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작가도 가끔은 퍼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written by 새끼늑대
이 글은 중간고사 기간 도중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소재거리를 차마 단편화 하지 못하고 짧은 장면
들의 구성, 혹은 몇 줄의 대사들로 나타낸 대구 Y고등학교 3학년 구모 군의 졸음 섞인 글입니다.
소재가 부족하신 분들, 감정을 담을 장면을 쓰지 못해서 답답하셨던 분들, 마음대로 퍼가져다 쓰세
요. 참고로 97개의 영어지문의 모르는 단어들을 적다가 열 받아서 답지를 모조리 외우던 상태에서
쓴 글이라 제정신에선 나오지 않는 장면들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적당히 바꿔서 쓰시길. 아, 인소
닷은 이렇게 야매로 글을 올려도 그리 큰 제재를 안 가하더군요. 저처럼 반쯤 미쳐가는 글쟁이에
겐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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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각 장면과 대사간의 연관성은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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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늘 그래왔듯이 깔끔한 차림과 차가운 표정으로 무장
하고 있었다. 냉정한 눈길은 한겨울의 그것보다도 더 차가워보였다. 그녀는 이 얼음보다 더 차가
운 현실주의자가 자신에게 왜 관심을 보이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그는 동갑이면서도 자
신이 재수했기 때문에 선배가 된 사람일 뿐이었고, 다른 여선배들에게 인기가 많아 가까이하기가
껄끄러운 사람일 뿐이었다. 그런 그가 "시간 좀 내." 라는 짤막한 문자를 자신에게 보내고 이렇게
약속시간보다 5분 먼저 나와서 차가운 표정으로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 부르셨어요?"
"궁금한 게 하나 있어."
"말씀하세요."
"애인 있냐?"
"……예?"
"애인 있냐고."
그녀는 잠시 그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 뿐. 어쨌든 지금 이 남자는 그녀
에게 선배이자, 자신을 도와주는 여선배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거기다가 교수에게도 차갑고 딱딱
한 태도가 바뀌지 않는데, 설마 그녀에게 친절하게 묻겠는가. 그녀는 취조를 받는 기분으로 대답했
다.
"없어요."
"지방에서 올라왔지?"
"예."
"재수했다고?"
"예."
"인생의 1년을 허비했군."
"……예."
그녀는 아예 고개를 숙이고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그의 손을 노려보았다. 굴욕적인 기분이 들었
다. 이 자리가 버티기 힘들었다.
"그럭저럭 예쁘장하게 생겼는데…… 애인이 없다고?"
자신이 무슨 술집 여자인가? 그녀는 울컥 했지만 주먹을 꽉 쥐곤 고개를 더욱 숙였다. 재수하는 1
년동안 친구들에게 이미 많은 말을 들었다. 고등학교는 학교지만 대학교는 학교가 아니다. 바로 사
회다. 대신 책임져줄 선생님은 없다. 자신이 알아서 해야만 한다. 그녀는 이제 자신의 무릎을 바라
보며 입을 열었다. 긴 머리카락이 그녀의 시야를 가렸다.
"예. 없어요."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더욱 차가워진 그의 눈이 그녀를 물
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너무 푹 숙여서일까. 아마도 너무 싫은 티를 냈나
보다. 그녀는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지 않은가.
"죄송-"
툭. 그녀가 막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는 말을 하려고 했을 때였다. 그가 테이블 위에 뭔가를 올
려놓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테이블을 쳐다보았다.
"저…… 선배님."
"왜."
"이게…… 뭐죠?"
"뭐로 보이는데?"
"꽃…… 다발로 보이는데요?"
"눈은 멀쩡하네. 맞아."
"그런데 이걸 왜?"
"너 주려고."
"어…… 예?"
"이틀 전에 생일 맞지?"
그녀는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예?"
"아냐. 날 기억할 리가 없지."
기억할 리가 없다고?"
"저기 죄송한데요 선배님……."
"죄송할 건 없고. 받아. 생일 축하해."
"아, 저-"
"고맙다."
"예?"
갑작스레 자신에게 꽃을 주고는, 또 갑자기 고맙다니? 그녀는 도무지 이 놀라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후배들 사이에서 얼음이니, 겨울남자니 하며 불렸던 선배의 행동. 그리고 냉정함이라곤 전
혀 찾아 볼 수 없는 저 미소와 감정이 가득 섞인 표정…….
"생일마다 번호 없이 문자로만 생일 축하한다고 했었는데…… 이제 이렇게 직접 말할 수 있게 해줘
서."
말을 끝낸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21송이의 장미꽃다발을 집어 들어 그
녀에게 내밀었다.
"받아. 비싼 거니까 딴 사람 줄 때 써먹던가."
"저, 저기-"
"많이 안 변했네. 목소리도."
그는 그렇게 말하곤 황당해하는 그녀의 품에 장미꽃다발을 안겨주곤 카페 밖으로 나섰다. 장미꽃다
발을 들고 잠시 우두커니 서 있던 그녀는, 곧이어 그의 말을 곱씹어 보았다.
