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p
고독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
오랜 세월 고통 속에서 스스로 비참하게 살아왔던 그녀로서는
남들의 자선에 의지해 살면 좋을 거라는 환상 때문에
노년의 삶을 교란 당하면서까지
그 특권들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63p
[사람은 죽어야 할 때 죽는 게 아니라
죽을 수 있을 때 죽는 거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려 주세요]
77p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그 많은 슬픔과 고통을 치르게 하시는데,
혹시 인간이 쇳덩이로 만들어졌다고 믿고 계시는 거냐고 주저 없이 하느님께 묻곤 했다.
87p
그녀의 삶은 자신의 수의를 짓는 데서 다 지나가고 있었다.
실제로, 낮에는 짓다가 밤에는 다시 풀어버린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인데,
그것은 그런식으로 고독을 이겨냈다는 희망에서가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그런 고독을 누리기 위해서인 듯싶었다.
118p
[작별인사를 하려무나. 일 분의 화해는 평생 동안의 우정보다 더 값진 것이란다]
285~286p
어느 곳에 있든지 과거는 거짓이고 추억은 되돌아오지 않는 것이고,
지난 봄은 다시 찾을 수 없고,
아무리 격정적이고 집요한 사랑도
어찌 되었든 잠시의 진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할 것을 권고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