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삶의 이야기방 맞쥬? ^^
살아온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는 방,
평소 사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를 조근 조근 써내려가길 좋아하는 제가 사랑하는 방.
오늘은 제가 아주 마음을 먹고 ㅎㅎ 저 사는 동안 가장 가슴 아팠던 시절의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나 살아온 이야기 좀 들어볼텨? 하고 말을 꺼내고 싶은 사연들이 있잖아요.
제게도 그런 사연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한 가지는 제 닉네임이 수정구슬일 적에 썼던 우리 아버지 이야기였고
(글번호 14603번, 제목 : 그 골목에서 울다)
다른 또 한 가지가 지금 쓰려는 딸자식의 대입수난기 이야기입니다.
아 몰랑, 제목부터가 창피스러운 내용을 예고하지만 ㅎㅎ 그냥 솔직하게 써내려갈래요.
뭐 어쩌겠어요? 전 솔직 빼면 시체걸랑요^^
제목처럼, 저는 자식의 수능 도시락을 무려 아홉 번을 싸줬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다시피, 제겐 딸자식만 셋.
그럼, 9나누기 3은 3이니까, 한 아이당 세 번? ㅎㅎ
그건 아니고요, ㅎㅎ 큰 딸은 수능 딱 한 번 봤어요.
얘는 아주 자유로운 영혼, 수능 시험 전날도 만화책 보던 별종이예요.
공부에는 일찌감치 뜻을 거둬서, 아이랑 공부 좀 하라고 싸우다 싸우다
이러다간 모녀 사이만 벌어지겠다고, 그래 너 하고싶은 대로 하라고 제가 닥달을 포기한 것이 그애 중2 때입니다.
그렇게 아이는 집에서 다닐 수 있는 수도권의 한 대학에 진학하여 졸업을 하고
지금 자기 하고 싶은 일만 골라 하면서 잘 지냅니다.
자기 살고 싶은대로 사는 인생, 뭐 그것도 괜찮아요.
자, 그럼, 아홉 번 중에 한 번은 큰애 몫이었으니까 빼고
8나누기 2는 4, 둘째와 막내가 네 번 씩? ㅎㅎ
그것도 아니고...
막내는 3수 했어요. 흐이구... 보라수정 이게 뭔 자랑이라고 ㅎㅎ
뭐 자랑은 절대 아니지만, 큰 수치도 아니예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제일 귀여운 우리 막내딸,
얘는 불성실한 학생은 결코 아니었는데 성적이 잘 나오는 편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고3 첫 수능을 치고 나니 갈 대학이 없어서...
노원구의 한 입시학원에서 재수를 했는데 성적이 조금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갈 대학이 없어서...
그 학원에서 다시 한 해 더, 즉 삼수를 했더니만
할렐루야! 서울의 하위권 대학일망정 인 서울 성공 ㅎㅎㅎ
그 대학에도 추가 합격으로 그야말로 문 닫고 들어갔는데,
그래도 인 서울이 어디예요? 저는 진짜 그 대학 들어간 것이 하바드 입학보다도 기쁘더라구요.
그리고 재수 삼수를 거듭할수록 성적 올리기가 진짜 힘들다는데
우리 막내는 수능을 치면 칠수록 성적이 올랐으니, 정말 인간 승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자, 그럼, 8빼기 3은 5!
남은 자식은 둘째 한 명!
헉! 그럼 둘째 딸이 수능을 다섯 번? 5...5...수????
네, 맞아요, 우리 둘째는 수능을 다섯 번 봤어요.
네, 맞아요, 지금 미국에서 박사 과정 공부하는 그애요. ^^
제가 이런 저런 댓글에다가 그애 때문에 피눈물 흘렸던 세월이 길었다고 썼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던 거죠.
뭐 아이가 유달리 멍청해서 그리 긴 세월을 고생했던 건 아니예요.
어려서부터 뭐든지 잘했고, 공부는 물론 리더십도 뛰어나서 줄창 학급 회장(예전으로 치면 반장)을 하고
전교 어린이회 부회장도 하고 각종 상이란 상은 다 타와서 상장 끼우는 파일이 터져나가던 아이였어요.
중학교 시절에 전교 1,2등을 다퉜고 그 여세를 몰아서 서울 정릉에 있는 D외고에 합격을 해서
출신 중학교 교문에 대문짝 만하게 프랭카드도 붙었었지요.