"생일 때마다…… 번호 없이 문자했다고? 그럼 날 알고 있는 건가? 잠깐…… 많이 안 변했다고 했
으니까…… 목소리도? 목소리…… 목소리?"
있다. 고2 때, 왠 귀찮은 녀석 하나가. 자신을 좋아한다던, 자신이 첫사랑이라던, 한때는 몇주간
밤새도록 통화하면서 중간고사까지 망쳐버린 멍청한 남자 하나가.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사람 한 명이.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로썬 이해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저 남자는…… 그렇다면 과에서 자신을
봤을 때부터 알아차렸단 말이지 않는가. 고작, 고작 며칠 봤다고. 고작 몇주 통화했다고. 그냥 분
위기에 휩쓸려, 한번 사겨보고 싶어서, 그냥 자신이 예뻐 보여서 그랬을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
이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저 남자는…….
"바보."
그녀는, 장미꽃다발을 꼭 쥐었다.
그나저나…… 내일 학교 가서 얼굴은 어떻게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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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내가 아는 친구가 이런 말을 해 주던데."
"뭔데?"
"오랜 사랑은 사랑을 집착, 혹은 소유욕으로 만든다."
"그래? 내가 아는 친구의 말이랑 비슷하면서도 좀 다르네."
"그 친구는 뭐라고 말했는데?"
"사랑은 오래되어도 변함이 없다. 단지, 낡아져버린 사랑이 깨어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오래된
사랑을 오해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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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너 같은 현실주의자가 좋아하는 여자도 다 있어? 그럼 그 여자도 무- 지무지무지 현실주의
적이겠다?"
"진정한 리얼리스트들은 사랑을 현실주의적으로 보지 않아."
"왜?"
"가슴이 시키는 사랑은 현실적일 수가 없거든."
"그러면 뭐해. 그런 비현실적인 사랑에 금방 질려 현실적인 사랑을 찾게 되겠지."
"아, 그건 그렇고 궁금한 게 있는데."
"뭐?"
"너 혹시 리얼리스트 싫어해?"
"글쎄. 솔직히 내가 말은 이렇게 해도 리얼리스트라고 특별히 싫어하고 뭐 이런 건 아닌데, 왜?"
"아니 뭐, 이제 슬슬 시간이 된 것 같아서."
"무슨 시간?"
"낭만주의자가 되어야 할 시간."
"응?"
"나 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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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왠 일이야?"
"저기…… 내가 보낸 편지 받았어?"
"응. 야,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는데, 니가 꼭 하고 싶은 말이 뭔지는 나도 잘 알겠거든? 그
런데 굳이 그것 때문에 여기까지 찾아 오지마."
"왜?"
"솔직히 내가 너에게 그 말을 들을 이유도 없고, 니가 온다고 해서 내가 긍정적인 대답을 해 줄
수 있을 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너랑 나 아무런 사이도 아니잖아."
"……응."
"그러니까 괜히 돈 낭비, 시간낭비 하지 마. 아, 통화료 많이 나오겠다. 이만 끊을게."
"아, 잠깐만."
"왜?"
"잠깐만 기다려봐."
"응."
"……아, 그래. 여기 있네. 야, 내가 너한테 꼭 해야 될 말이 있거든?"
"뭔데?"
"미안."
"응? 뭐가?"
"5분 후에 누가 네 방문을 두드릴거야. 문을 열면 꽃다발을 든 남자가 서 있을 거고, 그리고 너 앞
에서 왕복 비행기 티켓을 찢을 거야. 그 남자, 막무가내이긴 해도 그렇게 나쁜 남자는 아니야.
아, 그리고 참고로 니가 첫사랑이랜다. 그럼, 5분 있다가 보자."
"야, 야……!"
딸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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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추억도 없으면서, 어떻게 날 그리워 할 수가 있어?"
"너랑 추억이 왜 없겠어."
"무슨 추억?"
"너의 목소리, 너의 손짓, 너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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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뭐지?"
문득 내던진 내 질문에 세 명의 친구 녀석들은 잠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았다. 곧이어
한 녀석이 입을 열었다.
"글쎄. 이틀 전에 책 어딘가에 끼워둔 로또가 당첨되었는데, 그 책을 친구에게 빌려줬을 때 느끼
는 감정?"
그러자 곧이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그리움에 관한, 대한민국 남아들의 정의.
"얌마, 그리움 하면 사랑이지.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어. 그런데 그 여자가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
린 거지. 그때 미국행 여행티켓이 걸린 퀴즈쇼가 있어. 거기서 마지막 라운드 답이 고3때 교과서에
서 봤었는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 거야. 그래서-"
"잡소리 그만하고. 그게 어떻게 사랑에 관한거냐? 음…… 죽은 연인의 무덤 앞에서 소주를 마시면
서 느끼는 감정이랄까?"
