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궁진췌(鞠躬盡瘁)
마음과 몸을 다하여 나라 일에 이바지 한다는 말이다.
鞫 : 국문할 국(革/8)
躬 : 몸 궁(身/3)
盡 : 다할 진(皿/9)
瘁 : 병들 췌(疒/8)
출전 : 제갈량(諸葛亮)의 후출사표(後出師表)
까다로운 글자로 된 이 성어에서 국문할 국(鞠)자는 축국(蹴鞠)이라 할 때의 공, 굽히다와 기른다는 뜻이 있다. 병들 췌(瘁)에는 지쳤다는 본뜻 외에 여위다, 근심하다는 의미가 포함된다.
몸을 굽혀 조심하며(鞠躬) 기력이 다할 때까지 노력을 한다(盡瘁)는 뜻만으로도 나라 일에 매진하겠다는 충의가 느껴진다.
중국 삼국시대(三國時代) 촉한(蜀漢)의 뛰어난 전략가 제갈량(諸葛亮)의 유명한 출사표(出師表)에서 나온 말이라 더욱 그러하다.
다른 이야기지만 제갈량이 위(魏)나라를 치러가면서 임금께 올린 글이 출사표이니 던졌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국궁진력(鞠躬盡力)이라 써도 뜻은 똑 같다.
촉한의 유비(劉備)는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제갈량을 초빙한 뒤부터 대등한 삼국을 정립할 수 있었다. 오(吳)와 연합하여 위나라를 치는 등 역량을 발휘한 제갈량의 공이 컸다.
유비는 제갈량을 승상으로 높여 절대적으로 신임했고, 자신이 죽은 뒤 아들 유선(劉禪)을 보좌하되 무능하면 대신 황제에 올라도 좋다고 유언했다.
하지만 후주(後主) 유선에도 충성을 다한 제갈량은 계속 촉한을 위해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경을 넓히는 등 안정화에 힘썼다.
그러던 중 제갈량은 대군을 움직여 위나라를 토벌하면서 군대를 출발시키기 전에 후주에게 글을 지어 올렸다. 바로 전, 후 두 차례의 출사표다.
출사표에는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고, 각 분야의 인재를 추천하며 유선에게 간곡한 당부의 말이 담겨 있다. 중국 3대 명문 중의 하나로 꼽히는 출사표는 후일 이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충신이 아니라고 하는 말까지 나왔다.
후출사표에서 제갈량은 선제의 명을 받아 역적을 치는데 밤낮으로 고심했다면서 나라를 이끌 방도를 말한 뒤 마지막 부분에 더욱 강조한다.
신은 다만 엎드려 몸을 돌보지 않고 죽을 때까지 애쓸 뿐(鞠躬盡瘁 死而後已/ 국궁진췌 사이후이), 그 이루고 못 이룸이나 이롭고 해로움에 대해서는 신의 지혜로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가 아닙니다.
뒤의 사이후이(死而後已)도 죽은 뒤에야 일을 그만둔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하여 그 일에 끝까지 힘씀을 뜻하는 성어다.
대선이나 총선이나 한 방면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나선다. 이들이 거창한 출사표를 내면서 민심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국민들은 이들이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여 진력할 수 있는지, 자신의 명예욕을 위해서인지 잘 생각해서 가려야 한다.
▶️ 鞠(공 국/국문할 국, 궁궁이 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가죽 혁(革; 가죽)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匊(국)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鞠(국, 궁)은 (1)축국(蹴鞠)이나 타구(打毬)에 쓰던 공. 가죽으로 둥글게 만든 주머니에 겨나 바람을 넣으며 꿩 깃을 꽂기도 함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공, 가죽 공 ②국화(菊花) ③성(姓)의 하나 ④궁하다(가난하고 어렵다) ⑤굽히다 ⑥국문(鞠問)하다 ⑦고하다 ⑧기르다 ⑨사랑하다 ⑩알리다 ⑪어리다 그리고 ⓐ궁궁이(산형과의 여러해살이풀)(궁)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린 아이를 국자(鞠子), 어린아이를 사랑하여 기름을 국육(鞠育), 송사를 심리함을 국핵(鞠劾), 임금이 중대한 죄인을 국청에서 신문하던 일을 국문(鞠問), 죄상을 신문함을 국죄(鞠罪), 죄를 신문하여 다스림을 국치(鞠治), 추국을 당할 만한 중죄를 국정(鞠情), 국청에서 신문하는 중죄인을 국수(鞠囚), 격구를 하는 사람을 국수(鞠手), 조사하여 바로잡음을 국정(鞠正), 공을 발로 차는 놀이를 국희(鞠戱), 존경하는 마음으로 윗사람이나 영위 앞에서 몸을 굽힘을 국궁(鞠躬), 나라에서 죄인을 잡아다가 국문함을 나국(拿鞠), 옛날 어린 아이들이 가죽으로 만든 공을 차던 놀이를 축국(蹴鞠), 마음과 몸을 다하여 나라 일에 이바지 함을 국궁진췌(鞠躬盡瘁),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국궁진력(鞠躬盡力), 국양함을 공손히 해야함을 공유국양(恭惟鞠養) 등에 쓰인다.
