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자 해설
야당 지도자 삼 랑시(Sam Rainsy) 총재의 귀국과 더불어 엄청난 열기를 보였던 '2013년 제5기 캄보디아 국회의원 총선거'가 일요일(7.28)의 투표 및 개표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일요일 초저녁에 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CNRP)이 먼저 승리 선언을 한 상태에서, 삼 랑시 총재가 긴급 생방송 연설 및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이들의 평정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 무렵 훈센(Hun Sen) 총리의 경호부대(PMBU)가 총리 자택 주변과 도로를 장악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이어서 여당인 '캄보디아 인민당'(CPP) 및 정부 당국은 CPP 68석 대 CNRP 55석으로 집권당이 승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캄보디아 상황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현지 시각 밤 11시(한국시간 7월29일 밤 1시) 전후부터 "훈센 총리의 집권당이 승리했다"는 외신 보도들이 일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크메르의 세계'는 각종 외신들을 비교해본 결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가 현 상황에서는 가장 정제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이 기사를 작성한 쁘락 짠 툴(Prak Chan Thul) 기자는 야당 및 여당이 최초 승리를 공식 발표한 후에 상호 입장을 철회하는 과정을 가장 먼저 '트위터'(Twitter)에 알려오기도 한 인물이어서, 현 상황에서 이 문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저자로 판단했다.
아울러 본 '크메르의 세계'는 쁘락 짠 툴 기자와 직접 메세지를 교환하여, 기사 내용에 관해 야당도 동의하고 있는지를 질문해보았다. 그에 대해 쁘락 기자는 "야당의 논평 말인가? 야당은 중앙선관위(NEC)의 공식 통보가 있은 후에 입장을 발표할 것 같다"고 답변해주었다. 본 기사의 한국어 번역을 허락해준 그에게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크세] |
(보도) 로이터통신 [Reuters] 2013-7-28 (번역) 크메르의 세계
캄보디아 총선 : 훈센 총리의 여당 승리, 그러나 의석은 대폭 감소
(Original Link ☞) Party of PM Hun Sen wins Cambodian election, majority sla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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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euters) 공식 선거운동 기간 마지막 날인 7월26일(금) 꺼삣 섬에서 진행된 집권당의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훈센 총리의 사진을 들고 서 있다. |
기사작성 : 쁘락 짠 툴 (Prak Chan Thul)
(프놈펜, Reuters) - 캄보디아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훈센(Hun Sen) 총리의 집권 '캄보디아 인민당'(CPP)이 일요일(7.28)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이전보다 의석 수가 대폭 감소한 과반만 차지했다. 이러한 결과는 세계 최장수 집권자 중 한명인 권위주의적 지도자 훈센 총리에게는 패배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정부 대변인인 키우 깐하릿(Khieu Kanharith) 공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 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집권 CPP가 68석을 차지하고 통합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CNRP)이 55석을 차지했다면서, 이 같은 결과가 최종 집계결과라고 발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 역시 전국의 모든 투표소에서 집계된 득표결과 목록을 제공했지만, 그 결과를 국회의 의석 수로 환산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집권 CPP는 말 잘 듣는 언론 매체들과 우월적 자원을 바탕으로 승리를 확신해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제1야당인 '삼랑시당'(SRP)과 제2야당인 '인권당'(HRP)이 야권통합을 이룬 데다, 해외에 망명 중이던 삼 랑시(Sam Rainsy, 삼랭시) 총재까지 귀국했기 때문에 그 과반수 의석이 감소할 것이란 점을 예상해왔다.
통합된 CNRP를 이끌고 있는 삼 랑시 총재는 야당이 상당한 득표력을 보였다는 점을 확인한 후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 패배는 인정하지 않은 채 유권자들을 달래면서 진정시켰다. 그는 보도진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모든 캄보디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그들이 어느 정파에 속했느냐와 상관없이, 모든 정당들을 지지했던 모든 캄보디아 국민들이 선거에서 자신들의 존엄을 위해 참여하고, 그들이 이 나라 민주주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데 공헌했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모든 캄보디아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
집권 CPP는 총 123석인 국회에서 이전에 90석을 차지하고 있었고, 통합 이전의 두 야당은 합쳐서도 단지 29석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었다. 삼 랑시 총재는 자신을 지지했던 젊은이들을 향해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줄 것을 호소하면서, "우리는 평화와 화합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 사이, 지난 28년 동안이나 권좌에 있었던 훈센 총리의 자택으로 통하는 길 및 집권 CPP 중앙당사와 중앙선관위 사무소로 통하는 길에는 왕립 헌병 병력이 배치되어 도로를 차단했다. [그보다 이른 시각에] 군 병력을 실은 트럭들이 프놈펜 시내로 들어오는 모습들이 목격되기도 했지만, 늦은 밤 시간대의 거리는 평온했다.
