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story by 미니:)
정신없이 몰려드는 팬들 사이에서, 정신없이 싸인을 하고있는 그틈에서
환상인것같았지만 잠깐 너를 본것 같아.
매일 밤 나에게 소주맛을 알게해주었던 그 나쁜 너를.
"해일씨! 포토타임갖겠습니다. 여기좀 봐주세요! 여기좀요!"
"해일씨 오른쪽좀 봐주세요!"
"왼쪽도 봐주세요!"
찰칵찰칵 터지는 플래쉬들 속에서도, 문득 니얼굴이 보여.
알아 내가 지금 왜그러는지.
오늘은 백상예술상시상식 날이기도 하지만, 내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날이기도 하지만....
니 생일이라는걸. 주머니에는 전해주지도못할 선물이 들어있는게 비정상이라는걸 나도 알아.
'다미야. 이러지마. 조금만 기다리면....나 진짜 성공해서 너 보란듯이 먹여살리고....'
'오빠가 언제 나 먹여살릴껀데? 그 코딱지만한 대학로에서도 단역밖에 못맡으면서.
나 선자리 들어왔어. 대한그룹 다닌데'
'너 겨우 그런여자냐...사랑해. 내가 너 사랑해. 나아니면 누가 널 사랑해!'
'사랑이 밥먹여주는거 아니잖아! 우리집 많이 힘들어 요즘!'
'기다려. 조금만 기다리면....'
'...오빠랑 끝이야'
'이대로 가면 나 다시는 니얼굴 안봐'
'안봐줬으면해. 나는 뭐 오빠 안사랑하는줄알아? 내 현실은 그래. 오빠는 정의와 싸우는
정의의 용사일지 모르겠지만, 난 겨우 현실에 안주하는 그런여자니까!'
왜 하필 그렇게도 모질게 날 떠났던거야.
너랑 헤어지고 수많은 극단을 오가면서 세달만에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삼년이 지나서 나 지금 번쩍번쩍 빛나는 상도받았는데.
얼마든지 너 먹여살릴수 있게됫는데.
아니지. 서다미 나쁜여자. 아니 나쁜년.
난 너밖에 사랑할 수 없게 해놓고, 그렇게 떠나서 잘먹고 잘살겠지.
"해일씨. 나왔어"
"어서와"
"상받은거 축하해...."
서다미의 빈자리를 비워놓고있는 내가 바보같아서, 이여자 저여자 만나고 다니는것도 이젠 지겹다.
아마도 나랑 몇달째 관계를 맺고있는 이 섹시한 드레스차림의 여배우는, 대기실로 들어와 인사대신 깊은 키스를 한다. 혀와 혀가 얽히고, 한층 달아오르는 공기. 나는 그녀의 드레스속으로 손을 밀어넣는다.
그런데 똑똑 하고 대기실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해일아. 잡지 인터뷰 있다"
".....열어?"
"아니. 지금은 나한테 집중해"
그녀가 내 얼굴을 잡아당겨, 매니져의 목소리같은건 무시해버린채로 다시 서로를 탐하는데
벌컥 하고 문이 열린다.
그리고.....그곳에는 매니져와, 오랫동안 얼굴을 봐왔던 잡지 사진에디터. 그리고.....
"어이구. 잘하는 짓이다. 김실장님. 이런거 기사내지 말아요"
"당연하지. 내가 뭐 해일씨 한두번보나"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그녀가 밖으로 나가고 세사람이 안으로 들어왔어.
그리고 나는 심장이 아플만큼 빠르게 뛰었어. 튀어나오는게 아닐까 걱정될만큼.
"해일씨, 저여자랑 사귀어? 저번에는 아니었잖아"
"사귀는건...아니고요"
나도모르게 너를 흘끔흘끔 보면서 변명을 하고있어.
이러면 안되지. 니가 여기 왜있는거야. 그렇게 날 떠난날부터, 잊으려고 수만번 노력했던 니가.
이미 다 알면서 여기까지 왔다는듯 그렇게 새침한 표정으로 앉아있지 마.
"인사해. 새로 들어온 편집기자. 서다미 씨"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럼 다미씨, 나는 다른 연예인들 시상식 드레스 사진 찍고있을테니까, 인터뷰좀 부탁해"
"......네"
김실장님이 나가자마자, 너는 딱딱한 사무조로 나에게 질문을 퍼부어댓지.
하나도 들리지 않았어.
니얼굴만 보느라고.
"뭐야. 알면서왔어?"
역시나 내입에서 흘러나오는 차가운 목소리.
놀란듯한 니 표정.
"미안해. 어쩌다보니...이렇게 편성됫어"
"그럼 그동안은 피해다녔다는 거네. 하...."
".............미안"
"잘사냐? 애는 있고?"
"결혼.....안했어"
".....뭐?"
흔들리는 눈빛으로, 그 여대생시절보다 더 성숙해진 예쁜 얼굴로,
나를 가만히 응시하는 니 모습에 미친듯이 흔들리는 내마음이 뜯어버리고싶을만큼 싫어.
"오빠 인터뷰 있는거 맨날 피해다녔는데...미안하다고 말하고싶어서 왔어. 오빠 상받은거 축하해...
여자친구도 있나보네...예쁘더라"
"니가 상관할거 없잖아"
"응...."
"왜? 이젠 내가 유명하니까 좀 상대할 맛이 나나봐?"
마치 연기를 하는것처럼.
나는 내가 당한만큼 널 아프게하려고, 억지로 냉소를 띄워가며 모진말을 하고있어.
당장이라도 내 두손이 니 어깨를 꽉 안을것만같아서.
3년동안 한번도 잊은적 없는 너를.
"아니야...내가 어떻게 오빠한테....그래........"
"아참. 너는 현실에 안주하는 그런애였지"
"....그렇다고 오빠 사랑한게 거짓말은 아니잖아. 너무 몰아부치지마"
"아직도 사랑해?"
".....뭐?"
어쩔수없나보다. 내 마음속의 악마들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3년동안 그렇게 미워했던 여자가,
사실은 사랑해서 미워한거라는걸. 나혼자 사랑하는게 분해서 미워했던거라는걸. 잘 아니까.
"내가 유명해졌으니까, 이제 사랑할수있냐...고"
"오빠....."
"3년동안 내생각 한번이라도 했냐"
".....말이라고....해"
"하. 미치겠네"
나는 주머니에있는 예쁘게 포장된 선물을 니앞으로 툭 던졌어.
아무말없이.
아직 널 용서한건 아닌데, 이런 널 보고도 왜 난 다시 또 흔들리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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꺅.
비 씨의 '내가 유명해지니 좋니?' 를 듣고 삘받아서,
대학로에서 연극공연하실때 조금 힘드셨다던 박해일씨 얘기를 기억해내고
극락도살인사건을 보고 박해일씨에게 삘이받아
쓴....^^
첫댓글 …. 잘 읽고 가요‥, ^-^,
잘봤어요 ^^
잘봤어요!! 번외는. 당연히..
재미있게 잘 읽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