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문화유산(337)/ 이탈리아 산 지미냐노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San Gimignano; 1990)
● 산 지미냐노 역사 지구 ( 등재연도 : 1990년 ) “아름다운 탑의 도시”로 알려진 산 지미냐노는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약 72채의 고층 주택이 있었으나, 현재는 14채의 건물만 남아있다. 성벽과 요새화된 가옥은 토스카나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14~15세기 이탈리아 예술 걸작들이 본래 건축물에 잘 보존된 만큼 과거로 시간여행 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대성당에는 ‘최후의 심판’, ‘천국과 지옥’ 등 웅장함을 자아내는 훌륭한 벽화들이 있다.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탑의 도시, 산 지미냐노
유난히 높은 탑이 많은 산지미냐노는 성 안에 살던 몇몇 가문들이 서로 더 높을 탑을 쌓겠다며 경쟁하는 바람에 생겨났다고 한다. 언덕 위에 성을 쌓아 만든 마을로 고지대라 풍경이 예술이다. 시에나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산 지미냐노는 유럽의 중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유명하다.
꼴레치에타 미술관
미술관의 2층에는 단테가 대사로 일할 당시 피렌체에서 파견 나와 머물렀다던 방이 있다. 미술관에서는 당대 최고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 같은 화가들의 스승격 되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에는 유명한 '성녀 피나의 죽음'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함께 간 피렌체 친구가 성녀 피나에 얽힌 이야기를 해주었다.
산 지미냐노에서 태어난 예쁜 소녀 피나는 예쁜 외모만큼이나 늘 주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씨마저도 너무 착했는데 고작 열 살일 때 골수염에 걸려 병상에 눕고 만다. 그런 와중에서도 자신의 아픔은 그리스도의 희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며 꿋꿋이 아픔을 견디다 결국 죽고 만다. 피나가 죽은 후에 아무도 없는 성당에서 일제히 종소리가 들렸고 시신이 있던 침대에서는 하얀 제비꽃이 피어올랐다는 전설이 지금까지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양옆으로 기념품 가게들이 활기차게 관광객을 반긴다. 와인의 본고장 답게 와인 가게가 주로 많은데 종류별로 여러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게 해 놓고 각 와인에 어울리는 치즈까지도 종류별로 먹어볼 기회를 준다. 와인 한 종류로도 대여섯 가지의 치즈들과 함께 먹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니 산 지미냐노에 간다면 와인샵은 꼭 들러보도록 하자.
산 지미냐노의 두오모 광장
광장의 계단은 언제나 관광객들과 도시의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한참을 걷다가 이곳에 들어온 순간 '아, 잠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여행객처럼 계단 위에 털썩 주저앉으면 시간이 멈춰버린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과거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서일까. 산 지미냐노에서는 유달리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산 지미냐노의 구시가지에서 드넓은 토스카나의 평원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니 마음까지도 평온해지는 느낌이다.
로마의 역사적인 위풍당당함도 피렌체의 예술적인 화려함도 좋지만 작은 도시만이 주는 매력이 있다.
토스카나 지방의 시골 풍경과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이탈리아 소도시만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만큼은 시에나와 산 지미냐노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