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27 벗꽃동산(안톤체홉/이주영/연극과인간)
2020.08.24
2020.08.24
[피르스]
(문 곁으로 다가가서 핸들을 만저본다) 문이 잠겼군, 모두 가 버렸어. (소파에 앉는다) 나를 잊었군 그래, 아무러면 어때 나는 여기 앉아 있으면 되는 거야. 그런데 레오니드 안드레예비치는 틀림없이 털외투를 입지 않고 엷은 외투를 입고 가셨을 테지. (근심스러운 듯 한숨을 내쉰다) 내가 보살펴 주지 못했으니 젊은 양반이라 속을 썩이는군! (알아듣지 못할 말을 혼자 중얼거린다) 아아, 드디어 한평생이 지나갔구나, 그런데도 도무지 산 것 같지가 않아. (옆으로 눕는다) 조금 누워 있을까. 하나도 기운이 없군, 아무것도 남은 게 없어, 아무것도... 에잇, 이 등신 같은 놈아! (꼼짝도 않고 누워 있다)
- 평생 벗꽃동산 지주의 농노로 살아온 86세의 하인 피르스, 귀먹고 노쇠한 가운데서 보여주는 충성과 농노시절의 회상 끝에 모두가 떠난 자물쇠가 잠긴 집에 혼자 쓸쓸히 있는 모습이다.
- 함세덕의 [고목], 안톤체홉의 [벗꽃동산]에서 보여지는 벌목이 구시대의 마감과 새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단순 대입하기에는 느껴지는 정서가 많이 다르다. 희극과 비극이 마구 교차하는, 등장인물 하나 하나에 읽는 이의 모습을 연결시켜 보게 되는 희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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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져서, 바냐 아저씨가 더 좋았어요. 이건 좀 결말이 긍정적으로 끝나는 느낌. 긍정적이라고 느꼈던 게, 결말이 다 좋게 끝났다 이런 게 아니라. 피리스도 안드례예네브나 가예프도 계급으로서는 몰락으로 끝나지만 다들 자신의 실존을 목격하지 않았나. 자기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지 않았나. + 뀨
마지막으로 "가요!" 어쩔수 없지만 그 상황을 수용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가는 것으로 보였다. + 힛
그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것 같은. 로빠힌 역할을 하면서 정말 답답하고, 자신들의 방법을 떠 먹여주는데도 어쩌지 못하는 것 같다. 간다하는데 어떤 계획을 가지고 갈까.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것 같잖아요. 누가 돈을 준대. 본인들은 어떻게 생활을 하는지. + 쭌
마지막 피리스 대사가 무지 쎄게 다가온다. 바냐아저씨도 평생 열심히 했는데 비슷한 감정이 든다. 피르스는 자기 스스로에 대해서 바보라고 하잖나. 벚꽃동산의 등장인물과 같은 그런 경험을 해봤는지? + 끼
저는 IMF 이전과 이후의 삶으로 나뉜다. 그전에는 중산층의 삶이었다가 그 이후는 하층의 삶을 산다. 19살 전후로 내 안에 귀족과 같은 그런 것이 무의식적으로 있다. + 씅
조선시대 개화를 안 했잖아요. 그 때 그런 느낌이 든다. 개화때 바로 받아들였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 텐데.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 같은 느낌이 들어서. + 횽
빈집들이 생기고, 빨간딱지가 곳곳에 보이고... 재계발되면서 밀려나온 이주의 경험이 있다. 이사하는 날 집주인하고 조폭같은 조합사람이 왔다. 8년동안 그 지역에서 살았고, 이 집에서 4년을 살았다. 내 삶의 흔적들이 집안 곳곳에 남아있다. 잠시 둘러 보고 싶었으나 조합사람이 그냥 무자비하게 밀어내고 살벌하게 빨간 딱지를 붙이더라.그 때 이게 뭔가? 상실감 같은 게 들더라. 유년기 살던 시골 동산이 어느날 산업단지로 변해버렸더라. 그 와중에 변화를 잘 캐치한 '로빠힌' 같은 사람들도 보였다. 이 극이 희비극을 떠나서. 이 등장인물들이 모두 생생하지 않나? 마지막 피리스의 모습을 보며 너무 속상했다. 이런 삶도 있구나...! 1861년도에 농노가 해방이 되었다. 똘똘한 농노들은 해방이 돼서, 장사를 하고 돈을 벌어서 땅을 사들였고. 피리스는 농노가 해방되었음에도 스스로 노예의 신분을 선택(?)하지 않았나 싶다. 평생 농노의 계급으로 살아왔으니 쉽지 않았을 터 ...... + 빰
대감 집 밑에서 일하는 게 요즘에는 대세입니다. 잘 사는 집에서 노예 생활하는 게 대세입니다. + 짱
로빠힌이 류보비 부인에 대해 굉장히 호의적인 추억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로 벚꽃동산을 사라고 하는게 진심처럼 보였고. 그런데 결국에는 자신이 사서. 어떤 마음으로 설득했는지.+ 헐
류보비(라네프스까야 부인) 독백을 공연을 봤는데 인상적이고 재밌었다. 어릴적 추억의 공간이 바뀐 기억도 떠오르고 + 훟
피리스의 할아버지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다. 피리스 할아버지가 후회만 안 한다면 성공한 삶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후회를 해서...... + 쪼
등장인물
류보비 안드레예브나 라네프스까야 (여지주)
아냐 (그녀의 딸. 17세)
바랴 (그녀의 양녀. 24세)
레오니드 안드레예비치 가예프 (라테프스까야의 오빠)
+
예르몰라이 알렉셰예비치 로빠힌 (상인)
뽀뜨르 세르계예비치 뜨로피모프 (대학생)
보리스 보리소비치 시메오노프-삐쉬이크 (지주)
샤를로따 이바노브나 (가정교사)
세묜 빤쩰레예비치 예삐호도프 (집사)
두냐사 (하녀)
피르스 (하인, 87세의 노인)
야샤 (젊은 하인)
+
행인
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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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
하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