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사냥해서 먹음
스캐빈저: 시체 줏어 먹음
티라노사우르스는 공룡중에서도 참 독특한 케이스 입니다. 어제 공룡글 올라왔을 때 댓글 중에도 있었지만 헌터냐 스캐빈저냐의 구분하기 딱 애매한 케이스였죠.
왜냐면 헌터와 스캐빈저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육식독물이든 사냥만 하는 놈도 없고 시체만 줏어먹는 놈도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는 각각의 특징들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근데 티라노사우르스는 헌터와 스캐빈저의 특징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극단적인 헌터와 스캐빈저의 특징을 다 가지고 있었기에 학자들에게 혼란을 주었죠.
예를들면 좌우로 벌어져있는 눈이나 커다란 턱은 극단적인 헌터의 형태를 띄는데 반해, 발달된 비강이나 사냥할 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 앞발의 퇴화 같은건 극단적인 스캐빈저로의 진화로 보이죠.
그렇다고 해도 누가봐도 사냥을 해서 먹고 살았을거 같은, 먹이사슬 최상위가 어울리는 외모를 가진 티라노가 스캐빈저였다는 설이 힘을 잃지 않았던건 그 커다란 덩치 때문입니다.
그 커다란 덩치의 스피드로는 대형 사냥감 외에는 사냥이 힘들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티라노는 백악기의 공룡, 쥐라기 보다 공룡들이 소형화 되던 시기였습니다. 대형공룡들의 전성시대인 쥐라기에도 없었던 티라노같은 초대형 헌터가(쥐라기의 알로사우르스는 크기는 티라노와 비슷하지만 훨씬 슬림하고 빨랐음) 공룡들이 전체적으로 작고 빨라진 백악기에 등장했다는건 진화론을 역행하는 케이스였거든요.
하지만 의문의 해답은 풀리기 시작합니다. 티라노가 무리 생활을 했다는 증거가 속속 나오기 시작했죠.
그리고 화석을 통해서 티라노가 성체까지 완만하게 성장하는게 아니라 특정 시기에 폭발적인 성장을 해서 성체가 된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그러한 증거가 나오자 학자들의 머리에는 티라노의 생태가 그다지 낮설지 않다는걸 느낍니다. 현재에도 그런 육식동물이 있지요.
바로 사자입니다.
지금 인류가 멸망하고 수천만년이나 수억년 후에, 새로운 인류가 나와서 숫사자의 화석을 발견하게 된다면 똑같은 고민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이놈은 도대체 뭘 먹고 살았나?" 하는 의문 말입니다.
아시다시피 숫사자는 사냥을 잘 하지 않습니다. 하기도 어렵구요. 아프리카 초원에 많이 서식하는 가젤이나 얼룩말 따위를 잡기에는 덩치가 너무 크고 머리도 큽니다. 대형 초식동물이나 사냥할 수 있지만 대형 초식동물만 먹고 살기에 대형 초식동물은 개체수가 많지도 않고 혼자서는 잡기도 너무 힘듭니다. 단독생활을 한다면 굶어죽기 딱이지요.
무리 생활을 하니까 사냥하기에는 참 어이없는 덩치로도 생존이 가능한겁니다. 사냥은 날렵한 암사자들이 도맡아서 하고 숫사자는 무리를 지키고 다른 헌터들의 음식을 뺏고 대형사냥감을 사냥할 때 도움을 주는걸로 역할이 나눠져 있죠.
다시 티라노로 넘어와서, 티라노 역시 사자와 비슷한 생태 습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어처구니 없는 덩치로도 헌터로 존재할 수 있었다고 추측합니다.
어느 순간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는건 반대로 일생의 상당 기간을 작은 덩치로 산다는 얘기도 되죠. 거기다 무리 생활을 하기 때문에 티라노의 무리에는 다자란 성체 티라노와 작고 날렵한 티라노가 항시 공존했을 겁니다.
작은 티라노는 사냥을 도맡고 다 큰 성체는 무리를 보호하고 시체를 탐색하며 대형 공룡을 사냥하는 식이었을 거라는 얘기죠.
이런 분업화된 무리생활은 파충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태지만 티라노는 깃털이 달린 항온동물이었고 파충류보다 조류의 생태에 가깝다는게 정설인데다 분명 무리생활을 했던 화석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장 신빙성 있는 가설로 보여집니다.
첫댓글 티라노 비쥬얼이 많이 달라졌네요.
쥬라기 공원의 그 비쥬얼로만 알고있었는데
모습은 딱 조류네요.
예상 밖
진짜 완전 충격..생태는 그렇다 쳐도 외관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거랑 너무 다르네요
닭의 조상인가?
외형이 귀엽네요 은근히~~볼매인듯...
중갑을 입은 고독한 헌터 이미지였는데 거대 비둘기떼를 보는듯한 이 느낌은...
닭인데...?
아 어릴 때 공룡책에서 보던 사진하고 많이 다르군요!!
그 사이에 더 많은 발굴 덕분인가요
티라노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랩터 같은 놈이라니 상당히 신선하군요.
근데 티라노 외형은.......; 나의 티라노는 이렇지 않았는데..뭔가 어렸을 때 꿈이 산산조각 난 기분이군요^^;
내 티라노가 이렇게 닭같을리 없어...
ㅋㅋ;
ㅋㅋㅋㅋ공감
심하게 공감 가네요...
근데...정말로 공룡이 존재했을까요???옛 문헌들이나 화석등등 여러가지 증거는 굉장히 많지만 실제로 본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참 믿기 힘드네요. 만약 지금 시대에 공룡이 존재했다면 어떻게 됐을지도 굉장히 궁금하구요;;
화석을 안 믿으신다면;;; 조선시대 사람들도 문헌들로만 존재하시죠ㅎㅎ 뼈랑요
사람이 있기 전에 존재했으니까요... 안 보여서 안 믿는다고 하면 우리가 아는 많은 상식도 거부해야겠죠
털 달린 조류에 가깝다니... 상상과는 정말 다르네요
내가 좋아했던 티라노가 야구공 한대만 맞아도 관통당할것 같은 모습이라니 ㅜ ㅜ
뭐냐? 목줄메고 산책나가고싶은 이비쥬얼은..
먼치킨
털인가요 깃털인가요?
털이면 모를까(사자느낌도 나고) 깃털이라면... 저렇게 큰 조류형태의 공룡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