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3일 연중 제4주간 월요일
제1독서
<그들은 믿음으로 여러 나라를 정복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다보셨습니다.>
▥ 히브리서의 말씀입니다. 11,32-40
형제 여러분, 32 내가 무슨 말을 더 해야 하겠습니까? 기드온, 바락, 삼손, 입타, 다윗과 사무엘, 그리고 예언자들에 대하여 말하려면 시간이 모자랄 것입니다. 33 그들은 믿음으로 여러 나라를 정복하였고 정의를 실천하였으며, 약속된 것을 얻었고 사자들의 입을 막았으며, 34 맹렬한 불을 껐고 칼날을 벗어났으며, 약하였지만 강해졌고 전쟁 때에 용맹한 전사가 되었으며 외국 군대를 물리쳤습니다. 35 어떤 여인들은 죽었다가 부활한 식구들을 다시 맞아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더 나은 부활을 누리려고, 석방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고문을 받았습니다. 36 또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고, 결박과 투옥을 당하기까지 하였습니다. 37 또 돌에 맞아 죽기도 하고 톱으로 잘리기도 하고 칼에 맞아 죽기도 하였습니다. 그들은 궁핍과 고난과 학대를 겪으며 양가죽이나 염소 가죽만 두른 채 돌아다녔습니다. 38 그들에게는 세상이 가치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야와 산과 동굴과 땅굴을 헤매고 다녔습니다.
39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약속된 것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40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다보셨기 때문에, 우리 없이 그들만 완전하게 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20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1 호수 건너편 게라사인들의 지방으로 갔다. 2 예수님께서 배에서 내리시자마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3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쇠사슬로 묶어 둘 수가 없었다. 4 이미 여러 번 족쇄와 쇠사슬로 묶어 두었으나,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가 없었다. 5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 하였다.
6 그는 멀리서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7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제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자기들을 그 지방 밖으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청하였다.
11 마침 그곳 산 쪽에는 놓아 기르는 많은 돼지 떼가 있었다. 12 그래서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돼지들에게 보내시어 그 속으로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13 예수님께서 허락하시니 더러운 영들이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천 마리쯤 되는 돼지 떼가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14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과 여러 촌락에 알렸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왔다. 15 그들은 예수님께 와서 마귀 들렸던 사람, 곧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16 그 일을 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이와 돼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17 그러자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18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마귀 들렸던 이가 예수님께 같이 있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19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20 그래서 그는 물러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모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인준 파트리치오 신부의 강론말씀
“구원으로 초대”
히브리 서간의 저자는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편지를 썼기 때문에 구약의 인물들을 한꺼번에 나열해도 다 알아듣는 이야기였습니다.
구약에서 율법에 충실하기 위해서 온갖 고통과 박해를 받았지만 충실하게 자신의
믿음을 지켰지만 결국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받은 은총과는 비교가 되지 않음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믿음으로 인정을 받기는 하였지만 약속된 것을 얻지는 못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내다보셨기 때문에, 우리 없이 그들만 완전하게
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히브 11,39-40)
구약의 율법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았지만 그들이 그 세계에 갇히고 고착되었기 때문에
하느님 구원의 뜻을 다 따르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히브리 저자는 유대인들이 새로운
세계인 그리스도의 은총을 받아들이기를 일깨워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복음을 읽으며 대부분 이해되는 부분이 많지만 게라사 인들의 지방에서
일어났던 마귀들린 사람과 돼지 떼의 이야기는 이해하기가 힘든 대목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교훈으로 받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마귀가 스스로 복수인 ‘군대’라고 쓴
표현입니다. 수가 많아서 그렇다고 그리스도 앞에서는 순순히 자백을 합니다.
예수님께서 마귀들이 청하는대로 왜 하필이면 돼지 속으로 그들이 들어가게 허락을
하셨는지가 의문입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예수님 당시에 이스라엘
인들은 돼지를 치지를 않고 이방인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겼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성경에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먹지 못하는 부정한 음식으로 돼지를
포함시키셨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혐오스러운 동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이방인에게 관용하신 주님께서 그렇게 손해를 보도록 돼지를 죽도록 하셨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성경의 이야기를 받아드릴 수 없다는 논리를
쓰지는 말아야 합니다. 이해하는 것은 내 위주이고 복음의 중심은 주님에게 있기 때문에
그런 사건 자체가 있었음을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이해 못하는 것은 못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성경주석의 기본이라 하겠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진정한 뜻을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여기서 아무리 큰 마귀의 세력이라 해도 주님께서 한 마디로 그들을 제압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이방인들도 비록 주님의 정체를 다 알아보지는 못해도 두려움으로
가득해서 제발 그곳에서 떠나주시기를 청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주님께서도 배척 받으시는 사실을 우리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마귀 들렸다가 치유가 된 사람이 주님을 따르겠다고 청하지만 주님께서는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라고 하셨을 뿐 당신을 따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여기서도 우리 뜻의 바탕으로 주님을 따르는 일방적인 방식도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 구원은 하느님 초대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인간의 가치관에 바탕을 두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어떤 사람이라도 구원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시고 마귀 들린
사람에게까지 구원과 치유의 기적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출처: 구름 흘러가는 원문보기 글쓴이: 말씀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