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석 없이 리본들이 대신한 정상, 곰봉아래 라디오 송신탑-
죽렴지맥 제2구간<마치재-곰봉-고성고개-미구치> 제2165023054호 2023-06-03(토)
◆자리한 곳 : 강원도 영월군 ◆지나온 길 : 마차재-853.3m봉-마치재-869.1m봉-곰봉-929.1m봉-임도-730.1m봉-고성고개-700.6m봉-미구치 ◆거리및시간: 8시간04분(10:43~18:47) ※ 도상거리 : 약16.3km <보행수(步行數) : 29,924보> ◆함께한 이 : 3 사람(고송부님, 최재순님 & 계백) ◆산행 날씨 : 대체로 맑음 <해 뜸 05:12 해 짐 19:49 / ‘최저 17도, 최고 29도> ▶들머리 때 : 전철<6호선-불광역(3호선)환승-종로3가(1호선)환승-청량리역>-1636호 무궁화 열차-영월역 ◀날머리 때 : 미구치-택시-영월읍 모텔
안전하고 정확하다 간인된 열차 신뢰감을 떨어트리 무궁화 열차 3주전 전화 통화로 작년 현충일 3일 연휴기간(4일~6일)에 3회로 나눠서 마감하려다 3일째(월)날 새벽부터 강력한 비바람으로 인해서 편의상 미뤄둬 찜찜하던 ‘죽렴지맥’을 갈무리하기로 약속한 즉석에서 1636 무궁화 열차 승차권을 예매(청량리-영월=07:34/10:02)했으니 주말아침시간이 여유로워 편안하게 활용하다 열차시간에 알맞게 청량리역에 도착(07:20)하니 전광판에 신호등이 깜빡거리며, 1636열차 8번 홈으로 승차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와 지정된 홈으로 이동했는데 열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므로 많은 승객들이 기다리느라 웅성거렸고 출발시간 10분전에야 열차가 저쪽에서 들어오기는 했으나, 열차에 올라서니 전등불이 들어오자 않아 어두컴컴해 지정좌석 찾기가 불편한가운데, 여객전무는 기관차에서 공급받는 전기 공급이 객차에 원활하게 전달하지 못해 불편을 드려서 죄송하다는 안내 방송하느라 어수선한 분위기인데 기관사는 완벽하게 준비하고 운행하려 나온 걸까? 합리적인 물음표가 붙더니만 정시 출발부터 삐걱거렸고 운행도중 열차기능저하로 위태롭게 서행하다 정차역이 아닌 곳에서 장차했고 서행운행도중 또 다시 정전이 있었으며, 공식발표시간으로 13분 실제론 15분 연착해서 영월역에 도착해 다행이다. 300명 가까운 승객들은 말은 안했어도 불안했고 안전하고 정확하다는 열차에 대한 무한신뢰감이 상당히 떨어졌음은 당연한 결과다.
-마치재(38번국도) 들머리, 853.3m봉우리, 마치재-
마치재-곰봉(1,016m)-임도-고성고개 곡절을 겪느라 15분 지연해 열차가 영월역에 도착했으나 이해심 많은 콜택시기사님의 너그러움으로 탈없이 승차를 서둘러 38번국도 고갯마루인 마구치(고도708m)로 달려가 행단보도에 하차해 산행복장을 꾸리고 절개지의 수로와 나란한 계단 따라 마루금에 올라서니 길은 없고 오르막이 기다려 오늘 예정한 코스를 제대로 소화해낼 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서지만 우선은 마음을 비우고 나뭇가지와의 씨름하다보니 ‘준, 희’선배님께서 수고해주신 봉우리(853.3m)에 닿았다. 급하게 좌측으로 꺾여 마치재(시멘트포장 삼거리)에 내려서 수건으로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잠시 다리쉼 다음 된비알을 극복하고 869.1m봉에서 능선 따라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라디오 송신탑이 하늘높이 뻗어있다. 대규모 태양열전지판과 벌목지가 마치 대치라도 하고 있는 분위기의 이색풍경 뒤에 위용을 숨기고 조용히 숨어있는 곰봉이 버티고 있었다. 고도 100m이상을 극복해야 했으므로 상당한 땀을 보시하고서야 곰봉(1,016m)에 올라설 수 있었다.(12:49)
-철조망 능선에서 바라본 풍경, 철조망에서 벗어난 풍경-
-편안한 임도를 고집하느라 잠시 마루금에서 멀어진 풍경-
