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앞에 열린 스타의 세계는 우리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일단 결과부터 말하면 우리는 전승을 거두었다.
그동안의 한풀이를 하듯이 베틀넷에서 나가버린 상대방의 진영까지 모조리 싹쓸이하는 우리의 플레이는 거의 환상적이었다.
그렇게 스타의 기쁨은 끝나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런데 현수의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현수는 석준형이 쓰는 아름다운 토요일 2편을 보기위해 막차시간을 앞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글을 읽고 파안대소를 하면 전철역으로 가서 진우와 헤이지고 전철을 타기 위해 기다렸다. 모니터의 형광불빛에 흐릿해진 현수의 시선에는 삼성행과 성수행이 나란히 새겨진 전철 안내표지판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역시.. 오랜만에 추억의 막차를 타볼까??'
이윽고 도착한 전철에 몸을 실은 현수... 막차답지않게 전철의 자리도 여유가 있어서 자리에 앉아 잠시 눈을 붙였는데 아니 럴수럴수럴수 이럴수!!!!
현수가 탄 전철은 멈추었다. 그리고 현수가 모르는 사이 한 사람이 현수를 깨웠다. 현수는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며 삼성역까지 온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이 되서 눈을 떠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지하전철역이 아닌 지상전철역에 내리게 된 것이다. 문득 온몸을 파고드는 위기감에 상황파악을 한 현수는 이곳이 삼성이 아닌 성수역임을 알게 되었고 그는 자연스레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현금보유고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다행이 지갑엔 지폐가 꽤있었고 택시를 어렵게 합승해서 타고 집으로 향했다. 현수는 택시안에서도 지난주의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졸았는데...
"손님 다왔습니다."
"예.. 6300원이요 잠시만요..."
아뿔사... 지갑에서 아까 보았던 지폐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복권 네장과 4000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식은 땀이 흘렀다.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택시아저씨에게 설명을하고 합승을 했으니.....등의 구차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위기를 모면하려 했으나 동생은 전화를 받지않고...
아저씨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현수도 필살의 카드인 '합승은 과연 합법적인 것인가?'에 대해 열변을 토로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젊은 학생과 연륜의 택시기사 아저씨의 싸움은 갑작스런 택시무전기에서 흘러나온 ????호 역삼사거리 도곡방향.. 이라는 말에 아저씨의 케이오로 마무릴 지었다.
씩씩거리며 집문을 연 현수... 그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온가족이 만사제치고 '두사부일체'를 보고있는 그리고 내 동생의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며한 한마디
'오빠 왔네?' 그리고 동시에 울린 전화를 받으며 한
"오빠 왜 나한테 전화했어?'였다....
누군가 별빛이 시리도록 아름답다고 했는가...
나의 토요일은 얼어디질 정도로 아름답게 끝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