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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사랑방 스크랩 엄마가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영화"마미"를 보고
그저물처럼 추천 0 조회 86 15.01.16 14:09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우리 엄마는 참 힘들게 살면서 내일이 막막할 때 한밤중 정화수 한 사발 들고 옥상에 올라가

빌었다.

그리고 더 위로를 받고 싶을 때면 부산 수정동에서 초량역까지 걸어가 단골 점집에 갔다.

점쟁이는 엄마와 갑장(동갑)이라며 반갑게 맞고 이렇게 고생해도 조금만 더 있으며 좋아진다고...

울 엄마가 전생에 옥황상제 딸이었는데 죄를 지어 지상에 내려와 이렇게 고생을 한다고.....

엄마는 그 위로로 고통을 버티었다. 그러나 그 보다 더 힘이 되었던 것은 자식들이었다.

자식들이 잘 크고 공부 잘하고..그래서 동네사람들이 천재 집안이라 부러워할 때 그것이 엄마

에게는 가장 큰 위로고 힘이었다. 그렇다고 자식들이 다 커서 엄마가 호강을 한 것은 아니었다.

자식들은 나름대로 신산한 삶을 살기도 하고... 엄마도 일흔이 넘도록 일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그런 삶이었다. 그래도 엄마는 남들 앞에서 자식자랑하며 잘 난 척 하였다.

그래야 남들 앞에서 엄마의 자존심이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타인에게보다 자신에게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인지도 모른다.

그런 엄마의 마음.

나는?  나는 고통 앞에서 어떤 태도를 하였나? 돌아보면 우리 엄마와 다를 바 없었다.

고통이나 슬픔은 타인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감출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버틸 수 있다.

 

마미.

자비에 돌란 감독- 열아홉에 데뷔하여 여러편 영화로 이미 인정을 받은 그녀가  스물 여섯에

만든 작품. 그러나 나이에 맞지 않게 참 깊은 내면을 열어보이는 그런 작품.

엄마와 아들, 그리고 앞 집에 사는 이웃 여자- 이렇게 세명이 만들어가는, 두시간이 넘는 영화

이지만 몰입을 하게 만드는 영화.

아버지 죽고 이상행동을 보이며 폭력적,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아들을 보듬어 안는 엄마.

엄마는 스스로 헤쳐나갈 힘을 타인에 대한 무절제와 과격한 행동, 제멋대로인듯 자기 중심적인

듯한 행동으로 나타내고 그런 엄마에 사랑하고 집착하면서도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아들,,

그런 두 사람 앞에 나타난 이웃여자, 교사였지만 지금은 안식년을 갖고 있다는 말 더듬는 여자.

이 조금씩 부족한 제각각들이 어울려서 아름다운 화음으로 탄생한다.

서로의 고통이 서로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어 의지하게 되지만 결국은 모두 각자의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삶을 현실의 이야기 속에서 담담하게 보여준다.

헤어짐의 고통, 의지할 곳이 떨어져 나가는 슬픔, 그러나 그것을 이겨내기 위한 처절한 몸짓.

이웃여자 카일라가 다시 이사를 간다고 말하러 왔을 때 디안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축하하며

잡다한 말들을 한다. 잠시 혼돈하던 카일라는 곧 그녀의 마음을 안다.

그리고 담담한 태도로 돌아서 나간다. 그 뒤 혼자 남은 디안이 슬픔을 이겨내는 모습은 영화의

백미이다. 결코 울지 않으리라는 그 확고한 마음이 표정으로 몸짓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결국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다짐인 듯.

엄마에 의해 다시 병원에 수용된 스티브는 끊임없이 그곳에서 탈출하려한다. 보여지는 것이

모두가 아님을 스티브는 이야기하는 듯하였다.  

아무런 장치도 없고 희망도 없는 듯한 영화의 끝이지만 그래도 절망스럽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세사람의 모습이 계속 눈에 밟히는 그런 영화,

 

있는 척 하면서 보여지기 위해 사는 모습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에게., .

그러나 진정한 힘은 타인이 아니라 자기를 설득하는데서 나온다. 울지마 울지마 울지마,,,

울면 지는거야...

눈물 많은 나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극복의 방법. 어쩌면 나는 그만한 고통없이 살고

있는지 모른다. 제대로 고통해보지 않은 삶을 살면서 타인의 고통을 얼마나 잘 알아줄지....

그래도 고통 앞에서, 끝까지 눈물 흘리지 않는 그녀의 고통이 온전히 내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는

것이 위로라면 위로이다.

자식이 있는 엄마로서, 자식들 앞에서 고통에 울지 않고 더 용감하게 해쳐나가야 할많은 엄마들에게

이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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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1.18 00:12

    첫댓글 마미는 자비에 놀란 감독의 2014 작으로 이 양반의 영화중 수작으로 뽑히는데 좀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종종 내용을 놓칠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관객의 반응이 많이 헷갈려합니다. 음악만 기억에 남는다고. 반면에 이 양반 골수팬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자비에 놀란 감독의 초기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도 개봉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엄마와 나"의 먹먹한 관계 이야기입니다. 참고로 선생님의 글을 읽고 보니 영화가 좀 더 선명하게 보이는 측면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오타일듯..

  • 작성자 15.01.18 07:43

    '그녀'가 왜? 요? 그녀는 디안.

  • 15.01.18 22:55

    감독이 여성이라는 오독 가능성 문장이 있어서리... 그건 그렇고 올 겨울은 어디 안다녀오시나요?

  • 작성자 15.01.19 10:37

    아...정말 그러네요. 고쳐야지. 나는 올해 퇴직이 되는 줄 알고 여행계획을 미뤘는데.. ㅠ.ㅠ 뭐라도 미루면 안되는 걸 또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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