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587) - 잘 물든 단풍이어라
설악산과 오대산에 단풍이 한창이란다. 20여일 지나면 남녘의 단풍도 곱게 물들 터, 이를 감상하기 위하여 고향산사 곁의 숙소를 예약하였다. 때에 맞게 장조카가 가족카톡방에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쁘다’는 법륜스님의 단풍예찬을 소개하였다. 그 내용의 한 부분, ‘낙엽이 질 때 두 종류가 있어요. 잘 물들어서 예쁜 단풍이 되기도 하고 쭈그러져서 가랑잎이 되기도 하거든요. 봄꽃은 예쁘지만 떨어지면 지저분해요. 그래서 주워가는 사람이 없어요. 그런데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주워가죠. 때로는 책갈피에 껴서 오래 간직하기도 하죠. 그러니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뻐요.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는 얘기예요.’
인터넷에서 살핀 오대산 선재길 단풍
지난주 ‘인생은 아름다워’ 8집을 편찬하여 주변에 돌렸다. 9월 초까지 이어진 이순신 백의종군길 걷기와 10월초의 열흘간 연휴 등이 겹쳐 예년보다 한 달 여 늦은 편, 그 책 앞날개에 이를 펴내는 소감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매일 시청하는 교육방송의 출연자는 프로그램을 마치며 오늘도 누렸다고 쾌재를 부른다. 주어진 임무를 잘 끝낸 뿌듯함의 표현이리라. 은퇴 후 8년, 나름 열심히 살아온 기록을 해마다 거르지 않고 펴낼 수 있어 감사하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들, 건전한 심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공동체에 유익을 끼치는 삶이기를 바라며 한 해 동안 쓴 글을 셋으로 나누었다. 1부는 부딪히며 사는 주변의 일상을, 2부는 조선통신사 옛길 걸으며 다진 한일우정걷기 기행록, 3부는 국난극복을 염원하며 걸은 이순신 백의종군길 참가기로 엮었다. 오곡백과 풍성하게 익는 계절, 작은 씨앗이 큰 열매 맺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지난 1년은 본으로 여기는 선인이 누렸던 삶의 끝자락, 그 연륜을 넘어서며 나름의 지혜와 덕을 깨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하나님이여, 필부의 소망을 어여삐 여기소서.’
책을 받은 후 곁에 두고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말을 하는 이가 있어 고맙다. 한 두 사람이라도 잘 물든 단풍처럼 이를 버리지 않고 곱게 간직하는 이가 있다면 펴낸 보람이 있으리라.
* 70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고향과 서울, 지방 등 여러 곳에 둥지를 틀었다. 그중 지금 거주하고 있는 광주 진월동의 아파트에 이주한지 24년, 사는 동안 가장 오래 머문 곳이다. 그런 가운데 동네에 있는 당산나무 옆을 지나며 전에 없던 마을 유래판이 세워진 것을 뒤늦게 살폈다. 시어머니와 3년을 함께 살고도 성을 몰랐다는 며느리의 술회를 떠올리며 당산나무에 적힌 마을의 유래를 소개함으로 그간 무심했던 주민으로서의 도리에 가름하고자 한다. 고향마을은 7년 전 가족과 함께 걸은 '회상의 피란길' 걷기 때 중앙일간지에서 코스 도면에 마을이름을 표기하여 주어 뿌듯하였다. 인생도 마을도 곱게 물든 단풍이어라.
‘진제(眞提)마을 유래
1. 연혁
1759년 여지도에는 효우동면 효우동리 진제마을로 기록되어 있다.
1914년 조선총독부령에 의거 효천면으로 통폐합, 효우동면 진제리와 월진리의 이름으로 한 자씩 취하여 진월리라 하였다.
1961년 광주시 남부출장소 관할 효덕동이 됨.
진제마을은 과거 효천면의 소재지이며 진월출장소의 중심이기도 했고 현재도 효덕동주민센터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2. 향토자원의 유래 및 설화
진제마을은 예부터 노인회에서 주관하여 마을의 안녕, 농사의 풍년, 재앙방지, 대동화목을 기원 매년 정월대보름날 당산제를 모셔왔다. 제관은 화주 1명, 헌관 3명, 축관 1명, 집사 1명 등 6명을 선정. 비용은 집집마다 쌀이나 돈으로 걷는 호구전 또는 3일굿이라고 하는 걸궁을 해서 충당했으나 지금은 희사금으로 명맥을 유지한다. 당산은 약 150년 된 느티나무인데 할머니 당산으로 관념하고 있다. 당산 서쪽에 수호신이라고 하는 흙무덤이 있었으나 파헤쳐졌다. 파헤친 사람은 할머니의 노여움을 사서 죽었다고 한다. 그 후 옆에 있던 입석을 마을회관 앞에 옮기고 그곳에서 당산제를 모셔왔으나 1992년 지금의 당산목으로 신체를 바꾸었으며 마을 앞 논에 당샘이 있었으나 폐쇄되고 45년 전에 당산제를 모시지 않았는데 마을에 우환이 잦아 다시 모시게 되었다.
진제마을은 효를 근본으로 하여 향악, 두레, 대동, 화목을 조상들이 지켜왔으며 도시의 재생으로 원주민이 많이 이주하였으나 우리 고유 풍속을 되살려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하여 진제마을 유래판을 설치한다.
효덕동 제13기 주민자치위원 일동’
첫댓글 잘 물든 단풍이 봄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씀에 공감하게되는 사진입니다. 정말 예쁘게 물들었네요.^^여덟번째 '인생은 아름다워'의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정말 멋진 일이예요~^^
^^축하드립니다^^
올가을에는 책갈피에 예쁜 단풍 하나 끼워놔아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