▶️ 躬(몸 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몸 신(身; 몸, 아이배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궁(弓)의 뜻이 합(合)하여 몸을 뜻한다. 그래서 躬(궁)은 ①몸, 신체(身體) ②자기(自己), 자신(自身) ③활(화살을 메워서 쏘는 기구) ④과녁의 아래위의 폭 ⑤몸소, 스스로, 직접(直接) ⑥몸소 행하다, 스스로 하다 ⑦몸에 지니다 ⑧굽히다 ⑨곤궁(困窮)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 몸 신(身), 몸 구(軀), 몸 체(體)이다. 용례로는 자기 스스로 행함을 궁행(躬行), 몸소 곡물을 심음을 궁가(躬稼), 몸소 오거나 감을 궁조(躬造), 몸소 들음을 궁청(躬聽), 자기 스스로 농사일을 함을 궁경(躬耕), 누구를 만나러 자신이 몸소 감을 궁진(躬進), 임금이 몸소 본을 보여 백성을 교화함을 궁화(躬化), 자신이 직접 범한 죄를 궁범(躬犯), 덕이 적은 몸이라는 뜻으로 임금이 자신을 가리켜 이르는 말을 과궁(寡躬), 하찮은 몸이라는 뜻으로 자기 자신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묘궁(眇躬), 잔약한 몸이라는 뜻으로 자기 자신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묘궁(藐躬), 몸을 가리어 보호함을 비궁(芘躬), 어디에다 몸을 둠을 조궁(措躬), 임금의 몸을 성궁(聖躬), 자기가 자신을 책망함을 책궁(責躬), 존경하는 마음으로 윗사람이나 영위 앞에서 몸을 굽힘을 국궁(鞠躬), 제 몸을 돌보지 않고 나라에 충성을 다함을 비궁(匪躬),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국궁진췌(鞠躬盡瘁), 실제로 몸소 이행함을 일컫는 말을 실천궁행(實踐躬行), 자신도 돌보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뜻으로 후손이나 남을 걱정할 여력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아궁불열(我躬不閱), 직궁이 아비를 고발하고 증인이 된다는 뜻으로 지나친 정직은 도리어 정직이 아님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직궁증부(直躬證父), 자기의 몸을 돌보지 않고 임금에게 충성을 다하는 신하의 도리를 일컫는 말을 비궁지절(非躬之節), 부끄럽거나 황송하여 몸 둘 곳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조궁무지(措躬無地), 임금에게 충성하며 자신의 이익을 돌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건건비궁(蹇蹇匪躬), 남보다 앞장서서 몸소 실천함을 일컫는 말을 솔선궁행(率先躬行), 나무람과 경계함이 있는가 염려하며 몸을 살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성궁기계(省躬譏誡) 등에 쓰인다.
