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는 천안 인티플러스 영화관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 관람하였음-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예술인 중
인간의 한계를 쉽게 드러내는 분야는 어디일까
특히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분야가 아닐까
얼마전 관람했던 ' 마티스' 전시회장엔
그가 말년에 조수의 도움을 받아
종이를 가위로 오린 '컷오프' 작품이 많았다
그림이나 글쓰기는 조수의 도움을 받아 완성했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악기연주나 노래는 도움을 받을 수없는 분야 아닌가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노년의 피아니스트가 둔탁한 손을 춤추듯 움직이며
베토벤 피아노소타타 '열정'을 연주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연주를 하는 동안에 약간 숨을 몰아쉬는 듯 하며
혼신을 다하는 느낌이 좀 아슬아슬하다
연주가 끝나고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피아니스트는
곧 토할 듯 허리를 숙이는 모습이 조금 처연하게 느껴졌다
앵콜을 간절히 바라는
관객들의 커튼콜 박수리듬에
피아니스트는 다시 무대로 나간다
피아노 앞에 앉은 피아니스트
그러나 머리속이 하얘지면서 연주를 할 수가 없다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그를 인터뷰하러 모인 수많은 기자 중에
케이티홈즈가 분한 헬렌이 있다
그녀도 피아니스트를 꿈꾸다
꿈을 버리고 기자가 된 여인이다
인터뷰한 피아니스트가 했던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적도 있어
그가 했던 여러가지 조언을 마음에 새기며 살고 있는 기자다
그녀와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의 문제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젠 그녀의 도움을 받게 되기까지 하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그렇다고 여기서 로맨스를 기대하는건
너무 속물적이다
난 영화를 보는 내내
제발 저 두사람 속물적인 사랑으로 이어가지 않게 해주세요 했다
'비긴 어게인' 볼 때도 그랬는데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어느 연주회에 앞서서는
피아노 조율을 끝내고 피아니스트에게 잘 조율되었는지
테스트를 해 보라고 한다
모두가 기대를 하며 바라보는 가운데
피아노 앞에 앉은 그는
또한번 머리속이 하얘져 그 어떤 악보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 때 헬렌이 얼른 구원자로 나선다
그의 옆에 앉아 건반을 누르기 시작한다
너무나 귀에 익숙한 카르멘 중 '하바네라'
그러자 피아니스트가 단번에 곡을 이어받아
어느새 둘은 멋진 하바네라 연탄곡을 연주하게 된다
재즈풍으로 편곡된 듯한데
너무 아름답게 들렸다
이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내가 꼽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고릴라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이 장면에선
우수가 짙어
마음이 촉촉해 졌다
저 고릴라도
한 인간을 그런 눈으로 보고 있는 듯 했다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그녀의 조언대로
피아니스트는 스위스 실바플라나 호수가 있는 곳으로 떠난다
이 곳을 검색해보니
스위스의 '실즈 마리아'에 있다고 한다
앗! 이 익숙한 이름은?
그렇다
언젠가 보았던 '클라우드 실즈 마리아' 의
주 배경이 되었던 그 장소다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했던 .
너무 아름다워 눈 호강을 실컷하게 했던 그 영화 속 그 곳.
주인공은
실제 니체가 묵었던 그 호텔에 묵으며
호수주변이나 산책길을 걷고 또 걷는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과
자신을 정리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기에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서라면 더더욱
-사진출처 다음이미지 검색-
니체바위라고 이름지어진 그 바위에도 찾아가
말없이 바위에 손을 대어보는 장면에선
이제 그의 마음 정리가 다 되었음을 알게된다
체력이 다하고
기억력이 쇠하고
그래서 무대가 두려워진 예술가에겐
'은퇴'라는 아름다운 맺음의 기회를
만들어 줘야하는 게 아닐까.
우리가 그들을 더 필요로 한다고
우리의 영혼을 달래줘야 한다며
기력 쇠잔한 그들을 무대에 세우는 건
폭력이 아닐까
우리가 한 예술가를
필요이상으로 소비하는 건 분명 폭력일게다
영화내용을 너무 스포한 것 같지만
보는 사람의 관점에서 많이 달라지는 게 영화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