솔길
"수숫단 속은 비는 안새었다. 그저 어둡고 좁은 게 안됐다. 앞에 나앉은 소년은 그냥 비를 맞아야만 했다.
그런 소년의 어깨에서 김이 올랐다. 소녀가 속삭이듯이 이리 들어와 앉으라고 했다........"
문학관 앞 소나기광장. 사람이 많을 땐 저기 분수대 앞에서 소나기체험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10리쯤 떨어진 곳에 병풍처럼 생긴 산이 있다. 언젠가 다시 오면 저 산을 한번 올라봐야겠다
소나기마을과 황순원문학관 입구
여기 개울에도 물이 많아 아이들이 놀기에 참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냇가에 큰 바위가 손짓해 부르기에 달려가 소라와 고동을 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