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복음: 루카 1,39-56
사람이 살아가면서 감사드릴 일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친구와 함께 나누는 우정에 깊이 감사드리게 됩니다.
영어에 ‘companion(친구·길동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함께’라는 뜻을 지닌 ‘com’과 빵을 나눈다는 뜻의 ‘panion’이 합쳐진 말입니다.
친구란 우리가 인생이라는 길을 걸을 때 그 길을 함께 걸으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
함께 밥을 먹으며 삶의 기쁨과 슬픔과 꿈과 희망을 나누고 그래서 누구보다도 나를 잘 아는,
진실로 나를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런 친구와 나누는 우정은 우리 각자가 가야 할 길을 더 힘차게 갈 수 있도록 합니다.
신앙인한테도 함께 우정을 나누는 일은 중요합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 속에서 때론 이해하기 벅찬 일을 경험하기도 하고,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생활 속에서 충격적인 경험, 놀라운 일을 겪을 때 나는 누구와 함께 나눕니까?
오늘 복음에서 마리아는 성령으로 아이를 잉태하리라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 엘리사벳을 찾아갑니다.
늙은 나이에 아이를 갖게 되는 예사롭지 않은 일을 체험한 엘리사벳은 마리아를 맞으며
그에게 일어난 변화를 하느님이 허락하신 일로 알아보고 인사합니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은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신앙의 눈으로 성찰함으로써
하느님의 일하심을 알아보고 서로를 격려하며 세대와 나이를 뛰어넘어 믿음으로 우정을 나눕니다.
서로를 축복하는 은혜로운 만남의 시간을 함께 보냅니다.
일상의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로 알아보는 것이 바로 믿음입니다.
우리는 믿음을 사는 신앙인으로서 누구와 어떤 우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서로를 격려하고 축복합니까?
오늘 우리는 누구를 방문했으며 누구의 방문을 받았습니까?
우리는 관계와 일 속에서 또는 체험하는 사건 안에서 신앙인으로 우정을 나누며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습니까?
주님께서 우리 삶 속에서 일하심을 믿을 때 우리는 정녕 복됩니다.
살아오는 동안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고 격려해 준 수많은 ‘엘리사벳’과
우리를 방문하여 믿음의 체험을 들려준 수많은 ‘마리아’에게 감사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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