"너 술 마시면 개 되잖아."
"닥쳐!"
"아아, 그래. PC방에서 스포를 했어. 지피지기랑 클랜전을 하는데, 딱 마지막 한 판, 이 판만 이기
면 승리를 잡게 되는데, 상대 스나수 한 명이 남아서 데켐에서 2층을 먹고 작을 쪼고 있단 말이
야. 자신은 작계에 갇혀서 꼼짝도 못하고. 그런데 딱 하나, 폭탄이 남았는데 각술 각도가 기억이
나질 않는거야. 이럴 때 느끼는 감정이랄까?"
"오, 그거 그럴 듯한데? PC방에서 리니지를 했어. 부케로 기사를 하나 키우려고 레벨 20짜릴 들고
용계 근처를 헤매고 있었는데, 그만 다굴을 맞고 누워서 9레이를 떨어뜨렸어. 재빠르게 기억하고
리셋했는데 가보니까 슬라임이 먹어버린거야. 그런데 9레이를 떨어뜨려서 무기는 하나도 없는 상태
지. 이럴 때 창고에 맡겨져 있는, 아니면 마을 바닥에 떨어져있는 단검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감
정?"
"……완전 폐인 녀석들이구만. 야야, 6시간동안 농구를 했어.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아서 자판기에
동전을 넣었는데, 실수로 콜라를 뽑은거야. 그 콜라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떠올려지는 포카리스웨
트! 그 포카리스웨트에 대한 감정이 그리움이 아닐까?"
난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녀석들이 내 친구들이라니. 그래서 난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지랄 꼴깝을 떨어라. 염병할 것들이 맨날 천날 농구나 하고 게임이나 하니까 학점이 그따위지."
"뭐라고? 지금 누가 먼저 그리움이 뭐니 어쩌니 닭살 돋는 말을 했는데!"
"닥쳐라 좀. 야, 그럼 넌 그리움이 뭔 줄 아냐?"
그나마 눈치 있는 친구의 질문. 난, 잠시 인상을 쓰다가 말했다.
"고2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어. 외모나 딴건 상관없고, 첫사랑이고, 내 가슴에 완전히 박혀버렸
어. 그런데 그 여자애랑 나랑 좀 사이가 안 좋아서 아는 척도 못하고 문자도 못 보네. 그런데 3분
전, 내가 그리움이 뭐냐고 물었을 때까지가 그 여자애 생일이었어. 이젠 지났지만."
"……그립겠네."
"그렇지?"
난 그렇게,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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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있던 글들이 잘려버렸군요.
사실 지금 위에 올라온 이 글의 3~4배 정도 되는 분량의 대사와 글들이 있는데,
흠.... 어쩌다 지워졌대냐=_ =;;;
힘드네요. 내일 또 10시간 넘게 사탐을 봐야될 것 같습니다. 2, 3, 4가 중간고사라 말이죠.
그냥 이걸로 때우렵니다. 그럼 다들 중간고사 잘 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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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새끼늑대] 작가도 가끔은 퍼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새끼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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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2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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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R] 멋집니다. 짧막짧막한 글들이지만 그래서 더 멋진 것 같아요. 늑대님 정말 오랜만이예요.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흑흑. 언제봐도, 다시봐도, 새로운걸 보아도 정말 감동적이예요. 늑대님의 글 솜씨는 여전히 녹슬지 않으셨군요! 늘 하는 말이지만 정말 존경하겠어요. 꾸벅! 아아. 중간고사. 저는 내일모레에 딱 중간고사 시작하는데 컴퓨터 붙잡고 있습니다. 아아악. 으음. 늑대님도 부디 중간고사 잘 보시길 바랍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저에게 깨닳음을 주시는 늑대님. 사랑해요♡ <
사랑하시기까지;; 늘 글 잘 봐주시고 이렇게 긴 댓글 달아주시고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 잘 읽고 가요‥, ^-^,
옙^^ㅎ
늑대언니 오랜만이네 -_- 이번소설은 끝까지 읽었어 멋져 ㅋㅋㅋㅋ
그래 오랜만이다ㅋㅋ 중간고사 치느라ㅠ
이번 글도 굿이에요 ㅎ 저는 영어시험을 망쳐서..ㅠ 3개월간 폰정지 당함..ㅠ
전 오늘 방금 영어치고 왔는데.. 저도 개망했다는...
어머 횽. 훗훗 나중에 써먹어버릴까?ㅋㅋㅋㅋㅋㅋㅋ
마음대로 써먹으세요ㅋㄷ
잘려벼린 글들이 무지 궁금해져요-..-! 마지막 그리움에 대한 얘기 되게 재밌게 읽었다는~
아ㅎㅎ 그냥 대충쓴건데 감사해요ㅋㅋ
멋집니다, 대사들이 ~ 짧아서, 여운이 남는 글이었어요 ^^ 건필하세요
젤끝에 리니지어쩌구하는거 동감동감ㅋㅋㅋ-_-늦었지만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