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해스님
법구경(法句經)
제26장 브라흐마나의 장
게송 398
두 브라흐민 이야기
어느 때 사왓티 성에 브라흐민 두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한 브라흐민은 쭐라로히따(약간 붉은)라는 이름의 황소를, 다른 한 브라흐민은 마하로히따(많이 붉은)라는 이름의 황소를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각각 자기 황소가 더 힘이 세고 강하다고 주장하면서 다투다가 두 황소끼리 싸움을 시켜보면 되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각각 자기 황소를 아찌라와디 강가로 데리고 나와서 수레에 모래를 잔뜩 실은 다음 황소에 멍에를 씌워 그것을 끌게 했다. 이때 마침 여러 빅쿠들이 강으로 목욕을 하러 나왔다. 두 사람은 계속 황소에게 채찍질을 했고, 황소들은 있는 힘을 다해 수레를 끌었지만 수레는 꿈쩍도 않고 멍에의 가죽끈만 끊어지고 말았다. 빅쿠들은 이 광경을 보고 돌아가 부처님께 이 이야기를 전해 올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빅쿠들이여, 소의 멍에와 몸에 두른 가죽끈은 밖으로 묶여 있는 것이므로 쉽게 끊을 수가 있느니라. 그렇지만 빅쿠는 자기의 마음 속에 있는 욕망의 끈과 진심(화내는 마음)의 끈, 무지의 끈을 끊어야 하는데, 이는 실로 쉬운 일이 아니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몸에 묶인 줄과 멍에를 끊고
고삐의 줄을 잘랐으며
장애를 던져 버려 깨달음을 성취했을 때
나는 그를 브라흐마나라 부른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오백 명의 빅쿠들이 동시에 아라핫따 팔라를 성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