망종을 앞둔 계절답게 잡초가 무성한 정상안부저편엔 산불감시탑과 삼각점(정선 12)이 자리하고 있고 분위기상으론 탁트인 정상이므로 시원한 조망을 선사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싱그러운 녹음이 짙은 실록의 계절이라 조망이 전혀없이 아쉽다 이어지는 능선을 가로막은 철조망을 넘나들어야 했고 건너편 양지바른 산릉선 드넓은 언덕에 자리한 태양열전지판이 인삼밭처럼 느끼며 성가신 장애물 철조망을 무사히 통과해 드디어 끝자락이다. 마루금을 지나가는 임도에 내려서 잠시임도를 따르다 산길로 들어서야 정확한 마루금이나 아무런 흔적 없는 무성한 잡초목의 태클이 두려워 마루금에서 얼마쯤 벗어나더라도 마루금을 고집하지 않고 한동안 임도를 따르기로 타협했고 다시 임도가 마루금과 만나는 지점에서 능선으로 복귀했다. 별다른 특징 없는 잡초목 무성한 둔덕에 가까운 730.1m봉을 경유해 2차선 포장도로를 고급오토바이 편대가 굉음을 일으키며 쏜살같이 지나가는 고갯마루(폐업한지 오래이나 동강쉼터 간판은 그대로다)에 내려서 잠시 휴식한다.
-잠시 벗어났던 마루금에 복귀 고행끝에 도착한 고성고개-
고성고개(2차선도로)-미구치 빠르게 지나가는 오토바이 질주에 가슴에 묻은 녀석이 17년이란 세월을 거슬러 스멀스멀 꿈틀거려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내림을 감추려고, 앞장서서 차단철봉을 넘어서며 시작하니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와 전쟁이 기다리고 있으니 피해갈 도리가 없다. 잡초와 전쟁을 치르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더라도 불분명하고 펑퍼짐한 지형이라 독도에 급급해 발품을 팔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많이 지연됐고 그러지 않아도 빈약한 조망과 이따금 나뭇가지 사이로 나타난 풍경까지 놓치며 영월군과 정선군경계를 넘나들며 잡초목을 헤쳐가느라 지쳐 그 자리에 주저앉아 식수 한 모금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다시 힘을 내서 오르락내리락을 계속하는 3시간의 고행 끝에 무성한 교목들이 햇볕을 차단해 어둠침침한 미구치(726m)에 내려서며 죽렴지맥 산줄기를 작년(6월5일) 진행하려던 계획이 밤새내린 비로 불가피하게 연기했던 고갯마루를 1년만에 다시 찾아서인지 아니면 특징이 없이 평범한 지형때문인지는 알지 못하나 처음 대면한 지역처럼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산줄기 종주를 끝내고 하산을 서두른다.(18:35)
-마구치에서 산줄기 종주를 마감, 콜택시로 목장 소들과 작별한다-
정확하게 1년 만에 죽렴지맥을 마감하며 짧으나 가파른 내리막에 내려서 갑자기 시야가 트이자 칠백목장의 한쪽 모퉁이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한가롭게 되새김질하던 소들이 떠올라 즐거웠고 한편으론 지그재그로 이어진 좁은 도로 따라 차도까지 내려서려면 30~40분 소요된다는 생각으로 목장울타리로 설치한 전선을 넘어서 농기계(경운기) 통행이 가능한 능선 안부에 내려서자 고송부님께서 언제 불렸던지 아침에 우리가 타고 왔던 택시가 대기하고 있어 너무나 반갑고 행복했다.(18:50) 넓은 목초지에서 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평화로운 풍경을 뒤로하고 택시뒷자리에 편안하게 앉아 영월읍으로 이동해 저녁식사를 해결하려고 영월역근처의 삼겹살집을 찾았으나 예약하지 않았으니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입실을 거절당해 대기시킨 택시로 식당 찾아 동강건너 영월군청주변 반갑게 맞아준 식당을 찾아 저녁식사를 겸해 삼겹살을 안주로 하산(맥주2병, 소주4병)주로 시장기와 갈증을 깔끔하게 씻어내고 택시를 불러 모텔로 돌아와 씻고 누워있다 스르르 곯아떨어졌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지만 찾아가 안기면 언제나 포근하기만 한 山을 찾아서~
2023-06-07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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