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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백세시대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되었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등산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캠핑을 다니고 골프나 당구를 치고 등등할 수 있는 취미들이 많고 백세시대에 취미는 단순히 필요한 게 아니고 그 이상 중요한 그 무엇이 되었습니다.
요즘 등반하면서 보면 예전 같으면 생각하기 힘든 70대 선등자도 많고 멀티를 즐기는 연령대는 일이나 가정에서 바쁘게 사시다가 여유가 생기는 때인 50~60대가 주류인 느낌입니다.
동혁이 또래에는 80대 선등자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암벽등반을 하는 산악회이고 그 행위는 어쩔 수 없이 관절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데 백세시대에 보다 길게 등반을 즐기려면 관절 건강에 대한 경험담 글이 하나 있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겪은 과정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아직 결과도 못 본 나의 손가락 관절염 치료의 과정 중에 있고 또한 오직 '나' 한 명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고. 사람마다 생활하는 방식, 타고난 회복 능력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같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 내가 한 결정이 맞으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그냥 나의 경험이 지금 증상 초기에 있는 누군가 이 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 자신한테 잘 맞는 방식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나는 유도를 8년 정도( 취미를 벗어나게) 했고 2년 정도는 취미 수준으로 총 10년을 했습니다. 볼링을 4년(같은 클럽 사람들은 나를 김 프로라고 할 정도로 열심히 했음) 했고 골프도 20년 정도 하고 있습니다. 등반도 20년 이상 했고요. ※ 이번 치료 때 선생님과 상담 중에 손가락에 무리가 간 취미만 적었습니다.
관절 관련 질환으로 치료받은 건 등반에 열심이던 십수 년 전 무릎이 아파 동네의원 두 곳과 대학병원(한 대, 건대) 두 곳에서 연골이 심하게 닳아 그런다고 진단받고 치료받으며 제일 큰 원인으로 지목된 실내암장부터 끊었고(그때 종로 아트 클라이밍은 평생회원권이 있었는데 내가 평생회원이었는데 그 뒤로 짐 빼러 갈 때 말고 한 번도 안 갔음) 그 당시 지금 등산 장비 고치는 박준규와 나중에 결혼한 지주연이 지네 회사 줄기세포 치료 임상에 참여하라고 해서 고민할 정도로 등반에 미련이 많았고 결국 안 했는데 허리 아팠던 지주연은 국내 대회 때마다 10위권 안에 들 정도의 여성 클라이머가 되었지요.
이때 멀티 등반과 암장 운동 둘 중 하나씩 지워갈 때 암장 운동이 더 부담 간다는 의사와 실랑이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후로 인수 등반 10회 정도 하고 아파서 멀티도 관두고 꽤 오랜 기간 산에 안 가고 산악회 산제 지낼 때만 참석했습니다.
아프기 한참 전 오이지인가 의대에서 발목을 다쳤었는데 다친 발목이 완쾌되지 않는 상태로 계속 등반을 이어가 반대쪽 무릎→다친 쪽 무릎→반대쪽 발목으로 순차적으로 망가졌다고 들었습니다. 신체는 몸의 밸런스를 맞춰야 해서 아픈 쪽을 덜 쓰게 하고 그것이 멀쩡한 쪽에 부담을 증가하는 그런 게 있기 때문이라 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어디 한군데 아프면 제대로 치료하시기 바랍니다. 서둘러 복귀보다는 늦더라도 확실히 하셔서 오래 즐기셔야죠.
그 외 목이나 어깨로 병원 간 적은 있는데 그건 관절이 아니고 목 디스크로 인한 신경 쪽과 인대 문제라 생략하겠습니다.
사실 7~8년 전에 퇴행성 관절염 이야기를 의사한테 들은 적 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손이 뻑뻑하고 안 쥐어지길래 병원을 방문한 적 있는데 그때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게 조금 지나면 뻑뻑한 것도 풀리고 인도어 골프장 며칠 안 가면 괜찮아져서 무시했었는데 후회됩니다.