의정부지역에서 그 학교 들어간 애들은 진짜 매년 다섯 손가락 안에 꼽기 때문에,
아이가 다녔던 학원에서는 1년 내내 우리 애 이름과 사진을 학원 바깥벽에 붙여놨었고 그랬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가 외고 입시 발표를 기다리던 그 날에 일찌감치 아이의 병을 캐치를 했어야 했어요.
외고 합격 발표가 나던 날, 아이가 공황 상태가 되어 조퇴를 하고 왔거든요.
입시 결과가 두려워서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구토를 하고 초죽음이 되어 집으로 왔는데
심상치 않은 그때의 아이 심리 상태를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었는데...
저러다 낙방이라도 하면 내 자식 잡겠다 싶어서 저도 그날 너무 너무 걱정을 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이는 철썩! 합격을 했고
기쁨에 겨워 저는 떡을 해서 아이 학교 교무실에 돌리고 학원에 돌리고 우리 학교 동학년 선생님들께 돌리고
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의기양양, 그렇게 모녀는 이내, 그날의 그 심상치 않았던 증상을 잊고 맙니다...
그리고... ㅎㅎㅎ
글이 너무 길어져서 2편은 밤에 올릴게요.
오늘이 섣달 스무 아흐레, 이 글은 섣달 그믐 지나기 전에 끝냅니다.
기대하시라, 라고 쓸 일은 아닌데 ㅎㅎㅎ 이제부터 제가 피눈물 흘린 나날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거든요.
아무튼 여기까지, 이따 밤에 다시 올게용 ^^
첫댓글 에고 자식둔 부모들은 다 한두번
치뤄본 일이지요ㅈᆢ 울 아들도
재수해서 k대에 들어 갔지요ᆢ
우리 나라 대입이 워낙 애들을 잡는 시스템이다보니
고3 현역으로 원하는 대학 합격은 정말 드문 일이고
재수는 기본, 삼수도 보통...
회장님도 아드님 재수 뒷바라지를 하셨군요.
저는 하도 애들 수능 때문에 시달려서 ㅎㅎ
우리 막내 삼수 끝에 대학 들어간 해의 수능 날엔, 내가 이젠 진짜 수능에서 해방됐구나 하는 생각에 감개무량 하더라구요.
우리 회장님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
큰따님이 인재시군요
수능보기 전날 만화책을 봤다니 얼마나
천재인가요? 원래 긴장을 풀고 머리휴식
하는데는 만화책이 제일입니다 이왕이면
고우영의 성인만화를 볼껄 그랬어요
한 뱃속에서 나온 자식도 정말 가지가지
이지요 참으로 딸자식들 키우시느라고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저녁까지 2편 올려
주시고 밤에는 릴레이 소설 3편이나 이어
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퍼뜩해봤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본인은 눈물을 흘렸
거나 말거나 저는 잼있으면 그만 입니다^^
ㅎㅎㅎ 잼나게 읽으셨으면 글 쓴 목적 달성입니다.
제가 이 글을 시작을 안했으면 릴레이 소설에 참여를 하겠는데
쓰기 시작한 글을 맺어야 하고, 내일부터는 불량주부일 망정 명절 준비를 시작해야 하니
릴레이 소설은 읽기만 할게요.
근데 다들 필력이 아주 그냥ㅎㅎ
진짜 인재들이 잔뜩 포진해계신 우리 삶방 올씨다.
고마우신 차선배님,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
@보라수정 더불어 좋은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꾸부러진 나무가 조상묘....지키는법....ㅎ
그렇다고 하지요? ^^
장안선배님은 늘 짧은 댓글 속에 함축된 의미를 담아주시는 댓글의 달인이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평안한 명절 되시어요. ^^
보라수정님~
무엇보다도 보라수정님의 뒷바라지가 정말 눈물겹네요
부모는 자식의 종이라더니 그 말이 맞는가 봅니다
애들도 공부 한다고 맘 고생이 심했겠네요
전 울 딸 둘 재수 안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해서
돈 적게 들어 좋았답니다
2탄이 기대됩니다
진짜 재수 안하면 돈 벌어주는 거예요.
우리 막내는 대입학원을 2년 다녔는데
한 해에 대학 등록금 딱 2배가 들더군요.
그러니까 갸는 2년 동안 대학 4년 학비를 미리 쓴 셈입니다.
