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話頭)는 간절해야 타성일편(打成一片)
본참공안몰심사(本參公案沒心思)
철벽은산백부지(鐵壁銀山百不知)
의래의거의무간(疑來疑去疑無間)
고목개화만고지(枯木開花滿枯枝)
본참 공안에 몰 심사하면,
간절하게 화두를 거각(去殼)해서 거기에 들어가게 되면은 철벽은산백부지다.
앞도 좌우도 뒤도 쇠로 만든 벽과 은으로 된 산으로 꽉 둘러싸여서
알 수 없는 의단(疑團)으로 꽉 막히게 되니 거기에 온갖 것 아무것도 알 수 없을 뿐이다.
그 말이야.
백 가지를 다 알지 못할 그렇게 해서 의심에 가고 의심에 오고
그 의단이 독로(獨露)해서 간단(間斷)이 없으면 결국은 그 의단이 타파될 수밖에는 없고
의단을 타파해야 생사심을 타파하고 마침내 자기 자성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말이야.
중국의 대 도인이신 박산무이 선사는 선경어(禪警語)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공부(做工夫) 하되 공부하되 최요긴(崔要緊)은 가장 요긴한 것은,
간절 절(切) 자다 그 말이야.
간절한 간절 절(切)자 이 한자가 가장 공부하는 데 큰 힘이 된다.
간절하지 아니한즉 간절한 생각이 없으면 해태심이 나고 해태심이 나면은 방일해서
그럭저럭 지내게 되고 그럭저럭 지내다 보면 못 할 짓이 없어
온갖 잘못된 말, 잘못된 행동, 잘못된 생각을 하면서 허송세월하고 업을 짓고 그렇게 된다.
그 말이야.
그런데 대관절 이 한 물건이라는 게 무엇이냐?
간절한 신심과 간절한 분심(忿心)과 간절한 의심으로 마음을 쓰게 되면
그 마음이 그 용심이 정말 진실하게 간절하게 된다.
그 말이야.
그러니 방일이니 해태니 그런 것이 어디에서 일어날 수가 있으며
이 간절한 한 글자를 항상 잊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나아가면
고인의 전지 불조(佛祖)의 확철대오한 그러한 경지에 이르지 못할까 근심할 것이 없다.
또 생사심(生死心)을 타파 못할까 근심할 것도 없다.
간절 절(切)자 이 한 글자야말로
당하(當下)에 즉 하에 선도 초월하고 악도 초월하고 무기도 초월해서 초월하게 된다.
우리가 우리 중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거나 말로 업을 짓게 된 것은
선 아니면 악이요 선도 악도 아니면 무기, 이 선‧악‧무기 세 가지의 성질로 업을 짓게 되는데
간절한 마음이 가슴에 충만하면
선도 생각할 겨를이 없고 악도 생각할 겨를이 없고 무기에 떨어질 이유도 없다.
그 말이야.
그러니 화두 하나가 저절로 간절할 수밖에는 없고
화두에 대한 의단이 간절하게 되면은
산란심(散亂心)이 거기에 대해 발붙이지 못할 것이고
혼침(昏沈)도 거기에 발붙이지를 못할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없기 때문에 온갖 망상이 일어나고
까딱하면 무기력에 빠져서는 꾸벅꾸벅 졸게 된다.
그 말이야.
이 간절 절(切)자 한자가 가장 우리 수행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친절하고도 요긴한 글자다.
그 말이야.
마음 씀이 간절한즉, 간절해-가지고 이어졌다 끊어졌다 하는 그런 간단이 없고 간단이 없다 보면
팔만 사천 마군(魔軍)도 내 마음속에 침범해 들어올 수가 없고 용심이 간절하게 되면
사량(思量) 복탁(卜度) 그런 것도 거기에 붙지 못한다.
그 말이야.
간절하지를 못하기 때문에 간절한 마음으로 화두를 들지 못하기 때문에
공안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분별심으로 따지고 의리로 따지고 그렇게 된 것이다.
그 말이야.
간절한 마음으로 정진을 해가면은 외도에 떨어질 이유도 없는 것이다.
이 간절 절(切) 자로 인해서 이렇게 간곡히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신 분들은 이미 화두를 대부분 다 타서 열심히 정진하고 계시겠지마는
산란심 망상 산란심 때문에 화두가 순일하게 안 들리신 분이나 앉아서 정진만 하려고 하면
어느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르 하니 눈이 감기면서
꾸벅꾸벅 졸음이 온다거나 그런 분들은 왜 그러냐?
이 혼침과 산란 때문에 정진을 못 하겠다.
그러신 분이 계신다면은 원인은 간절 절(切)자 하나를 간절한 그 용심을 그렇게 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고 하는 것을 확실히 깨달으셔야 합니다.
간절한 마음이면 거기에서 온갖 신심이 거기에서 일어나고
온갖 분심(忿心)이 거기서 일어나서 대의단(大疑團)도 거기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 말이야.
신심(信心)과 분심(忿心)과 대의단(大疑團)이 마음을 지어서 일으키려고 해서 일어난 게 아니라
자동으로 신심 분심 의심 의단이 일어나게 되면은 화두 들려고 안 해도 화두가 들려지는 거고,
망상을 끊으려고 안 해도 저절로 끊어지는 것이고, 혼침 안 하려고 안 해도 저절로 혼침이 없어져서
성성적적(惺惺寂寂)하게 화두가 들리면서 타성일편(打成一片)이 될 것이다.
그 말이야.
그래서 이 간절 절(切)자 하나가 있고 보면
깨닫지 못할까 걱정이 없고 빨리 깨달으려고 생각을 낼 필요도 없다.
- 송담 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