20일 전쯤 자고 일어났는데 손의 뻑뻑한 느낌이 다른 날과 달랐습니다. 손가락이 부어있고 왼손 가운데 손가락은 스치기만 해도 아프고 왼손 중지를 제외한 다른 아홉 개 손가락은 첫마디를 만져보면 통증이 있고 열감이 있어서 손의 사용이라곤 5일 전쯤 재각형 따라서 인수간 것뿐인데 왜 이러지 하면서도 사정상 병원을 못 갔습니다.
요즘 시작한 일의 본사를 강북에 뒀는데 평소 다니던 병원과의 이동시간도 그렇고 그때 사무집기와 냉난방기 설치로 어수선한 데다 랜 공사가 맘에 안 들어 재 공사해야 돼서 못 가고 주말 끼고 하니 아프고 4일째 되는 날에야 병원 갔는데 가는 날도 약간 줄었지만 통증은 많이 있었고 주먹을 쥐기가 힘든 상태였습니다.
처음 방문한 병원은 제가 꽤 오래 다니던 통증 의학과인데 오랫동안 목 디스크로 고생하고 있는데 이걸로 인해서 어깨 손목 등 아프면 치료받고 있고 저한테는잘 맞는다 싶어서 다닙니다. 전엔 방송 쪽 출연을 많이 하더니 요즘은 치료에 집중하는 것도 같고요. 여기를 방문한 건 근이나 건이 아픈 거지 관절이 아프다곤 생각을 안 해서입니다.
의사: 손가락은 처음이네요? 어디 좀 봅시다.
나: 전엔 아파도 금방 괜찮아 졌는데 왜 이러죠? 더운데 음료수병도 못 따겠어요.
모든 손 첫마디가 불쑥 튀어나온 손을 만져보던 의사가 아파하는 나를 보며 다시 묻습니다.
의사: 요즘도 클라이밍 하세요?
나: 예.
의사: 그 운동 직후에 이런건가요?
나: 아니요. 지 지난 일요일 이후엔 손을 쓸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등반 5일후쯤 같은데요.
사진도 찍고 이것저것 하고 초음파로 손가락을 보더니
의사: 관절염이 왔네요. 중지는 관절염으로 인한 염증으로 힘줄 염까지 진행돼서 더 아픈 거고요.
나: 요즘 바쁜데 그럼 치료 하려면 기간은 얼마나 잡으면 됩니까?
의사: 많이 써서 온 퇴행성 관절염은 치료가 안됩니다. 아픈 것 덜하고 진행 느리게 하는 치료뿐이에요.(이게 무슨 개소리)
나: 그럼 방법이 없이 이렇게 살아야 된다는 말이세요?
의사: 일단 염증부터 치료하고 차근 차근생각을 해봅시다.
초음파 보면서 주사 놓고 몇 가지 물리치료하고 충격파 치료받고 왔습니다.( 스쳐도 아픈 손가락에 충격파 받아보시면 죽음을 맛보게 됩니다. 요즘 간호사 법 사태로 간호사가 충격파 치료를 거부한다고 의사가 직접 했는데 충격파 기계는 메뉴얼대로 갈 건데 이놈 때문인가 손가락 때문인가 전에 간호사가 어깨 할 때보다 너무 아팠음. 치료 중 "아프면 말씀하세요.. 그래도 참는 게 효과는 더 있어요" 이런 개소리에 미치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다른 병원에서 충격파 받으면서 이놈은 좋은 놈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치료를 세 번을 더 받았습니다. 통증도 많이 줄어들었는데 4회차 치료 후 의사 면담 때 의사가 이런 말을 합니다. 여기저기 아파서 많이 갔는데도 물론 관절은 아니었지만 "운동을 줄여라 술을 줄여라" 이런 말 전혀 없던 의사인데요.
의사: 통증은 어떠신가요? 처음이 열이라면 지금은 어느 정도죠?
나: 많이 좋아졌습니다. 삼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의사: 좋아져도 사용하게 되면 다시 아플 겁니다. 매번 병원을 방문해야 할 거고요. 클라이밍은 이제 안 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관절에 부하가 걸리면 통증은 다시 옵니다.