▶️ 盡(다할 진)은 ❶형성문자로 尽(진)은 통자(通字), 尽(진)은 간자(簡字), 侭(진)과, 儘(진)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그릇 명(皿; 그릇)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다하다의 뜻을 가진 부수(部首)를 제외한 글자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릇 속을 비우다가 전(轉)하여, 다하다, 남김 없이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盡자는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盡자는 皿(그릇 명)자와 聿(붓 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聿자는 손에 붓을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盡자는 이렇게 솔을 들고 있는 모습에 皿자를 결합한 것으로 식기를 씻는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식기를 씻고 있다는 것은 이미 식사가 끝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盡자는 식사가 끝난 후 설거지까지 마무리했다는 의미에서 ‘다하다’나 ‘완수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盡(진)은 ①다하다 ②완수(完遂)하다 ③극치(極致)에 달하다 ④최고에 달하다 ⑤다 없어지다 ⑥사망(死亡)하다 ⑦죽다 ⑧모든 ⑨전부(全部)의 ⑩~만 ⑪다만 ~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곤할 곤(困), 다할 추(湫), 다할 극(極), 다할 진(殄), 다할 궁(窮), 다할 갈(竭), 가난할 빈(貧)이다. 용례로는 있는 힘을 다함을 진력(盡力), 몸과 마음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힘을 다함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진췌(盡悴), 마음과 정성을 다함을 진심(盡心), 창고에 있는 곡식이나 물건을 풀어서 죄다 나누어 줌을 진분(盡分), 맡은 바 직분을 다함을 진직(盡職), 돈이나 물품을 남김없이 다 내어 줌을 진하(盡下), 정성을 다함을 진성(盡誠), 생각 했던 바를 다 쏟아 놓는 말을 진언(盡言), 운이 다함을 진운(盡運), 충성을 다함을 진충(盡忠), 죄다 멸망하거나 또는 멸망시킴을 진멸(盡滅), 사물의 근원을 속 깊이 연구하여 앎을 진원(盡源), 술이 몹시 취함을 진취(盡醉), 모조리 다 죽음을 진몰(盡歿), 재물이나 정력 따위가 죄다 없어짐을 핍진(乏盡), 줄거나 또는 해져서 다 없어짐을 모진(耗盡), 시들어 없어짐을 조진(凋盡),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하나도 남지 않고 다 팔림을 매진(賣盡), 아주 사라져 다 없어짐을 소진(消盡), 점점 쇠하여 다 됨을 쇠진(衰盡), 재물 따위를 죄다 써서 없애 버리는 것을 탕진(蕩盡), 힘이나 마음을 다함을 극진(極盡), 무엇이 저절로 다 됨 또는 몸과 마음으로 정성을 다함을 자진(自盡), 모조리 잡음이나 휘몰아 잡음을 타진(打盡), 간곡하게 정성을 다함을 곡진(曲盡), 기력이 다 빠져 없어짐을 탈진(脫盡), 모두 타 버림을 소진(燒盡), 기력이 다하여 없어짐을 기진(氣盡), 끝나거나 다하지 않음을 부진(不盡), 다 없어짐을 절진(絶盡), 맥이 풀리고 기운이 아주 빠짐을 맥진(脈盡), 줄어 없어짐을 감진(減盡), 마음과 힘을 있는 대로 다 씀을 비진(備盡), 힘이 다 지침을 역진(力盡), 세상의 모든 잡귀를 굴복시키는 일을 항진(降盡), 멸하여 없어지거나 없앰을 멸진(滅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을 갈진(竭盡), 모조리 닳아 없어짐을 올진(兀盡), 몹시 써늘함을 냉진(冷盡), 목숨이 끊어져 죽음을 합진(溘盡), 쓸 만한 계책이 다하여 없음을 계진(計盡), 충성을 다하고 힘을 다함을 진충갈력(盡忠竭力), 착함과 아름다움을 다한다는 뜻으로 완전무결함을 이르는 말을 진선진미(盡善盡美), 맡은 일에 진종일 부지런히 쓰는 힘을 진일지력(盡日之力),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힘을 다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국궁진력(鞠躬盡力),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모자람 없이 넉넉함을 끽착부진(喫着不盡), 글로는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는 말을 서부진언(書不盡言),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등에 쓰인다.
▶️ 瘁(병들 췌)는 형성문자로 疩(췌)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병질엄(疒; 병, 병상에 드러누운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卒(졸, 췌)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瘁(췌)는 ①병들다 ②여위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④무너지다 ⑤수고롭다 ⑥파리하다(핏기가 전혀 없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곤궁하고 고달픔을 곤췌(困瘁), 몹시 지쳐서 쓰러지고 병이 듦을 전췌(顚瘁), 몹시 지치고 고달파서 파리함을 노췌(勞瘁), 남김 없이 없어짐 또는 병 들어서 시듦을 진췌(殄瘁), 마음과 몸을 다하여 나라 일에 이바지 함을 국궁진췌(鞠躬盡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