에혀... 지난 이야기니까 이렇게 웃으면서 하네요. ㅎㅎ
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다! 은혜랍니다. ^^
고마우신 김정래 선배님,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
제가 이방에 오기전 쓰신 "그골목에서 울다"를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두분의 사랑으로 참 긍정적이고 올곧은 보라수정님이 계신것 같습니다. 둘째 따님이 공부도 잘하고 그랬는데 의외로 대학진학에 어려움이 있었나 봅니다. 2탄을 기대하겠습니다
지난 글을 일부러 찾아서 읽어주시고 느낌을 써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
맞아요, 우리 부모님은 평생을 그늘진 곳에서 삶의 무게를 감당하며 사셨지만
하나 뿐인 딸인 저만은 양지 쪽에 앉히시고 아낌 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
글을 시작했으니 끝을 맺어야겠지요.
이따 밤에 2탄 올릴게요 ㅎㅎ
고마우신 기정수님, 평안한 명절 되시어요. ^^
한 집안에서
아홉 번이나 수능시험을 치루었다니
엄마가 고생 많으셨네요.
수능 시험 시작부터 오후 5시 끝날 때까지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성당에서 묵주알을 굴리고
교회에서는 기도하는 엄마들로 가득하던데
고사장 까지 데려다 주고 출근하셨을테고
애 간장을 태웠네요.
공무원들은 10시에 출근하고
영어 듣기 시간에는 비행기도 못 뜨고
온 국민이 납작 엎드려 협조했습니다.
본격적인 2부가 기다려집니다.
보라 수정님
코로나핑계로 큰 댁에도 안 가고
삶방 출근을 하니
진짜 우리 카페 설날 분위기가 납니다.
무슨 차마두 상도 탄 것 같은데
세뱃돈은 신권으로 마련해야 받겠지용?
둘째가 연속으로 5년을 수험생 노릇을 하는 동안
아, 자식 때문에 속을 썩는 것은 이런 것이로구나, 하는 체험을 진짜 질리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매년 수능 친 날 밤이면 아이가 시험 결과에 절망해서 패닉 상태가 되어
자기 방문을 걸어잠그고 죽어버리겠다고 절규하던 그 기막힌 기억...
지가 죽겠다고 한들 정말 죽겠나 생각하면서도,
아이가 죽어버리겠다니, 저도 잠을 못자고 잠긴 아이 방문 밖에서 숨죽이던 기억...
이젠 다 옛 이야기가 되어 이렇게 담담하게 회고하네요.
맞아요, 저 세밑에 차선배님이 주신 밥상 받았어요 ㅎㅎㅎ
까치 까치 설날이 내일, 우리 우리 설날은 모레,
시댁에 안 가서 너무 홀가분하여 이 거구가 날아가려 합니다. ㅋㅋ
우리 이쁘신 언니,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
보라수정님 정말 수고 하셨어요.
저는 다행인지 수능은 두놈 모두 한번으로 끝났네요.
원하는대로 되었구요.
이제 보라수정님 앞길은 꽃길만 걸으실 겁니다.
자식 양육의 교과서 같은 촌사랑 선배님댁,
사랑과 정성으로 길러내셨으니 당연한 결과로군요!
언젠가도 댓글로 말씀드렸지만
선배님의 아드님들이 워낙 훌륭하니
그 좋은 남편을 키워내신 시어머님께 며느님들이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 딸을 향한 축복의 말씀 감사합니다!
똑소리나는 보라수정님
부모님 닮아 자녀들 모두 인재.
보라수정님 고생은 하셨지만
꿈이 이루어 젔으니
그것으로 보상받으셨으니
그게 행복이지요.
가족분들과 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행복한 만큼 건강부자 되세요.
저는 똑 소리 안 나고요 ㅎㅎ
우리 애는 부모보다는 머리며 각종 재능이 뛰어난 것 같아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써내려간 글에 이렇게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즐거운 명절 되시어요. ^^
왕대 밭에 왕대 난다고 보리수정 샘의 교육관 에 감동 입니다 ^^
복매 선배님의 이 댓글이 저는 더욱 감동입니다! ^^
그저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이를 끌어안고 그 고난의 강을 함께 건너온 기록일 뿐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평안한 명절 되시어요. ^^
산수나 수학은 어데 써먹나 했는데
예서 필요하네요
까딱 잘 못 하다간
의 상할수도 있겠다 카운터 단디 해야겠다
ㅎㅎㅎ네, 9빼기 1은 8, 8빼기 3은 5입니다. ㅋㅋㅋ
유무이님의 댓글은 항상 짧으면서 의미심장합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고 계신지 잘 생각을 해봐야 하거든요. ^^
오늘도 유쾌하면서도 뜻깊은 말씀 감사드립니당 ^^
즐거운 명절 맞으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