심란해하고 있는 중에 어머니 49재가 있어서 누님들 모시고 가는데 운전하고 가는 개판 된 내 손을 보며 뒤에 앉은 누나가 이유를 묻길래 퇴행이 왔다고 하니까 두 분 다 이걸로 고생을 하고 있답니다.
생활습관하고 먹어서 효과 본 보충제, 치료기 등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손만 보는 수부외과 전문의가 있다는 말을 들었고 우리 집에서 가까운 강남 수 병원이 손을 잘 보는 병원이란 정보를 얻었고 다음날 누님들과 지인들이 보내준 이런저런 약들도 먹고 파라핀, 적외선, 저주파, 등 이런저런 치료기도 한 번씩 해보고 병원을 가 봤습니다.
며칠 동안 타 병원 치료 내용과 현재 통증 상황 저 위에 적은 그동안 취미로 했던 운동 등 이것저것 말씀드리고 손 상태를 보면서 묻는데 여기서는 유전적인 것을 많이 보더군요.
의사: 아까 말씀하신 취미들이 모두 관절염에 안 좋은 것이지만 지금 손가락 상태면 손을 혹사 시키는 현장 노동자들이 8시간 근무로 30년 이상 하거나 주짓수 등 현역 운동선수들 손본다 나을 게 없어요. 묵직한 느낌이 오래되었다면 호르몬 문제가 아니면 유전적이라고 생각해 봐야 됩니다. 그리고 관절염 환자의 세 명 중 두 명은 유전적으로 오는 거고 일이나 환경으로 오는 것은 17프로 정도입니다.
나: 호르몬 문제는 뭔가요?
의사: 관절염이 여자가 남자 대비 3배 정도 많은데 하는 일도 다르지만 호르몬적인 게 문제가 간혹 있고 선생님 결과는 곧 나오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부모님이 관절염이 있으셨나요?
나: 아버지는 잘 모르겠고 어머니는 없으셨는데요.
의사: 아버지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나: 한의사셨는데요.
의사: 형제분 중 관절염 판정받으신 분 계시나요?
나: 형제는 없고 누님 두 분 계시는데 두 분 모두 관절이 아프시다고 합니다.
의사: 알겠습니다. 치료를 해 보십시다.
나: 이병은 치료가 안된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제가 다시 클라이밍이나 골프를 할 수 있을까요?
의사: 완치가 안된다는 말이지 치료를 해서 통증 없애고 관리 하시면서 지내시면 일상생활은 지장 없습니다. 그리고 클라이밍은 안 좋습니다.
그리고 치료실 내려가 몇 가지 물리치료하고 주사를 놓은데 관절 쪽에는 윤활유 작용하는 주사 놓고 특이하게도 전완 쪽에도 무슨 주사를 놓던데 스테로이드냐고 하니까 염증은 많이 줄어서 아니라고 하고 그리고 공포의 체외충격파... 여기도 죽음입니다. 손의 통증이 많이 줄은 상황인데도 정말 아픕니다.
여기는 손의 스트레칭과 운동을 해주고 알려 준 것을 시간 날 때마다 해보는데 이게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통증은 2나 3 정도이고 주먹 쥐는 것도 힘들지만 되는데 집에서 이 운동하고 파라핀과 적외선하고 나면 아픈 것 잊을 정도입니다. 내일이 2차 병원 세 번째 치료인데 그만 오라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통증이 없어지면 쉬운 길 몇 번 가 봐서 통증이 재발하면 등반도 접을 생각입니다. 관리 잘 해도 진행이 되면 많이 아플 거라고 하는데 그때가 빨리 오는 것은 싫습니다. 워킹이나 자전거로 넘어가던가 재미난 것 찾아야죠. 물론 할 만하다고 생각되면 살 살 할 거고요. 어서 좋은 약이 나왔으면 좋겠고
학규형이 투자했던 코오롱티슈진이 빨리 관절염 약 임상에 성공하길 빌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관절을 많이 쓰는 등반팀이고 또 평소에 암장 운동을 하시는 분도 있어서 항상 손가락이나 이런 곳에 부상을 당할 수가 있고 기계도 그렇지만 관절쪽은 오래 쓰면 마모가 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쓰잘데기없는 얘기들까지 다 적어봤습니다.
