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예쁘고 아름다운 몸매의 여성이 받는 특혜 ㅡ
혹시 이 그림 본적 있으세요?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19세기 프랑스의 조각가이자 화가인 '장 레옴 제롬'의
작품인 ''배심원들 앞(법정)의 프리네'' 입니다
수많은 남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어떤 남성에 의해
옷이 벗겨진 한 여인ᆢ
그런 상황에서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는 여인ᆢ
그런 전라 여인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하는 뭇 남성들ᆢ
현재의 시각으로 얼핏 보면
그저 그렇고 그런 삼류 그림,
저열한 남성중심 사회의 여성 폄하적인 수준 낮은 그림,
남성 성 페티쉬즘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한 그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저 그림이 그려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저 그림을 다시 자세히 보면
장면 하나 하나에 지성적인 작가가 의도하는
그 시대의 문화나 남녀관, 예술관이 오롯이 담겨 있는데
예를 들면
''여성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미를 의식하며
여성 외모의 완벽미는 남성의 이성과 합리성 마저도
붕괴시켜 버린다'' 라는 암시가 깃들여져 있는 것이다
그럼 저 작품속의 주인공 여인인 '프리네'는 과연 어떤 여인이기에
저런 상황에 이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어째서 저런 쑥스러운 상황에서도 저 여인은
사람이 서서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는 자세로
인체의 완벽한 미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고자 하는 모델들이
취한다는 자세인 '콘트라포스트'의 포즈를 취하는 것일까?
의도적인 것일까? 아님 우연히 그런 자세가 나온걸까?
아님 극한의 상황에서마저도 가지는
여성의 미에 대한 무의식의 본능일까?
암튼 저 그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틈틈이 여러 미술사 관련서적들을 탐독 해오면서 알게된
하나의 '설''로써의 내용과
개인적 견해와 추론을 더해 재미로 말씀드려 볼테니
다 읽어 보고 저 여인의 맘을 각자 알아서 해석 해 보시길ᆢ
프리네는 기원전 4세기경 아테네에 살았던 당시의
속칭으로 ''헤타이라'' 라 불리던 여성이었습니다
이 헤타이라가 어떤 여성이냐 하면
당시의 각종 사교모임시에 사교 주관자의 아내를 대신하여 손님들께 접대나 시중을 해 주는 미혼의 여인들 이었지요
(당시의 여성들은 결혼하면 다른 남성모임에 참가
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음)
이 헤타이라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건이 충족
되어야 했었는데
그 첫번째가 뛰어난 미모,
두번째가 아름다운 몸매,
세번째가 예법과 매너,
네번째가 지적인 교양미 였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이들은 어느 남자에게나 선망의 대상이자 차지하고픈 여성의 이상향이었지요
(조선 시대에도 기생등급에는 1패, 2패,3패가 있었고
그중 예술과 시를 아는 지적인 기생인 1패가 있었는데
이와 비슷해 보이네요)
그런 헤타이라 중에서도 이 그림의 주인공인 프리네는
중국의 사대미녀 중 최고라는 '서시'보다 아름답고
우아했으니 당시 아테네 권력자나 재력가들의 동경의
대상이었을 수 밖에요
하지만 그런 직업을 가진 그녀이지만
역시 그녀는 아무리 남자가 권세나 재력이 있더라도
상대남이 지성미와 남성다움의 매력을 가지지 않으면
즉,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코 마음을 주지 않는 지조녀였지요
하지만 그걸 몰랐던 한 남성이 그녀에게 구애를 합니다
그 남자가 바로 저 그림속의 옷을 벗기는 사람이지요
저 남자의 이름은 '에피아투스' 인데
나름 좋은 집안인데다 미남에다 권력도 가진 그로서는
프리네에게 거절당하자 자존심이 상했고
영원히 그녀가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을 것이란 걸 깨닫자
그 짝사랑이 결국 애증으로 변했고 그녀를 증오까지 하게 된거죠
그때 마침 이 에피아투스에게 복수의 기회가 찿아옵니다
포세이돈을 기리는 제례에서 프리네가 아프로디테 여신의
흉내를 내며 포즈를 취한 것이지요
이 광경을 목격한 그는 그녀를 '신성 모독죄' 라는 명목으로
고발을 해 버린 것입니다
당시의 그리스인들은 신들에 대한 숭배가 대단했던터라
프리네의 행동은 고작 창부가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흉내를 내다니! 란 미명아래 붙여진
'신성 모독죄' 였다고 하더군요
이에 체포된 그녀에 대해 법정의 분위기는 안타깝게도
사형으로 흘러 갑니다
그런 상황에까지 이르자
그냥 순간의 증오로 고발을 했던 에피아투스는 미안함과 당황 그리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곤 법정에 달려가 참관석에서 그녀의 우수에 젖은 눈을 보며 자신의 치졸함과 비겁함에 후회했고
그녀를 향한 불꽃같은 사랑이 다시 피어 올라
마침내 목숨을 걸고 배심원들 앞에 판결을 기다리며
처연히 서있는 그녀에게로 한달음에 뛰어가
희대의 액션을 선보입니다
네ᆢ 바로 그림속처럼
그녀의 옷을 벗겨 버리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줘 버리는 것이었지요
왜 그랬을까요?
무슨 의도였을 까요?
또 그녀는 그 와중에서도 왜 그 유명한 콘트라포스트의
구도를 취하는 걸까요?
그 짧은 순간의 두 사람의 머릿속에는 어떤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던 걸까요?
암튼 저 순간적 사건 후의 결과는 놀랍게도
''무죄''
바로 무죄였습니다 왤까요?
''저 여인의 아름다운 몸은 신의 의지라 밖에 볼수 없다
저런 신이 창조한 아름다움의 끝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같은
미에 인간의 법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일''
이라는 판결문을 내리며 ᆢ
아마도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아름다움(미)은
곧 황금과 같은 것이며 절대선 이라고 믿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을 겁니다
지금의 이성적인 합리적 사고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ᆢ
근데요 어쩌면 똑똑했던 프리네가 고대 그리스 남성들은
완벽한 아름다움에 대한 신적인 숭배와
절대선으로 여긴다는 걸 간파하고 있었기에 무죄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그 순간에도 남성들이 본다는 걸 익히 알고 있기에
일부러 부끄러워 눈을 가리면서도 콘트라포스트 자세를 취한 건 아니었을까요?
에피아투스 역시 그걸 잘 알고 있기에
그녀를 구하기 위해 저런 행동을 했구요
음ᆢᆢ
혹시 지금 이 시대에도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진 미녀는
저 고대 그리스처럼 같은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다른 이들보다 더 쉽게 용서받고 사랑 받는
숨겨진 외모적 특혜를 받고 있지는 않을까요?
남성들도 미남인 경우 그럴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