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가뭄에
저수지 물이 많이 말라있는 건 아닐까 걱정했었다
물은 가득하다
겨울 호수답게 파리한 모습으로 위엄을 보인다

출렁다리 앞엔
예산의 특산물 사과 조형물이 있다
온전한 사과 모형보다 훨씬 현실적인 조형물이다
그러고 보니
그리 많은 사과를 그린 세잔은
어찌 이렇게 잘라놓은 사과하나 그리지 않았을까
껍질 째 베어무는 그들과
예쁘게 깎아 먹는 우리 문화와의 차이일 수도 있겠다


예당가든의
민물새우(새뱅이)매운탕과 새우튀김
맑은 국물 맛에 오랫동안 횟집을 하셨던 고모한테
합격점을 받았다
국물이 아주 맑고 시원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은
새우튀김을 안주로 하기에 아주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당가든 바로 옆에 있는 나무가 아주 멋지다
물 속에서 자라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다
바닷물 속에서 맹그로브 나무도 신기하지만
호수에서 자라는 나무를 만나면 뭔지 모를 신비감이 느껴졌었는데
이 나무는 자태가 아주 멋지다

-사진출처 다음 이미지 검색-
출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해질녘에 찍은 사진으로
일명 '황금나무'라고 불린다고 한다
물이 많은 모심기 기간 중, 맑은 날에
이런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 기다려야
이런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까

출렁다리 중간의 전망대에 오르고
다음날 다리가 뻐근했다는 사실에
내 엉성한 체력에 좌절했다
왜 다리가 뻐근하지? 하고 생각하다가
겨우 저 전망대 오른 것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바로 실망감이
평지는 많이 걷는데 이렇게 가파른 계단은 오랫만이라서...
게다가 굽있는 구두를 신고 ....
하며 애써 위로해본다

전망 좋은 카페 '이앙'을 찾아 앉았는데
곧이어 저수지에서 분수쇼를 한다


분수가 솟아 오를 때마다
무지개가 생긴다
무지개는 7가지 색깔로
질서있게 대형을 맞추었다가는
이내 바람에 대형을 넓히며 흩어진다
누군가의 지휘에 따라 모였다가
흩어지는 행진 혹은 군무같은 느낌이다
바람에 무지개가 날아다니는 모습이
아주 멋지다
사진엔 선명도가 많이 떨어지는데
우린 감탄을 하면서 20여분간의 분수쇼
아니 무지개 쇼를 감상했다
오랫만에 만나는 좋은 사람들과의 시간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요 멋진 고양이가
꼬리를 살랑대며
시간을 빨리 돌려버리는 것 아닐까
헤어짐이 아쉬워
자꾸만 자꾸만
고양이 꼬리를 쳐다본다
고양이는 미안한지
우리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