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을 고르는 기준은
커피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커피의 산도나 쓴맛 고소함 등을
예민하게 느끼고
볶는 정도나 블랜딩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구별해 자신의 커피취향을
확실하게 가진 사람일게다
아님 원산지에 따른
독특한 맛을 알고 그 맛을 즐길 수 있는 사람.
어떤 이는 향에 민감해
커피가 아닌 특별한 향을 첨가한 커피를
아주 싫어하기도 한다
내 커피 취향은
털털해서
그냥 커피면 된다
좀 진한 아메리카노 정도
가끔 비 오는 날엔
믹스커피 2개 쏟아넣은
아주 진한 커피를 즐기기도 한다
이 진한 믹스커피는
처음 한모금만 제일 맛있다는게 함정이다
다 마시고 나면 느끼함이 남고 후회가 남는게 문제다
리미티드 캡슐이 나오면
거의 사게 되는데
이번 리미티드 캡슐은 쏟아놓고 보니
크리스마스 느낌이 난다
우리집에 오면서
몸살을 좀 앓더니
이젠 자리잡았는지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제라늄도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준다
크리스마스트리 얼른 장식하고 싶다
몇년째 같은 느낌으로 하다보니
내년쯤엔 새로 바꾸어줘야겠다 하면서
깊이 넣어두었던 장식물을 꺼낸다
요 패브릭 리스는 크게 주목받진 못하지만
한 쪽에서 묵묵히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는 데는
포인세티아만큼 강렬한 게 또 있을까
요건 조화로 ....
조화의 좋은 점은 꽃이 지지 않는 다는 것
얌전히 들어가 있다가
이맘 때 꺼내어주면
반짝반짝 빛이난다
주인공은 나야 하는 자신만만함으로
매년 이쁨 받는 이케아 촛대
크리스마스 분위기 제대로 내준다
벽트리 걸어놓고
소품 달아주고
전구 감아주니 완성된다
파킬라 나무에도 알전구 넉넉히 감아주었다
파킬라 나무는 우리집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큰딸 태어나던 해에 새 집으로 입주하면서 부터
줄곧 길어왔던 나무다
물론 몇번 죽인 경험이 있긴 하지만
늘 우리집에 있어왔던 나무다
이젠 어딜 가도 케롤이 흘러나온다
자연스레 캐롤을 들을 때가 왔다고 순순히 받아들인다
너무 일찍
어느날 갑자기 캐롤이 울리면
"어머, 나 아직 캐롤 들을 준비가 안되었는데 "
하며 당황한 적도 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메인 자리를 내준
부부홀인원 패는
조금 초라해보인다
벌써 감흥이 사라진 건 아닌데
좀 기다려
메인자리 다시 차지할 수 있을거야
어느 산 속에 있는 카페에 앉았는데
카페 유리창 너머로 대형 트리가 서 있다
새해가 오기 전까지
개성있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여기저기서 뽐내고 있겠지만
맘 편히 즐기기는 어려울 듯 하다
그래도 민폐 줄 만큼의 단체행동이 아니라면
소소히 즐길수는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