본 통신사의 사진기자에 따르면, 프놈펜의 한 투표소 바깥에 모여있던 분노한 군중들이 경찰 차량 2대를 불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에 치뤄진 투표는 물론이고 지나간 선거운동 기간 중에도,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면서 분노하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삼 랑시 총재가 이끄는 CNRP는 선관위가 작성한 유권자 명부가 여당에 유리하도록 조작됐다고 주장했고, 훈센 총리 휘하의 보안병력이 야당의 집회 및 선거운동을 방해한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 감시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성명서를 발표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군부 및 경찰이 정치적 편향성을 지니고 캄보디아 내 여러 곳에서 유권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
안정을 향한 험난한 길
'캄보디아 국제연합 과도행정기구'(UNTAC)가 조직을 맡아 1993년에 최초로 실시된 캄보디아의 총선은 안정을 향해 험난한 길을 나아가야만 했다. 이 시기는 1975~1979년 사이에 '킬링필드'(Killing Fields) 학정을 펼쳤던 크메르루주(Khmer Rouge) 정권기를 포함하여, 수십년간에 걸친 내전의 혼란이 막 끝난 직후였다.
훈센은 과거 크메르루주 군대의 하급 지휘관 출신으로, 크메르루주가 정권을 잡고 있을 때 [숙청을 피해] 달아났던 인물이다. 캄보디아는 빠르게 성장 중인 동남아시아 경제권의 국가로 변모했고, 봉제산업 및 중국에서 들어오는 돈과 투자를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경제적 성장은 공장에서의 열악한 노동조건 및 토지수탈과 토지분규 등 사회적 긴장도 동시에 유발시켰다. 캄보디아 인구 1400만명 가운데 3분의 1은 하루에 미화 65센트 이하의 돈으로 생활하고 있다.
삼 랑시 총재는 지난 2009년 캄보디아와 베트남이 합의한 새로운 국경선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베트남이 캄보디아 영토를 잠식했다고 주장하며 임시 국경표식을 뽑아버렸고, 이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구글맵 지도 정보도 유포시켰다가, 유언비어 유포 및 인종차별 선동 등의 혐의로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부과된 유죄 판결이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고, 7월12일에 국왕의 사면을 받지 못했더라면 귀국과 함께 체포될 수도 있는 처지였다.
중앙선관위는 그가 너무 늦게 귀국하여 피선거권(=후보 출마)이나 선거권(=투표권)을 회복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서, 삼 랑시 총재가 요청한 '피선거권 회복'을 거부했다.
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전직 재무부장관인 삼 랑시 총재는 야당 집회에 수많은 군중을 동원시켰고, 혼란기를 겪어보지 못한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했다. 프놈펜의 한 파고다(=사찰)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만난 캇 스라이닛(Khat Sreynit, 29세) 씨는 더 좋은 국가와 대졸자를 위한 일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국민들이 생계비를 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 후, 그곳에 나타난 삼 랑시 총재를 보기 위해 몰려든 군중들 속으로 뛰어갔다.
주민등록증을 손에 쥔 70세의 한 노파는 익명을 요구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번 선거는 국가를 위해 중요하다. 나는 1993년 이래로 매번 투표했다. 나는 삶의 조건과 국가를 위해 투표한다." |
이 노인은 삼 랑시 총재가 도착해도 크게 주목을 하지 않았다.
(윤문: Alan Raybould, 편집: Robert Birsel 및 Peter Gra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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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러가지 기사들을 살펴봤는데요..
대부분 캄보디아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 그대로만 썼고..
추측성이나 주관적 내용은 거의 담고 있지 않습니다..
일단 국제 언론사들도..
캄보디아의 현 상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에 관해
확신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단, 어제가 선거날이니
그날을 넘기지 않고, 사실관계만 보도했다고 볼 수 있겟는데요..
그나마 로이터통신의 이 기사가 좀 나은 편에 속합니다..
향후 야당의 반응이 분명하게 나와봐야
캄보디아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을 듯합니다.
아주 껄쩍지근한..
뭔가 해소되지 않은 기분의 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