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 아침 루카스 맥클리시(34)는 캘리포니아주 빅 베이슨 레드우즈 주립공원 근처 한 친구 집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근처 숲에 멋진 화강암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호기심이 일었다. 맥클리시는 셔츠도 걸치지 않은 채 길을 나섰다.
캘리포니아주 볼더 크릭에 사는 맥클리시는 그 뒤 아흐레 밤과 열흘 낮을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았고, 어떤 소식도 들려주지 않았다. 그가 사라지자 여러 기관의 응급요원 등 300여명이 수색에 뛰어들었는데 결국 한 견공의 도움을 받아 마무리됐다.
숲에서 많은 일을 경험한 맥클리시는 산불 때문에 완전히 달라진 지형 때문에 길을 잃고 말았다. 그는 23일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내가 길을 잃었다는 것에 나도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맥클리시가 길을 잃은 곳은 지난 2020년 발생한 C.Z.U 라이트닝 컴플렉스 산불에 할퀴어 "모든 다른 지형과도 완전히 달라졌다"고 그는 말했다. "내가 고려하지 않은 것 하나가 있다. 산불이 일어나 모든 것을 없애버려 사막으로 바뀌어 있었다. 어디에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방향이나 사슴 통행로, 하이킹 통로 등을 알리는 표지판들이 모두 사라졌다. 맥클리시는 미국의 오지 곳곳을 누벼본 숙련된 하이커여서 낯이 익지 않은 뒷마당의 일부를 탐사할 기회로 여겼다. “열렬한 백패커로 내게 하루이틀 밤 밖에서 지내는 일은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첫날 밤은 추웠다. 그가 소지한 것이라곤 접이식 가위와 손전등 뿐이었다. 3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숙영지를 만들었는데 주변의 덤불은 젖어 있었다. 그는 안전한 피신처를 찾으러 협곡을 건넜다. 다음날 계류를 찾아 나섰는데 그는 근처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람쥐나 조류 등 사냥할 짐승도 없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맥클리시는 여전히 숲에서의 시간을 스스로의 힘으로 며칠 견뎌내고 생존기술을 시험할 기회라고 봤다.
맥클리시는 “나는 일종의 물 다이어트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폭포수 같은 자연수에 의지했다. 산딸기도 먹긴 했지만 주린 배는 주로 신발에 물을 받아 마셔 채웠다. “만일 여러분이 매일 1갤런 반(5.67리터)의 물을 마신다면 탄수화물이 바닥날 때까지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 열흘 만에 몸무게가 13kg이나 줄었다.”
그는 A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매일 1갤런(3.75리터)의 물은 마신 것이 확실하다. 다만 그렇게 해선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끝이 다가오는 것도 분명해졌다"고 털어놓았다.
닷새째에야 맥클리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 조금 더 심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이었는데 그는 문명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 애쓰기 시작했다. “태양을 따라 걸으면 대양에 이를 것이란 점을 알고 있었지만 대양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알지 못했다.”
이날은 미국 아버지의 날이기도 했다. 가족들이 저녁 식사 자리에 맥클리시가 나타나지 않자 뭔가 잘못됐다고 판단,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다.
여드레와 아흐레에 맥클리시는 도움을 청하는 소리를 질러대기 시작했다. 누군가 누구라도 자신의 소리를 들어줬으면 했다. 저체온증에도 시달렸으며, 미끄러져 바위에 얼굴을 긁히기도 했다. 열흘째인 20일 그의 외침이 답을 들려줬다. 무인기(드론)가 눈에 띄었고, 30분 뒤 협곡으로부터 소리들이 들려왔다. 두 명의 주립공원 레인저들이 고개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맥클리시는 “신기루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 뒤 저먼 셰퍼드가 덤불 속에서 튀어나왔고, 그 뒤 레인저 대원이 따랐다. 놀랍게도 아버지와 자형까지 다가왔다. 이들은 맥클리시의 부상 정도를 점검하고 부축해 수색대에 인계했다.
산타 크루즈 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에 따르면 도와달라는 맥클리시의 외침을 사람들이 들었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팀과 처음 접촉한 시점은 구조 당일 오후 7시 30분쯤이었다. 그는 구조 당일 한 병원에서 밤을 보냈고 의사들은 그의 등에서 돌들을 제거했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 숲에서 헤맨 것을 감안했을 때 몸에 상처도 적은 편이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볼더 크릭보다 훨씬 험준한 트레일에서 생생한 경험을 하나 더 보탰다고 생각한 그는 "정말로 그렇게 많이 두려워하지 않았다. 나는 야생을 껴안았다"고 말했다. 약간의 허세가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미국 ABC 뉴스 인터뷰를 통해선 조금 다른 얘기를 들려줬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나 때문에 많은 분들이 수색에 참여했다는 사실에) 그냥 진짜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정말 대단한 경험을 했다. 아마도 올해 나머지 기간에 할 하이킹은 벌써 충분히 한 것 같다." 그가 또 하이킹하겠다고 집을 나서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