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끈이 있으니 연이다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이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 번
쓰러질 때까지...
-박철-
*'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다' 니 얼마나 용기를 샘솟게 하는 말인가?
나를 옭아매고 있던 끈들이 나를 날아오르게 해 줄 수 있다니,
정상 모리배의 발림 말 같기도 하고
사이비 교주의 구원 약속 같기도 하지만,
은유가 아니라 실제 연의 모습이 저러하다
연과 얼레가 일년 내내 벽장에 같혀 있다가 겨울 한 철 날아오르는 것처럼
우리들 일상은 얼마나 오랫동안 숨죽여왔는가.
한데 나를 칭칭 동여맨 것들,
나를 결박한 세상이 나를 날아오르게 한단다.
바람 거셀수록 더 높이 날아오르는 연을보라
둥글게 제 가슴 오려내어야 날 수 있는 방패연을 보라.
세상 모든 아픔을 연료로 불타는 사랑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꼬리를 펄럭이며
훨 훨...
카페 게시글
연꽃들의 만남
-연(鳶)-
청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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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2.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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