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의 확산으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필름의 마지막 보루는 아이러니하게도 일회용 카메라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카메라의 빠른 성장으로 이미 메이저 필름 제조사 중 대다수가 필름 제조를 포기하거나 상당부분 축소하고 있으며, 필름 카메라 제조사들 역시 디지털로 완전 이전하거나 라인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서 은염필름의 설 자리는 급속도로 좁아지고 있는 상태.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필름의 사용량을 지켜주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최고급의 필름카메라가 아닌 일회용 카메라이다. 일회용 카메라라면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중에서도 가장 질이 떨어지고, 기능 또한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더욱 아이러니하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를 소유한 사용자라도 여행이나 출장, 나들이에서 카메라를 집에 두고 왔을 때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바로 일회용 카메라라고. 이렇게 실수로 디지털 카메라를 소지하지 않았을 때 뿐만이 아니라 분실의 위험이 있는 상황이나 악천후 환경 등에서도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회용 카메라를 선호한다고 한다. 아마도 일회용 카메라를 훔치려는 사람은 없을 듯.
사용법이 지극히 간단한 것도 일회용 카메라의 판매고를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요건. 일명 기계치나 디지털이 익숙치 않은 세대에게 레버를 한번 돌려주고 셔터만 누르면 사진이 찍히는 일회용 카메라는 더없이 친숙한 기기.
하지만, 진정한 필름의 존폐를 위협하는 것은 휴대전화에 내장된 카메라이다. 항상 휴대하게 되고, 점차 화소나 퀄리티가 향상되면서 휴대전화의 카메라 기능은 일회용 카메라의 간편함을 위협하고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