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새롭습니다.
날날이....나날이 새롭습니다.
새롭고 향유할 시간이 새삼스러울 때는 울 엄니 생각이 납니다.
뒤늦게 발견된 치명적인 병에도 불구하고
병상에서 훌렁한 환자복 윗도리를 넓게 펼쳐 팔 하나를 걸치면서
.....그러니까 그 때가 2월, 겨울 추위의 날카로움이 무뎌지던 날이었지요.
'살기좋은 봄이 온다.....봄날이 와요'
하시던 그 모습이...
살기 좋은 봄날에 뒷동산으로 오르셨지만....
올 여름에는 물 위에서 물 속에서 물 곁에서 즐기려고 마음 먹었댑니다.
온 시간이 자유인 백수인데 그리 못할까?
예.....지금 그리 못하고 있습니다.
배가 바다로 향할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
요트는 키도 없고.....
요트는 세일도 내려있고....
요트 콧등은 박살 나있고....
어제는 작년 여름에 이어 요트 키제작 작업을 했습니다.
이 키의 운용방식은 요트 키 터미날(말단)부분에 볼트로 고정해서
정박시는 키를 물밖으로 들어 올리고
운행시에는 물 속으로 떨어 뜨려서 진행방향을 조정하도록 하는 겁니다.
재질은 각목과 두꺼운 종이로 틀을 잡은 후에 frp로 틀을 감쌌습니다.
그라인딩과 frp 적층을 두어번 더 한 후에 페인트로 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장점으로는........장점은 없습니다. 그냥 만들면서 즐겼다는 점??
단점은 프레임으로 사용한 목재가 바닷물을 흡수하면 자체적으로
형체가 무너지고 운항중에 느닷없이 키가 박살나서 해양경찰에 122 구조신호를 보내게
되는 경우가 분명 발생할 거라는 거....
그래서 스텐레스로 된 예비 키를 또 준비중입니다.
백수영감의 봄날은 그저 여유롭고 부산한 와중에도 행복하게 지나갔습니다.
바닷바람 속에 물위아래를 들락거리며 지내고 싶었던 여름은
즐길 준비가 덜되어 준비작업하느라 보내고 있습니다.
잠시 FRP 그라이딩 작업을 하고 났는데도 땀으로 샤워가 됩니다.
오늘은 키의 이음새 부분 FRP보강적층작업을 하고 나서 페인트로 도색을 하려고 합니다.
여름즐길 도구수리하는 과정을 즐기는 것은 제 계획에 없었습니다.
요트수리 끝나면 어쩜 가을 한 가운데 즈음에 서있을 것 같습니다.
내년 여름에는 바다를 한껏 즐길 수 있으려나?
올 여름은 벌써 정점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에 빠져 허우적 대다 보니 이별인 것처럼
저는 올 여름을 흘려 보낼 것 같습니다.
밭에 심어둔 금화규는 꽃 몽오리라도 맺었을까나??
열매마는 의지할 지지대가 없어 바닥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대밭에 가서 댓가지 두어개 잘라다 지지대를 만들어 줘야 겠습니다.
불타는 여름날 오전, 마음대로 누리지 못하는 계절이 문득 아쉽습니다.
제 개인카페에서 퍼나르는 글입니다.
댓글은 안쓰셔도 됩니다.
여름의 정상에서 건강하고 기쁜 기억을 가득 채우시길요.
첫댓글 어서 수리 마치고 푸른 바다를 누빌 수 있게 되길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