이 정도로 글을 마무리하면 될 것 같고 다시 말씀 드리지만 가족 중에 관절염 환자가 있으면 꾸준하게 관찰하고 대비가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그냥 크림프 많이 잡으니까 첫마디가 굵어지는 거야 생각 마시고... 활차나 건 이런 힘줄이나 인대는 쉬면 낫습니다 관절염은 끝이에요.
약속을 다 미루고 10일 넘게 금주중인데 아프고 술 안 먹으니 할 게 없네요.. (평생 금주할 수도 있는데...) 집에서 노트북 키고 한참 시간 때웠습니다. 다들 안전하게 등반하기 바라고 안전 등반엔 마음부상도 있고 몸 속 부상도 포함입니다.
첫댓글 형님 이런 장문의 글도 손가락 관절에는 클라이밍 만큼 안좋습니다…. 형님 손가락 희생이 저의 손가락에 도움이 될 듯 합니다 ~~~ㅋㅋㅋ
아~~~~!
나도 손가락이 늘 아픈디..
쉬면 좀 나아지고,
신나게 하고나면
오른손 가운데와 네번째가
퉁퉁부어요.물론 통증도.
병원가면
클라이밍 하지 말라할 것 같아
안가지요 ..
파라핀은 집에두고 씁니다.
가늘고 길게 가야는디..
많이 참고되었습니다.
병원 가 보세요. 완전 망가진 것 아니면 수리됩니다.
하지 말라고 안 할거에요. 해서 말 듣고 안 해서 고쳐지면 지네 손님 끊기는데요.ㅋ 의사들도 알아요 그런 말 안 듣는 것..
마음은 청춘인데 몸은 장년기의 클라이밍은 목표를 높게 정하지 않고 그냥 재미 있으면 되는 것 같아요. 그럼 실력은 자연히 따라 올 거라고 봅니다.관절 마모는 몰라도 등반에 중요한 속근이 45인가 50부터 매해 10프로씩 준다고 40년전에 배웠는데 이건 안 믿습니다. 암튼 화이팅 하십시요.
그리고,,파라핀 치료후 손에 장갑처럼 있는 것 벗겨서 재 사용해도 되나요? 지금은 버리는데 혼자 쓰는거라 다시 써도 될 것 같은데..
의욕이 왕성하신데 아프신 곳이 많아지시니 안타깝습니다.
슬프긴 하지만 사람이 언젠가는 마지막이 오지 않겠습니까..
일도 그렇고 몸도 그렇고..
손마디에 관절염이라고 하시니까 4년 전에 투잡하느라 택배 일 했을때가 생각납니다.
10,20kg 박스는 8시간 이상 옮겨도 안 아픈데 마대자루 집어 던지는게 훨씬 아프더군요.
젊은 애들은 그 보직이 땡보직이라고 했는데 나이 든 사람들에겐 아니였습니다.
발 수술하고 아무것도 못하니 일단 아픈곳이 모두 사라지네요. 일 다시 하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요.
운동선수들 은퇴하는거 보면서 제 앞날을 생각해본 적 많았습니다.
그 사람들도 그 자리에서 오래 있고 싶었겠지만 그러지 못 하는건 어쩔 수 없는거 같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신체 한계시간을 최대한 늘릴 수는 있겠지만 떠나야 할 때가 반드시 오고 마네요.
하여간 연호 형님의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
긴 글 감사합니다 ~~ 저도 언능 다시 발목 치료 해야겠네요
발목 보호대나 테이핑 하고 다녔는데 확실하게 치료 해야겠네요 다시 한번 스스로 다짐 !!
아! 제가 종구고문님께, 연호선배님은 춘클때 처음뵈었지만 같이 등반하니 마음도 든든해지고 참 좋던데 자주 나오시면 좋겠어요~라고 했더니, 건강이 안좋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이제야 읽고서 선배님의 등반에 대한 열정을 헤아릴 수 없겠다고 느꼈고, 죄송스럽게도 일부 많이 공감하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종종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