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1200억엔대의 한국 포스코 지분 매각 이유는 / 9/26(목) / 한겨레 신문
일본제철이 300만 주 가까이 보유한 한국포스코홀딩스(POSCO HD)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최근 미국과 인도에서 각각 철강기업 인수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제철은 24일 2000년 이후 전략적 제휴계약 등과 함께 취득 보유해 온 포스코 HD 주식(총 289만 4712주)을 이번에 매각하기로 했다며 매각 시기는 시장 동향 등을 살펴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은 포스코와 2000년 8월 전략적 제휴 계약, 2006년 10월 전략적 제휴 심화와 주식의 상호 추가 취득에 관한 계약 등을 체결함과 동시에 포스코의 주식을 매입해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8월에는 전략적 제휴 계약을 3년 연장했다.
현재 일본제철은 포스코의 발행주식을 3.42% 보유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 회사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의 가치는 약 1조 1천억원(약 1188억엔)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도했다. 포스코도 일본제철 지분 1.65%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본제철과 달리 현재 매각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 측은 "지금까지 (포스코와의) 제휴 관계를 구축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며 "(주식을 매각하더라도) 앞으로도 이 회사와의 제휴 시책을 추진해 탄소 중립, 반제품 상호 공급, 기술 교류 등 양사 흥진의 과제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제철은 이번 매각의 이유에 대해서는, 「자산 압축에 의한 자본 효율 향상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고 하는 설명에 그쳤다.
일본제철의 포스코 지분 매각은 최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미국 US스틸 인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일본 내수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인구가 늘고 있는 미국 인도 등에서 투자를 늘리는 한편 현지에 고로를 포함한 생산시설을 직접 갖춘 뒤 판매까지 하는 지역생산 지역소비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141억 달러를 투입해 한때 전 세계 철강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US스틸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인도에서도 제철회사 '아르셀로미탈'과 합작사에 1조엔 규모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제철이 US스틸 인수를 위해 인수금액과 별도로 총 27억 달러 이상의 추가 투자를 표명하면서 해외를 중심으로 한 공격성장 투자를 위해 자본효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포스코 지분 매각도 그 일환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